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충성경쟁 이유는 대안이 없는 탓…자유조선, 균열 계기될듯"
"김한솔, 김정은에게 끔찍한 악몽…이란보다 체제 방어 더 어려울것"
장지향 아산정책硏 중동센터장 "자유조선, 이란 반정부 단체 MEK와 비슷"
"김정은 충성경쟁 이유는 대안이 없는 탓…자유조선, 균열 계기될듯"
"김한솔, 김정은에게 끔찍한 악몽…이란보다 체제 방어 더 어려울것"
북한 임시정부 수립을 선언한 반(反)김정은 단체 '자유조선(前천리마 민방위)'이 공개 활동에 돌입하면서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자유조선은 지난 28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자신들이 세계 각국에 있는 탈북자들이 결집한 조직이며 '행동'을 통해 북한 내 세력과 함께 김정은 정권을 전복시키겠다고 천명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자유조선이 이란의 반정부 무장단체 '무자헤딘헐크(MEK)'와 유사한 측면이 많다고 설명했다.
MEK는 1965년 당시 이란 왕정에 반대해 창설됐고 1979년에 친미·권위주의 통치를 펼치던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리는 데 공헌했다. 그러나 최고 종교지도자인 호메이니가 이슬람혁명을 성공시킨 이후 MEK는 권력싸움에서 밀려 이라크로 추방당했다.
현재 MEK는 파리를 거점으로 유럽 곳곳에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으며, 호메이니가 건설한 현 이란 혁명정부를 '성직자들이 만든 독재정권'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반정권 운동을 펼치고있다. 이는 해외에서 김정은 정권에 맞서 싸우려는 자유조선의 노선을 예측 가능하게한다.
장 센터장은 "MEK는 미국의 강경한 보수 정치인들과 긴밀한 연계를 맺어 기반이 매우 튼튼하고 성공적으로 활동을 전개해 나가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자유조선도 이와 비슷하게 FBI 등 미국 정보당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이어 장 센터장은 "MEK는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에게 로비 공세를 펼처 2012년에 미국의 테러단체 리스트에서 제외됐다"며 "2017년에 개최된 연례행사에는 존 볼턴 보좌관이 기조연설자로 나와 '다음 행사는 테헤란에서 열자'고 발언하는 등 조직의 막강한 역량을 과시했다"고 설명했다.
또 두 단체는 정체성·정당성 측면에서도 비슷한 모양새다. MEK는 과거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린 공헌을 인정받지 못하고 쫓겨난 엘리트들을 주축으로 구성됐다. 이와 비슷하게 자유조선은 현 3대 세습독재에 불만을 품은 탈북자들과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했던 '항일빨치산'들의 2세로 구성됐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어 장 센터장은 최근 자유조선이 벌인 스페인 대사관 습격, 탈북자 지원, 독립정부 수립 선언, 비자발급 등의 활동이 실제로 북한 체제에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지금 북한의 주민·엘리트들이 김정은에게 충성하는 이유는 정말로 김정은이 좋아서가 아니라 충성경쟁을 벌이는 것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는 탓이다"며 "그들은 김 씨 일가 외에 다른 지도자를 가져본 적이 없다. 자유조선의 활동은 이른바 '새로운 길'을 보여줌으로써 굉장한 심리적 동요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풍선을 이용한 대북전단살포에 엄청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바 있다. 대안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며 "자유조선이 김정은 정권의 대안으로 떠오를수록 김정은과 지도부의 스트레스는 극대화되고 어떤 결정적인 실수나 오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관측했다.
이어 장 센터장은 북한 당국이 자유조선의 활동에 대해 일절 침묵 하는 것은 북한 당국의 고조된 위기의식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아무리 이란이 보수화 됐다고 해도 북한 보다는 개방적이고 체제 유지에 자신감이 있는 만큼 MEK를 겨냥한 비방전을 퍼붓는다"며 "반면 북한이 자유조선을 언급도 안 하는 것은 그 존재가 알려지는 것 자체가 체제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북한은 이란 보다도 체제 방어가 더욱 힘겹고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자유조선은 또다른 '백두혈통'인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센터장은 "김정은 입장에서 '상징적 구심체'인 김한솔의 존재는 실로 끔찍한 악몽이다. 그 폐인 같아 보였던 김정남도 체제에 위협이 된다고 살해했는데 김한솔이 건재하다"며 "김한솔의 존재는 주민들에게 김정은 말고도 대안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체제를 강하게 뒤흔들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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