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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수순밟는 아시아나항공…인수후보군 SK·한화 등 거론


입력 2019.04.15 12:51 수정 2019.04.15 13:14        박영국 기자

자금력, M&A 성향, 기존 계열사와 시너지 등 고려

2015년 금호산업 인수전과 다른 양상 전망

자금력, M&A 성향, 기존 계열사와 시너지 등 고려
2015년 금호산업 인수전과 다른 양상 전망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금호아시아나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확정된 가운데 어떤 원매자가 어느 정도의 가격에 2위 국적 항공사를 품에 안을지 관심이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예상 대금은 신주와 구주 인수 가격을 포함해 1조6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항공 면허와 노선 프리미엄이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평가받고, 다수의 원매자가 경쟁에 뛰어들 경우 이보다 더 치솟을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에도 경영 정상화를 위한 추가 지원 등의 자금 소요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인수전에 뛰어드는 것은 국내 상위권 대기업이 아니고서는 힘들다는 관측이다.

대기업 중에서도 다양한 분야로의 사업 확장보다는 주력 사업에 집중하길 선호하는 기업들은 제외된다. 실적 부진으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기업들도 논외다. 기존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도 검토해야 한다.

이를 감안하면 상위 대기업 중 삼성, 현대차, LG,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두산, 한진 등은 제외된다.

이들을 추려내면 SK, 한화, 롯데, 신세계, CJ, 애경 등이 남는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의 잠재 인수 후보군으로 손꼽혀온 것도 이들 기업이다.

이들 중 SK와 한화는 그동안 M&A를 통한 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성향을 보여 왔다는 점에서 유력 후보군으로 꼽힌다.

특히 SK는 지난 수 년간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실적 호조로 자금 여력이 풍부한데다, 신성장사업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여기에 지난해 4월 그룹 콘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사업개발담당 총괄부사장으로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를 영입하면서 SK가 항공사업 진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시각이 있어왔다. SK는 지난해에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에 휘말린 바 있다.

다만 SK는 공식적으로 항공산업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표해 왔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12일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빈소에서 인수설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아시아나항공 매각설이 흘러나왔고, 관심이 있었다면 지금 시점에서는 어느 정도 검토가 이뤄졌을텐데 아직까지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항공기 엔진사업을 벌이고 있어, 항공운송사업을 하게 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 아시아나항공 영입 후보로 거론되는 배경이다.

한화는 지난해 계열사를 통해 160억원을 LCC(저비용항공사) 에어로케이항공에 투자했다가 사업면허가 반려돼 접은 사례도 있다.

다만 그동안 삼성으로부터 석유화학과 방산 부문을 인수하며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은 상태라 또 다시 조 단위의 M&A를 단행하는 게 무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도 인수 가능성 있는 후보로 꼽히지만 일본계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탓에 국적항공사의 인수시 부정적 여론에 대한 부담이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저비용항공사(LCC·제주항공)에 한정됐던 항공사업을 대형항공사(FSC)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세계와 CJ는 유통·관광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 후보자들로 거론되고 있지만 역시 자금 마련이 문제다.

대기업 외에 일부 사모투자펀드(PEF)들도 아시아나항공 매입에 뛰어들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PEF는 항공법상 외국인 지분 소유 금지규정에 따라 투자자 중 외국계 자본이 있을 경우 법적 문제가 걸릴 우려가 있어 자금력이 부족한 대기업과 손잡는 방식으로 참여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한편, 지난 2015년 아시아나항공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경영권 확보가 달린 금호산업 인수전 당시에도 다수의 대기업들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으나 대기업들 중 신세계가 유일하게 인수의향서(LOI)를 냈다가 유일하게 철회하면서 모두 불참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 업계에서는 대기업 총수 가문간 일종의 ‘상도의’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었다. 박삼구 회장이 쌓아온 인맥이 상당하고, 그 영향으로 주요 대기업들 간 ‘금호는 건드리지 말자’는 모종의 공감대가 형성됐을 것이라는 추정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금호산업 인수전의 경우 박삼구 회장의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권 탈환이 걸린 사안이었기 때문에 ‘상도의’를 생각하는 그룹들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채권단과 협의해 매각을 결정하는 모양새라 상황이 다르다”면서 “그룹 차원에서 이익이 된다는 확신이 있다면 복수의 기업이 경쟁을 벌이는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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