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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성동일 "'변신', 차별화된 오컬트…눈물 흘려"


입력 2019.08.20 09:23 수정 2019.08.20 09:23        부수정 기자

과하지 않은 공포물…감독 믿고 출연

유명한 애주가…내겐 유일한 스포츠

배우 성동일은 영화 '변신'에서 평범한 가장 강구 역을 맡았다.ⓒ(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과하지 않은 공포물…감독 믿고 출연
유명한 애주가…내겐 유일한 스포츠


성동일(52)은 쉴 틈 없이 연기하는 배우다. 그만큼 자기 관리가 뛰어나고 부지런하다는 방증이다. 연기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입답은 또 어떤가. 말 한마디에 사람들을 웃긴다.

'국민 아빠'인 그가 이번엔 색다른 아빠에 도전했다. 장르는 요즘 유행하는 '오컬트'. 성동일표 오컬트는 어떨까.

'변신'(감독 김홍선)은 얼굴을 바꾸는 악령에게 사로잡혀 위험에 빠진 형 강구(성동일)와 그를 구하려는 동생 중수(배성우)의 이야기다.

기존 공포영화들이 악마에 빙의되거나 악령 또는 혼령이 깜짝 놀라게 등장하는 식이었다면 '변신'은 악마가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콘셉트로 한다. 악마에 사로잡힌 가족의 틈에 일어나는 의심과 균열,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분노와 증오를 다룬다.

성동일은 평범한 공무원이자 아빠 강구 역을 맡았다. 악마와 아빠의 얼굴을 자유자재로 연기했다.

13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성동일은 "어제 영화를 처음 봤는데 시나리오보다 잘 나왔던 것 같다"며 "오컬트 새드 무비다.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마지막 장면은 극의 하이라이트였다. 극에 담긴 장면보다 더 간결해졌고, 과하지 않게 마무리됐다. "성우와 마주 보는데 감정이 훅 올라오더라고요. 악마와 눈물 연기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 하하."

첫 공포 영화에 도전한 그는 "동물 사체가 담긴 장면은 무서웠다"며 "딸들이 네 시간 특수분장해서 배우들이 힘들어했다. 컴퓨터 그래픽보다 섬세하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배우 성동일은 영화 '변신'에서 평범한 가장 강구 역을 맡았다.ⓒ(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최근에는 오컬트물이 자주 나온다. 지난달 나온 '사자'도 그렇다. "대부분 오컬트 장르는 비현실적이잖아요. 악마가 사람의 얼굴로 변한다는 콘셉트가 신선했어요. 대사도 가족들이 흔히 할 수 있는 진짜 대사였죠. 찍을 때는 몰랐는데 영화를 보니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는 내용이었습니다. 따뜻한 가족 영화입니다. 하하."

'국민 아빠' 성동일은 극에서 잠시 악마로 변한다. 섬뜩한 모습에 관객들도, 배우들도 놀란다. 악마가 사람의 모습으로 변했을 때 몸의 근육을 과하게 쓰지 않는다. 하늘을 날아다니거나, 벽을 뚫는 등 괴력을 발휘하지도 않는다.

누가 악마인지, 가족인지 궁금한 부분이다. "연기하기 어렵지 않았어요. 착한 엄마·아빠가 못된 엄마 아빠로 변한 거죠. 평소 성동일에서 조금 기분 나쁜 거죠. 살짝 화난 정도예요(웃음)."

김홍선 감독과는 '반드시 잡는다'(2017) 이후 두 번째다. 갑작스럽게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는 그는 "따뜻한 가족 영화"라고 너스레를 떤 뒤 "이번에도 아빠 역할을 맡았다. '변신'은2019년 가장 따뜻한 가족 영화"라고 재차 강조했다.

"오컬트 장르인데 배우들이 많이 울었어요. 하하. 감독도 눈물이 많은 사람이에요. 일에 미쳤고, 열정이 대단한 감독이죠. 영화는 완성품을 팔기 때문에 자기 인생을 걸어요. 김 감독이 그런 사람입니다. 이번 영화는 김 감독 작품 중에 가장 군더더기 없는 작품이죠."

'김홍선 페르소나'라며 감독을 극찬한 그는 "투자를 받아서 만든 영화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김 감독이 현장에서 열심히 한다. 무엇보다 이야기꾼"이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과 비슷한 소심한 A형이라는 그는 "난 현장에서 후배들에게 연기에 대해 뭐라 하지 않는다. 영화 현장만큼 행복한 작업이 없다. 돈 받고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정말 즐겁게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딱 하나 조언해요. 여러 사람을 만나라고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야 캐릭터에 이입하기 쉽죠. 연기에 대해서는 절대 지적하지 않아요. 그건 감독이 해야죠. 현장에 일찍 오라고 할 뿐입니다."

배우 성동일은 영화 '변신'에서 평범한 가장 강구 역을 맡았다.ⓒ(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애주가'인 성동일은 "우리 또래 사람들은 술을 마시지 않으면 대화가 안 된다"며 술 예찬론을 펼쳤다. 유일한 취미도 생활도 술자리다. "요즘 친구들이 카페에서 2~3시간 수다 떨잖아요. 저희 또래는 그렇게 못 합니다. 하하. 술을 권하진 않습니다. 시간을 내서 동료들과 술자리를 가지면 너무 재밌어요. 단, 한두 명이 졸면 술자리를 마무리해요. 무리해서 마시지 않기 때문에 주사가 없죠."

집으로도 지인들을 초대해 술자리를 갖는다. 아내도 그런 지인들을 반갑게 맞아준다. 성동일에겐 술자리는 '스포츠'란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후배들과도 종종 어울린다. 그와 술자리를 함께하는 배우들은 인성이 좋다고 배우는 얘기했다. 방탄소년단 뷔, 조인성, 박보검, 이광수, 도경수 등이 그렇다.

알고 지내던 배성우와는 '안시성'(2018), '라이브'(2018) 이후 세 번째다. 편한 호흡이었다. 성동일은 "오컬트물이라지만 따뜻한 가족 영화라고 느꼈다"며 "감정을 따라가다 보니 자연스러운 호흡이 나왔다"고 고백했다.

성동일은 메이크업을 따로 하지 않고 작품 촬영에 들어간다. 자기 모습 그대로가 좋다는 이유에서다.

'담보'의 개봉과 tvN 드라마 '방법'의 촬영을 앞두고 있다. 세 아이의 아빠, 성동일의 작품 선택 기준은 '스케줄'이다. "저는 가장이에요. 투자가 된 시나리오를 택하는 편이죠. 연기는 잘 모르겠어요. 무언가를 일부러 만들어 내려고 하지 않아요. 제가 살아온 과정과 주변 사람을 표현하려고 합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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