정교함 되찾은 구자욱…이승엽 후계자로 우뚝?
허리 부상 등 한 달 결장한 구자욱
건강하게 풀타임 치르는 게 가장 중요
‘라이언 킹’ 이승엽의 은퇴 후 삼성 라이온즈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는 구자욱이다.
구자욱은 지난해 0.310의 타율 21홈런 107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910을 기록했다. 20홈런 고지에 처음으로 올라서며 홈런과 타점에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맞았다. 그가 이승엽의 은퇴 시즌에 맞춰 거포로 변신을 노리는 것 아닌가 하는 평가가 뒤따랐다.
다만 홈런 숫자가 늘어난데 비해 타격의 정교함이 현저히 무뎌졌다. 타율은 3할을 넘겼지만 1군 데뷔 후 가장 낮은 수치였다. 삼진 수가 138개로 폭증하며 리그 최다 삼진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출루율 0.383도 만족하기 어려운 수치였다.
시행착오를 겪은 구자욱은 올 시즌 정교함을 되찾으며 장타력도 유지했다. 타율은 0.333으로 향상되었으며 홈런은 20개로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작성했다. 장타율은 지난해 0.527에서 올해 0.533으로 근소하게 올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144경기 전 경기 출전을 달성했던 구자욱은 올해 116경기 출장에 그쳤다. 시즌을 앞두고 전지훈련에서 허리 통증에 시달렸고 4월초에는 옆구리 근육 부상까지 겹쳐 4월 6일부터 한 달 간 1군에서 이탈했다.
구자욱이 이탈한 기간 동안 삼성은 25경기에서 9승 16패 승률 0.360으로 9위에 그쳤다. 그 사이 삼성의 팀 타율은 0.277로 8위, OPS는 0.780으로 7위였다. 팀 성적의 부진을 부상으로 이탈한 구자욱의 책임으로만 돌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삼성 타선이 타 팀에 비해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중심타선의 핵심인 구자욱의 공백이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다.
5월 8일 복귀한 구자욱이 맹타를 터뜨리자 삼성은 서서히 상승세를 타며 시즌 후반기 치열한 5강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5위 KIA 타이거즈에 승차 없이 뒤진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3년 동안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시즌 초반의 부진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삼성이 외부 FA 영입을 통해 타선을 보강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FA 대어 양의지와 최정 모두 삼성이 이미 외부 FA 영입을 통해 메운 포지션에 해당되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포수 양의지는 강민호, 3루수 최정은 이원석과 겹친다. 때문에 삼성은 내부 FA인 김상수-윤성환 단속에 전념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 타율 0.330 33홈런 125타점 OPS 1.024를 기록한 외국인 러프의 재계약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새로운 외국인 타자를 영입한다 해도 러프 이상의 폭발력을 과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2019년의 삼성 타선은 올해의 구성에서 큰 변화를 맞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2019시즌 구자욱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임무는 부상 없이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이다. 그가 꾸준히 한 시즌을 소화한다면 30홈런-100타점 이상을 달성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구자욱이 내년에는 건강한 시즌을 보내며 삼성을 4년만의 가을야구로 이끌지 주목된다.
글: 이용선, 김정학 /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