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운수권 따낸 아시아나, 30년 독점한 대한항공 “권리 침해” 발끈
증권가, 아시아나보다 대한항공 추천…“내달 항공 이벤트 더 주목해야”
몽골 운수권 따낸 아시아나, 30년 독점한 대한항공 “권리 침해” 발끈
증권가, 아시아나보다 대한항공 추천…“내달 항공 이벤트 더 주목해야”
국토교통부가 최근 신규 운수권 배분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항공주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에서 독점 운항해온 몽골 하늘길이 아시아나항공에도 열리면서 대한항공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하지만 증권가는 증시에서의 수혜주는 다를 것으로 예상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토부가 지난 25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신규 노선 운수권을 항공사에 배분하면서 후폭풍이 일고 있다. 국토부는 경합 노선 4개와 비경합 노선 12개를 포함한 총 16개 노선을 배분했다.
‘알짜노선’으로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인천-울란바타르(몽골) 노선은 아시아나항공(주3회)가 가져갔다. 부산-창이(싱가포르)노선은 제주항공(주7회 규모)과 이스타항공(주 7회규모)이 양분했다. 또 장거리노선(유럽, 러시아, 호주)의 대부분은 대한항공이 가져갔다.
대한항공은 지난 27일 전일보다 200원(0.54%) 오른 3만69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나 항공(0.35%), 전일 유일하게 2.80% 떨어진 에어부산도 소폭 상승(0.43%)했다. 그간 부산∼창이 노선 확보에 공을 들여온 에어부산은 예상 밖 고배를 마시면서 소액주주들의 원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반대로 전날 3.90% 뛰어오른 제주항공은 하락하며(-0.26%) 다소 조정을 받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아시아나 항공이 기회를 거머쥔 인천-올란바타르 노선의 경우, 최근 4년간 연평균 11.8% 여객 수요가 증가하는 등 ‘황금 노선’으로 꼽힌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 수익성이 좋은 노선으로, 해당 노선을 배정 받은 항공사의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국토부의 결정에 대한항공은 즉각 반발했다. 이는 대한항공이 보유한 ‘좌석 수 제한 없는 주 6회 운항 권리 침해’와 동시에 ‘아시아나항공 특혜 주기’라는 주장이다. 대한항공은 “대한항공의 좌석 중 일부를 부당하게 회수해 다른 항공사에 배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천-몽골 노선은 30년 가까이 대한항공이 독점 운항해왔다. 그러나 지난 1월 양국은 1개국 2항공사 체제로 바꾸고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을 주 9회(최대 2500석)으로 확대했다.
대한항공은 울란바토르 신공항 개항에 맞춰 대형기를 투입할 계획이었다. 만약 404석 규모의 B747-400을 띄우면 주 2424석까지 늘어나는데 이번 결정으로 주당 276석 확대에 그치게 된 것이다. 이번 항공회담으로 좌석 수가 결정되면서 대한항공은 기존 좌석 수만 운용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증권가는 황금 노선을 잡은 아시아나보다 오히려 대한항공의 수혜를 전망하며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대한항공> 제주항공> 아시아나 순으로 긍정적인 결과라는 판단이다.
이종현 연구원은 “먼저 대한항공의 경우 장거리노선을 대부분 독식하며 앞으로도 차별적인 장거리노선 경쟁력 지속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은 대부분의 장거리노선에서 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유동성 부족 등 제한적인 투자여력으로 저비용항공사(LCC)와의 경쟁회피를 위해 필요한 장거리노선 공급확대가 어려운 상황임을 반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주항공은 경쟁이 치열했던 싱가포르 운수권을 확보하며 새로운 시장인 중거리 노선 진출에 성공했다. 싱가포르노선은 단거리기재(B737, A320)의 항속거리제한으로 대형항공사(FSC)와 외항사만이 취항했던 노선이다. 싱가포르노선 시장 규모는 연간 5000억원 규모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이 2400억원 내외의 매출을 창출해왔다.
이 연구원은 “제주항공은 주 7회 운수권을 확보하며 연간 340억 내외의 신규매출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대부분의 LCC들이 취항한 단거리노선 대비 경쟁이 약하다고 가정해 15%의 영업이익률을 적용하면 연간 5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이 추가된다”고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도 싱가포르 운수권을 획득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유럽 운수권을 다수 확보한 대한항공을 주목했다.
김유혁 연구원은 “배분받은 운수권을 전부 운항하고 3월 티켓가격 수준, 탑승률은 85%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각각 분기 94억원, 대한항공은 330억원 수준의 매출증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비용항공사의 첫 중장거리노선 운수권 확보, 대한항공의 장거리노선 강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증시 전문가들은 항공운수업종의 투자심리가 조만간 또다시 출렁일 것으로 관측했다. 현재 항공업계는 다음 달로 예상되는 신규 LCC 면허 허가 결과 발표, 중국과의 한-중 항공회담 개최 등을 기다리고 있다. 투자자들도 이번 신규 운수권 배분보다 남은 이벤트에 더 신경을 기울여야한다는 조언이다.
정연승 연구원은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저가항공사 중심으로 트레이딩 가능한 주가 영역에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트레이딩 관점에서 제주항공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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