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D-인터뷰] 박정민 "'사바하' 스스로 고립된 날 바꿨죠"


입력 2019.03.04 08:59 수정 2019.03.04 10:12        이한철 기자

영화 '사바하'서 정나한 역 맡아 열연

"소통의 방법, 주고받는 힘 깨달았죠"

배우 박정민이 영화 '사바하'를 통해 배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 CJ엔터테인먼트

"제 배우 인생의 전환점이 된 작품인 것 같아요."

배우 박정민은 매 작품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배우다. 영화 '파수꾼'을 통해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더니 이준익 감독의 '동산'을 통해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등 굵직굵직한 영화제의 신인상을 휩쓸었다.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는 서번트증후군을 갖고 있지만 피아노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남자 진태 역을 맡아 소름 끼치는 피아노 연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변산'에서는 무명 래퍼로 수준급 랩실력은 물론, 랩 가사를 직접 써 다재다능함을 과시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그런 그에게 '사바하'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다. 배우로서 성장통을 겪던 그에게 좋은 작품의 의미, 그리고 배우가 작품 안에서 갖는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상업영화라는 틀 안에서 '나만 잘 하면 돼'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고립시킨 것 같아요. '사바하'는 그런 저를 바뀌게 한, 전환점이 된 영화예요. 함께 만들어가는 것의 기쁨, 소통의 방법, 주고받는 에너지의 힘을 깨달았죠."

박정민은 정나한 캐릭터에 대해 지금까지 해온 역할과 너무 달랐다고 털어놨다. ⓒ CJ엔터테인먼트

'사바하'에서 맡은 정나한 역은 그가 맡은 캐릭터 중 가장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정나한은 평범한 정비공이지만 그의 표정과 목소리, 노랗게 염색한 헤어스타일, 그리고 알 수 없는 주문과 행동들까지, 박정민에게도 낯선 인물이었다.

"영화를 보니 너무 슬프고 짠한 마음이 들었어요. 누군가에게 속박되고 누군가의 뜻에 따라서 시키는 걸 하는 인물이죠. 뒤늦게 자신이 선택해서 뭔가를 해보려고 하니 비극적인 일이 벌어져요."

앞선 작품에서 선보인 연기와 결이 너무나 달랐다. 특히 장르 영화 안에서 서스펜스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역할이었기에 부담이 컸다. 자신의 연기에 확신이 서지 않을 때 그가 할 수 있는 건 역시 장재현 감독을 믿고 따라가는 것이 최선이었다. "감독님이 붙여놓은 걸 보고 '아 이렇게 나오는 거구나' 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정민은 배우가 돋보이기보다 영화가 좋은 작품으로 남길 희망했다. ⓒ CJ엔터테인먼트

그만큼 '사바하'는 배우보다 스토리의 힘으로 관객들을 끌어가는 작품이다. 배우로선 아쉬움이 남을 법도 하지만 박정민은 오히려 "모두 다 이야기 안에 있었고 밸런스가 맞아서 좋았다. 스토리 중심이라는 게 오히려 좋았다"고 흡족함을 전했다.

"캐릭터들이 튀어나오게 되면 관객이 이야기를 쫓아가기에 불리한 영화가 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배우가 욕심을 부려서 장면을 망치면 영화 전체가 흔들릴 수 있을 것 같아 욕심을 내지 않았죠."

그간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한 박정민이지만 로맨틱 코미디와는 인연이 없었다. 이에 박정민은 "난 어떤 캐릭터를 맞든 기본적으로 몇 대 맞고 시작한다. 내 팔자인 것 같다"며 "(로맨틱 코미디는) 욕심도 없고 무엇보다 들어오지도 않는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도 "내가 거부하거나 거절하는 건 절대 아니다. '전 시켜주면 다 합니다'라고 말하고 다니는데 안 들어온다"고 웃었다. 하지만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 역을 맡은 경험이 있는 만큼 언젠가 박정민표 로코의 탄생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한편, '사바하'는 신흥 종교 집단을 쫓던 '박목사'(이정재)가 의문의 인물과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한국 오컬트 영화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장재현 감독이 4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어서 제작 단계부터 큰 기대를 받았다.

개봉 5일째 100만 관객 돌파에 이어 개봉 11일째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한철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