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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노조 버티기'로 10만대 수출물량 상실 위기


입력 2019.01.27 06:00 수정 2019.01.26 21:55        김희정 기자

임단협 난항으로 닛산 로그 후속 모델 배정 불투명

임단협 난항으로 닛산 로그 후속 모델 배정 불투명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닛산 로그가 생산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가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밖으로는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이 미쉐린 타이어 CEO 출신 장 도니미크 세나르 회장으로 교체돼 본사의 정책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노조는 해를 넘겨서까지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을 끌어오며 회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

27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이 회사 노사는 지난 24일 오후부터 시작된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위한 제 12차 협상에서도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헤어졌다.

앞서 노사는 지난 10일 오후에 열린 11차 협상에서 회사측 제시안을 놓고 교섭을 진행했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부분은 역시 기본급 인상문제다.

사측은 기본급은 동결하되 최대 1400만원의 보상금을 일시 지급하는 안을 제시한 상태다. 세부적으로는 ▲기본급 유지 보상금 100만원 ▲생산성 격려금(PI) 350% ▲이익배분제(PS) 선지급 300만원 ▲성과격려금 300만원 등이다.

그러나 노측은 기본급을 포함한 고정비 인상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0만667원 인상 ▲자기계발비 2만133원 인상 ▲단일호봉제 도입 ▲특별 격려금 300만원 지급 ▲축하 격려금 250% ▲2교대 수당 인상 등을 제시했다.

노사의 대치가 길어지면서 잦은 파업이 벌어져 르노삼성의 생산 경쟁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노사는 지난해 6월 첫 상견례 이후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해를 넘겼으며, 노조는 지난해 12월 강경 집행부로 교체된 이후에만 총 56시간(15차례) 부분파업을 벌여왔다.

더 큰 문제는 르노삼성이 르노그룹 본사로부터 올해 신차 출시나 신차 물량 배정 등에 대한 계획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집안싸움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룹에서 신규 물량을 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건비를 포함한 생산 원가와 안정적인 공급능력이다. 하지만 임단협 지연과 노조 파업으로 부산공장의 입지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현재 르노삼성은 전체 생산물량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닛산 로그 후속모델 재배정에 전력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수출용 닛산 로그 수탁생산 계약은 올해 9월로 끝날 예정이라 매력적인 생산비용과 안정적인 생산체제를 제시해야만 일감을 확보할 수 있다.

최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 교체와 그 과정에서 있었던 프랑스 르노와 일본 닛산의 갈등으로 닛산이 르노 계열사인 르노삼성에 생산물량을 계속 위탁할지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노조도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을 보태야 할 상황에 회사의 발목을 잡는 것은 스스로 위기를 초래하는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르노삼성이 수출한 로그 물량은 10만7245대로 회사 전체 수출물량의 78%, 전체 판매량의 47%를 차지했다. 이 물량을 배정받지 못한다면 르노삼성은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조에 소속된 근로자들에게 돌아간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임단협 교섭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치가 계속되면 신차 물량 배정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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