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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바르잔 '공사비 10배 하자보수 청구' 횡포에도 '여유'


입력 2018.12.20 12:00 수정 2018.12.20 12:17        박영국 기자

협상 우위 노린 무리한 금액설정…3월 첫 청구때와 상황변화 없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현대중공업

협상 우위 노린 무리한 금액설정…3월 첫 청구때와 상황변화 없어

현대중공업이 공사비의 10배에 육박하는 하자보수를 청구한 카타르 국영회사의 횡포에도 의연안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애초에 공사비의 3배 규모를 하자보수비용으로 제기한 소송도 비상식적이었던 만큼, 판을 키웠다고 해서 달라질 게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카타르 국영석유회사인 카타르페트롤륨의 자회사인 바르잔가스컴퍼니가 청구한 해양플랜트 하자보수 관련 중재 소송 금액이 26억달러(약 2조7750억원)에서 80억달러(약 9조888억원)로 늘었다고 20일 공시했다.

이번 사안은 지난 3월 바르잔가스가 현대중공업에 제기한 하자보수 중재 소송의 업그레이드판이다.

현대중공업은 2011년 1월 바르잔 해상에 천연가스 채굴을 위한 해양 시설물인 플랫폼 톱사이드·거주구·파이프라인 등을 제작, 설치하는 공사를 8억6000만 달러에 수주해 2015년 4월 완공했다.

하지만 바르잔가스는 공사 완료 이후 완료 후 일부 파이프라인의 특정 구간에서의 하자를 이유로 하자보수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책임 소재와 보수비용 규모를 놓고 협의를 진행했고, 현대중공업은 하자의 근본 원인은 발주처가 지정한 파이프의 재질이 운영환경에 부적합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이었다.

협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3월 바르잔가스가 느닷없이 전체 파이프라인 교체를 주장하며 하자보수금 청구와 함께 국제상업회의소(ICC)에 중재를 신청했다. 당시 청구금액은 공사금액의 3배인 26억달러였다.

당시 청구금액만으로도 비현실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전체 프로젝트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파이프라인, 그것도 일부 구간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공사비용의 3배를 청구하는 것은 업계에서 전무후무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바르잔가스가 청구금액을 공사금액의 10배로 늘린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현대중공업이 자기자본(12조3720억원)의 73.5%에 달하는 리스크를 안게 됐지만 회사측은 의연한 모습이다. 애초에 26억달러짜리 청구서도 현실성 없는 휴짓조각이었던 만큼 숫자가 80억달러로 늘어났다고 달라질 게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계약관계상 바르잔가스가 ‘갑’의 위치에 있는 만큼 현대중공업은 중재 소송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은 내놓지 않고 있지만 공시를 통해 밝힌 향후 대책 설명만으로도 충분히 의연한 모습이 감지된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공시에서 “청구의 상당 부분이 근거가 약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법률 및 기술 자문단을 구성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대책을 설명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 하자보수청구 관련 공시에서 “일부 구간의 하자를 이유로 전체 구간의 전면교체를 주장하는 것은 계약서상 근거가 없으며, 발주처가 청구한 하자보수금은 전체 프로젝트 계약가의 3배를 초과하는 무리한 청구로 판단한다. 국내외 전문가들로 구성된 법률 및 기술 자문단을 통해 적극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던 바 있다.

둘 다 같은 맥락의 설명으로, 첫 하자보수청구를 받았을 때보다 금액이 커진 이번이 오히려 간략해졌다.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의미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제분쟁의 경우 중재안이 나오기까지 통상 2~3년가량 걸리는 만큼 양측의 합의를 통해 사건이 종결되는 게 대부분”이라며 “발주처가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무리한 금액을 설정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실제 피해금액을 기준으로 중재가 이뤄지기 때문에 청구액을 아무리 높이더라도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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