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감독에 연기 주문" 이정재의 색다른 도전
영화 '사바하' 통해 오랜 만에 현대극
"감독이 원하는 연기 톤, 너무 달라 고민"
"현대극에 대한 갈증이 커지던 무렵 '사바하'를 만났죠."
배우 이정재(47)가 데뷔 첫 오컬트 영화로 관객들과 만났다. 지난 20일 개봉한 영화 '사바하'는 신흥 종교 집단을 쫓던 박 목사(이정재 분)가 의문의 사건 및 인물들과 마주하면서 벌어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미스터리한 사건에 맞서는 두 사제의 이야기를 그린 '검은 사제들'로 544만 관객을 사로잡은 장재현 감독의 신작이다. 한국 오컬트 영화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장재현 감독이 4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어서 제작 단계부터 큰 기대를 받았다.
최근 '신과 함께' 속 염라대왕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된 이정재는 변화를 향한 갈증이 크던 찰나에 바로 이 작품을 만났다. 5년 만의 현대극 복귀다.
"그 당시 제안받은 시나리오 중 가장 재미있는 작품이었어요. 종교 영화라기보다는 범죄물이라는 느낌을 더 많았고 그래서 신선했어요."
이정재는 이 작품에서 신흥 종교의 비리를 찾아내는 종교문제연구소 박목사를 연기했다. 평범한 목사와는 다른 가벼운 모습부터 미스터리르 파헤치며 진짜에 다가서려는 진지한 모습까지 극과 극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장재현 감독 특유의 색채가 강한 캐릭터인 만큼 배우로서 고민이 적지 않았다. 실제로 이정재는 "처음엔 장재현 감독과 잘 안 맞았다"고 털어놨다. 장재현 감독이 좋아하는 특유의 연기 톤과 자신의 연기 톤이 너무 달랐다는 것.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정재가 선택한 방법은 장재현 감독에게 자신이 원하는 연기를 해줄 것을 요청해 이를 카메라에 담는 것이었다. 이정재는 자신의 카메라에 담긴 장재현 감독의 연기를 보며 캐릭터를 연구했다.
"장재현 감독의 톤을 내 걸로 만들면 조금 다르게 보여질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이렇게 캐릭터를 연기해본 것은 처음이었어요. 여러모로 색다른 도전이었죠."
예상치 못한 신천지 논란에 대해선 "오해"라고 해명했다. 앞서 사바하는 작품 속 일부 대사가 신천지를 비하했다는 항의를 받았다. 이에 작품 공개 전 해당 장면을 긴급 수정했다.
이정재는 "박목사는 돈이 되는 구석이면 그 어디에든 다 조사를 하는 캐릭터“라며 ”논란이 된 장면은 문제를 발견해서 조사했다는 취지의 장면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천지에 오해가 생길 수 있고 영화상에서 크게 방해되는 장면이 아니기 때문에 고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는 생각을 밝혔다.
한편, '사바하'는 신선한 소재, 강렬한 스토리,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 시너지로 뜨거운 호평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개봉 첫 주 117만 명의 관객을 동원, 5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르며 한국 영화의 저력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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