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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폭탄에 인천도 '난리통'…"미분양, 거래절벽 안보이나"


입력 2019.05.10 06:00 수정 2019.05.10 06:14        권이상 기자

인천 미분양 1년새 2배 이상 급증, 검단신도시 청약 고전 등 외면

서울 주택 수요 분산 시킬 교통 대책 마련이 시급, 3기 신도시 매력 없어

인천 미분양 1년새 2배 이상 급증, 검단신도시 청약 고전 등 외면
서울 주택 수요 분산 시킬 교통 대책 마련이 시급, 3기 신도시 매력 없어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로 인천 지역의 부동산 시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인천의 한 공사 중인 아파트 모습.(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로 인천 지역의 부동산 시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인천의 한 공사 중인 아파트 모습.(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인천은 앞으로 공급과잉으로 부동산이 줄도산이 나게 생겼습니다. 서울 집값 잡으려고 발표한 3기 신도시 계획은 인천을 포함한 주변 위성도시들에게는 사망선고나 다름 없습니다. 반경 10㎞ 내 12만 가구가 공급되면 지역 내 미분양 적체는 불보듯 뻔합니다. 여기에 무분별한 교통대책은 주민들의 불안감만 높이고 있는데, 이게 정말 현정부가 바라는 것인지 궁금합니다.”(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가뜩이나 올해 약세를 보인 인천 부동산 시장의 시름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3기 신도 개발계획에 포함된 인천 계양테크노밸리 사업에 이어 이번 3기 신도시 추가 발표에 인근 부천 대장지구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정부 계획에 따라 인천 계양테크노밸리와 부천 대장지구 등 3기 신도시를 통해 공급될 주택 가구수는 무려 3만6500여 가구에 이른다.

특히 올해 청약시장에서 고전을 겪고 있는 인천 검단신도시의 경우 부천 대장동과 불과 직선거리로 10km 내 위치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인천의 경우 수도권에서 미분양 가구수가 가장 많은 곳이고, 올해와 내년 아파트 공급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벌써부터 공급과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3기 신도시 주택공급을 2021년부터 탄력적으로 시행할 계획으로 발표했지만, 현재 주택시장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보여주기식 정책으로 이미 높아진 지역 주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로 인천 지역의 부동산 시장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인천 부동산 시장은 2기 신도시인 검단신도시의 공급 여파로 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말 ‘검단신도시 호반베르디움’과 ‘검단 금호어울림 센트럴’이 각각 1순위 청약 경쟁률이 평균 6.25대 1, 5.14대 1의 경쟁률을 각각 기록하기도 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올 1월과 2월에 분양한 '검단신도시 우미린 더퍼스트'(1순위 청약 경쟁률 2. 37대 1)과 '검단신도시 한신더휴'(0.94대 1),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1.04대 1) 등의 분양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며 우려를 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당장 올해 검단신도시에 공급될 아파트 가구수만 1만2000여 가구에 달한다.

이미 인천은 공급과잉으로 수도권에서 미분양 적체가 가장 심한 곳이다.

국토교통부 집계를 보면 올해 3월 말 누적 기준 서울·경기·인천의 미분양 주택은 1만529가구로 작년 3월 8707가구와 비교해 1.2배 불었다.

이 가운데 인천은 3월 미분양 물량이 2454가구로 작년 3월 1237가구와 비교하면 2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전체 미분양 물량 증감률을 웃돈다.

특히 인천의 미분양 물량(2454가구) 가운데 절반 이상(56.6%, 1386가구)이 검단신도시가 위치한 서구에 몰렸다.

인천 당하동 P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 2월 공급된 검단센트럴푸르지오는 2개월이 조금 지난 이달 현재 겨우 계약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제는 2년 후 입주 때 인근에서 대규모 신도시 물량이 나오면 입주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검단신도시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검단은 인접한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가 3기 신도시로 지정되면서 미분양이 급격히 늘었는데 어제 발표로 또 한번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며 "서울 인근에 신도시가 넘쳐나는 데 교통 대책이 미약한 인천보다는 서울과 훨씬 가까운 고양 창릉 등지로 수요가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교통대책이 상당히 미약한 점을 꼬집고 있다. 실제 부천 대장신도시의 경우는 핵심 교통수단인 철도 건설계획이 전무하다.

정부가 교통대액으로 내세운 고급형 간선급행버스(S-BRT)가 유일한데, 사실상 같은 생활권을 공유하는 인천 계양신도시까지 연결된다.

하지만 계획에 따르면 S-BRT는 김포공항역과 부천종합운동장역까지만 예정돼 있다. 부천종합운동장역이 GTX-B노선 환승역으로 개발될 예정이지만, 아직 GTX-B노선의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예타 진행 중인 GTX-B노선은 연말에야 결과가 나올 예정으로 초기 입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힘들 전망이다.

양지영 양지영R&C 소장은 “수도권 2기 신도시에서도 인천은 주거 선호가 다른 곳에 비해 약한 곳인데, 주택 공급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서울 주택수요를 인천으로 끌어들일만한 대책이 없이 신도시로 지정한 것은 업계에서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다”고 전했다.

또 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는 3기 신도시 조성에 앞서 기존 1·2기 신도시의 교통인프라부터 개선해야 한다”며 “지금 상황으로는 서울 대체 주거지로 꼽힐만한 3기 신도시는 단 한 곳도 없다”고 강조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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