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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적인 수급·투자 조절로 위기 타개 나선 SK하이닉스


입력 2019.07.25 11:31 수정 2019.07.25 13:24        이홍석 기자

D램 생산설비 일부 전환과 낸드 웨이퍼 감축 등 사실상 메모리 감산

하반기 회복 기대감 속 초격차 전략 지속...日 수출규제 적극 대응

D램 생산설비 일부 전환과 낸드 웨이퍼 감축 등 사실상 메모리 감산
하반기 회복 기대감 속 초격차 전략 지속...日 수출규제 적극 대응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전경.ⓒ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 전경.ⓒSK하이닉스
3년 만의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SK하이닉스가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하반기 탄력적인 수급조절과 투자 조정에 적극 나선다.

메모리반도체 재고 소진이 예상보다 더디게 이뤄지면서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 규제 변수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데 따른 대응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생산 차질에 대비해 공급선 다변화와 사용량 최소화 등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25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경기도 이천 M10 공장 D램 생산설비 일부를 CMOS 이미지 센서(CIS) 양산용으로 전환하는 것을 비롯,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 전년대비 15% 이상 감축과 청주 M15 공장 추가 클린룸 확보 재검토 등의 생산조절 계획을 밝혔다.

이는 올 2분기 3년 만에 최악 성적표라는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이 날 컨퍼런스콜에 앞서 2분기 실적으로 매출 6조4522억원과 영업이익 637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38%와 89% 감소한 것으로 영업이익 규모는 지난 2016년 2분기(4529억원) 이후 3년 만에 최소 규모다.

생산 물량 조절과 차세대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올들어 실적이 예상보다 훨씬 부진한 상황에서 잇단 글로벌 악재로 인해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회사측은 하반기에도 업황 개선이 더디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시장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생산과 투자를 조정할 계획이다.

D램은 생산 캐파(CAPA·생산량)를 4분기부터 줄일 계획으로 최근 성장세에 있는 CIS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하반기부터 이천 M10 공장의 D램 캐파 일부를 CIS 양산용으로 전환한다. 여기에 D램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캐파 감소 영향이 더해져 내년까지 D램 캐파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전년대비 10% 이상으로 예상됐던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 감소분도 15% 이상으로 확대하며 청주 M15 공장의 추가 클린룸 확보와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이천 M16 공장 장비반입 시기도 수요 상황을 고려하며 재검토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내년 투자금액도 올해보다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 요약.ⓒ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 요약.ⓒSK하이닉스
다만 올 하반기가 상반기보다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2분기 말부터 시작한 PC·그래픽 D램 수요 회복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으로 낸드플래시도 꾸준한 가격 하락으로 수요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회사측은 컨콜에서 “하반기에는 공급 업체들의 재고 부담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수급 불균형도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가격 하락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며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수급조절에도 기술 개발과 고부가 제품에 집중함해 초격차 기술·제품 전략은 유지할 계획이다. 메모리반도체 재고 소진으로 인해 수급불균형이 해소되면서 가격이 회복되는 시장의 업턴(상승) 국면으로 접어들 때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회사측은 “올 4분기 96단 낸드플래시를 양산해 내년 상반기 본격 판매할 것"이라며 "128단 제품은 내년 상반기 양산 안정화 기반을 마련해 하반기 본격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장기화시 생산차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회사는 이미 수출 규제 품목에 포함된 불화수소의 국산 제품 대체를 위한 테스트에 돌입한 상태다. 회사는 그동안 테스트용 등 로엔드 일부 공정에서는 일본산 제품이 아닌 국산 제품을 사용해 왔다.

국산 제품 대체 가능성 타진과 함께 거래업체 다변화와 사용량 최소화 등도 꾀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인 이석희 대표이사 사장은 21일부터 23일까지, 김동섭 대외총괄 사장이 이보다 앞서 16일부터 18일까지 일본 출장을 다녀오는 등 현지 관계자들을 만나 해법을 논의하기도 했다.

차진석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규제가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수출규제 품목에 대해 가능한 범위에서 재고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벤더(공급업체)를 다변화하고 공정에서 투입량을 최소화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생산차질이 없도록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21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SK하이닉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21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SK하이닉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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