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파 용서한 사리 감독, 첼시 재신임?
항명 사태 일으킨 케파 골키퍼 용서
리그 막판 반등 및 유로파리그 우승?
골키퍼 항명 사태로 분위기가 뒤숭숭했던 첼시가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의 대인배 면모로 빠르게 수습하고 있다.
사리 감독은 4일(한국시각), 풀럼과의 원정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서 케파 아리사발라가 골키퍼에 대한 질문 공세를 받았다.
앞서 케파 골키퍼는 지난달 25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풋볼 리그 컵 결승서 사리 감독의 교체 지시를 거부,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감독의 권력이 절대적인 축구에서 경기 도중 교체 지시 거부는 방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기도 하다.
하지만 케파 골키퍼는 지난 여름 골키퍼 역대 최고액인 7100만 파운드(약 1034억 원)의 이적료에 첼시에 입단한 핵심 자원이다. 즉, 대체자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이로 인해 첼시 구단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실마리는 의외로 쉽게 풀렸다. 사리 감독이 케파 골키퍼를 용서했기 때문이다. 케파 골키퍼 역시 감독에게 진심으로 사과했고, 구단 측 역시 1주일 주급 정지 징계로 일단락을 맺었다.
케파 골키퍼는 맨시티전 직후 경기인 토트넘전에 결장했지만 이번 풀럼전을 통해 다시 주전 장갑을 착용했다. 이에 대해 사리 감독은 풀럼전이 끝난 뒤 “복귀시키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그의 상황을 이해했다”고 두둔했다.
이어 “케파 골키퍼는 큰 실수를 한 게 사실이다. 그는 충분한 대가를 치렀다”면서 “사실 남은 시즌 그의 출전을 모두 막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조치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사리 감독의 통 큰 마음 씀씀이에 첼시 선수들도 힘을 내고 있다. 실제로 첼시는 최근 급격한 하락세를 겪고 있었다.
리그에서는 잇따른 패배로 우승 전선에서 이탈, ‘빅6’ 중 가장 아래인 6위에 위치해있다. 리그컵에서는 결승서 고배를 들었고 FA컵에서도 지난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패하면서 조기 탈락한 상황이다.
하지만 케파를 용서하고 난 뒤 첼시는 리그 2연승의 휘파람을 불고 있다. 우려했던 선수단 갈등은 일어나지 않았고 시즌 막판 반등의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경쟁팀들보다 한 경기 덜 치른 첼시가 승점 3을 보탠다면 맨유를 제치고 곧바로 4위 자리를 되찾을 수 있다. 여기에 3위 토트넘과의 추격도 가시권으로 들어오게 된다.
유일하게 우승이 가능한 유로파리그에서의 선전도 기대가 된다. 첼시는 오는 8일 디나모 키예프와 유로파리그 16강 홈 1차전을 벌인다. 정신 차린 첼시의 현재 전력이라면 결승까지 도달할 확률이 매우 높다.
사리 감독 역시 자신을 둘러싼 교체론을 잠재울 적기를 맞았다. 첼시 구단 역시 사리 감독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평가를 뒤로 물리고 다시 한 번 전폭적인 지지에 나서는 모양새다. 과연 첼시가 시즌 막판 리그의 지각 변동과 함께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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