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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쉐보레 콜로라도 '아찔한 스키슬로프 역주행'


입력 2019.08.31 06:00 수정 2019.08.30 22:36        박영국 기자

강력한 엔진, 탄탄한 차체로 험지 주파능력 '최강'

80cm 물길도 건너고 카라반 견인도 '거뜬'

강력한 엔진, 탄탄한 차체로 험지 주파능력 '최강'
80cm 물길도 건너고 카라반 견인도 '거뜬'


쉐보레 콜로라도가 비포장 급경사를 오르고 있다. ⓒ한국GM 쉐보레 콜로라도가 비포장 급경사를 오르고 있다. ⓒ한국GM

‘탱크!’ 쉐보레의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몰고 비포장도로와 오프로드를 달려본 느낌이다. 깊게 파인 험로나 울퉁불퉁한 자갈길, 차가 뒤집어질 듯한 급경사, 바퀴가 푹푹 빠지는 진흙탕, 심지어 물이 허리까지 오는 웅덩이까지 의연하게 주파한다.

지난 27일 강원도 횡성 웰리힐리 파크에서 열린 쉐보레 콜로라도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콜로라도를 타봤다. 아스팔트가 깔린 멀쩡한 포장도로 주행을 제외한, 각종 가혹 환경에서의 주행만으로 이뤄진 시승이었다.

오랜 기간 국내 픽업트럭 시장을 독점해온 쌍용자동차 ‘스포츠 시리즈’의 최신작인 렉스턴 스포츠의 경우 ‘오픈형 SUV’라는 별칭을 붙여가며 좀 더 폭넓은 수요층에 어필하려는 모습이지만, 콜로라도는 다르다.

픽업트럭의 본산인 미국 출신이라는 ‘혈통’을 강조하며 “제대로 된 픽업트럭의 맛을 느껴보시라”는 투로 국내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쉐보레 콜로라도가 비포장 급경사를 오르고 있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쉐보레 콜로라도가 비포장 급경사를 오르고 있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탱크를 몰고 산을 오르다

‘스키 슬로프 역주행.’ 누가 이런 엉뚱한 발상을 해냈는지 모르지만 한국GM이 마련한 이 코스는 콜로라도의 터프한 매력을 제대로 체험하기에 제격이었다.

최대 30도에 달하는 비포장 급경사를 비롯, 거친 자갈밭과 곳곳이 파인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가혹한 요구들을 콜로라도는 척척 수행해 냈다.

최고출력 312마력에 최대토크 38kg·m의 성능을 내는 3.6ℓ 직분사 가솔린 엔진은 어떤 가혹 조건에서도 2t(2035kg)에 달하는 육중한 덩치를 운전자가 원하는 위치에, 운전자가 원하는 속도로 가져다 놓는다.

덕분에 불과 몇 달 전 누군가가 스키를 타고 신나게 내려왔을 급경사 슬로프도 마치 평지를 달리듯 평정심을 유지한 채 오를 수 있었다.

탄탄한 차체와 오프로드에 최적화된 서스펜션은 외부의 가혹한 환경으로부터 운전자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탱크’와 같은 느낌을 갖게 했다.

쉐보레 콜로라도가 오프로드 코스에서 바퀴 하나가 공중에 뜰 정도로 비틀린 채 멈춰 있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쉐보레 콜로라도가 오프로드 코스에서 바퀴 하나가 공중에 뜰 정도로 비틀린 채 멈춰 있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쉐보레 콜로라도가 오프로드 코스에서 바퀴 하나가 공중에 뜰 정도로 비틀린 채 멈춰 있다. 회사측은 이 상태에서 차체의 비틀림 강성을 과시하기 위해 도어와 테일게이트까지 개방했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쉐보레 콜로라도가 오프로드 코스에서 바퀴 하나가 공중에 뜰 정도로 비틀린 채 멈춰 있다. 회사측은 이 상태에서 차체의 비틀림 강성을 과시하기 위해 도어와 테일게이트까지 개방했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어디 한번 비틀어 보시지"

산 정상에서 내려오니 좀 더 집요하게 콜로라도를 괴롭힐 코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오프로드에서 마주칠 수 있는 극한의 환경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놓은 곳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모습은 작은 언덕과 구덩이를 교차로 배치해 놓은 ‘범피(bumpy)’ 코스에서 연출됐다. 네 바퀴 중 우측 전륜과 좌측 후륜은 언덕에 걸쳐 있고, 좌측 전륜은 구덩이에 빠져 있고, 우측 후륜은 공중으로 들려 있는, 상당히 위태로운 모습이었다.

차가 대각선 방향으로 비틀림 압력을 받는 상황인데, 2t에 달하는 공차중량을 감안하면 웬만한 차체 강성으로는 버텨내기 힘들어 보이는 모습이다.

한국GM은 한 술 더 떠 이 상황에서 차를 멈추고 도어와 테일게이트를 열어 보이기까지 했다. 강성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차가 이런 상황에 처하면 차체가 비틀려 도어가 잘 열리지 않는데, 콜로라도는 아무 문제가 없음을 증명해 보인 것이다.

바퀴 한쪽이 들린 상황에서도 콜로라도는 범피 코스를 가볍게 빠져나왔다. 이 코스에 투입된 모델은 4륜구동이었지만, 기본 트림인 2륜(후륜)구동 모델로도 범피코스 극복은 충분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쉐보레 콜로라도가 수심 80cm의 물웅덩이를 건너고 있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쉐보레 콜로라도가 수심 80cm의 물웅덩이를 건너고 있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다음엔 저곳으로 차를 밀어 넣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위험해 보이는 물웅덩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수심 80cm에 달하는, 바퀴가 완전히 잠길 만한 웅덩이었지만 콜로라도는 가뿐히 도하(?)를 마치고 땅으로 솟아올랐다.

도어 하단 일부까지 물에 잠긴 상태에서 이뤄진 주행이었지만 실내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도어를 열어보니 차체와 도어는 물론, 도어 하단까지 3중 실링 처리가 돼 있다.

제원상의 정확한 도하 능력은 타이어 크기 등 차량 사양에 따라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헤드램프 부근까지는 물에 잠겨도 주행이 가능하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쉐보레 콜로라도의 도어와 차체에 실링처리된 모습. 차체와 도어는 물론, 도어 하단까지 3중 실링 처리가 돼 있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쉐보레 콜로라도의 도어와 차체에 실링처리된 모습. 차체와 도어는 물론, 도어 하단까지 3중 실링 처리가 돼 있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이후로도 콜로라도는 ‘진흙투성이 길에서도 미끄러짐 없이 빠르게 탈출하기’, ‘측면으로 크게 경사진 길을 벽에 붙어 달리듯 주파하기’, ‘급경사를 오르다 멈춰도 뒤로 미끌어지지 않기’ 등 비정상적인 과제들을 군소리 없이 수행해냈다.

◆7인용 카라반이 매달려도 아무 느낌이...

레저용 차량이라면 카라반 정도는 끌 수 있어야 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콜로라도에 카라반을 매달고 주행하는 기회도 마련됐다.

1.8t짜리 7인용 카라반을 끌고 ‘S자’ 및 ‘ㄷ자’ 코스를 주행하는 순서였다. 처음엔 ‘카라반을 무리 없이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기자들을 이곳으로 몰아넣었다고 생각했으나 막상 체험해 보니 그게 아니었다. 아예 ‘카라반이 매달려 있다는 느낌이 없을 정도’로 콜로라도는 힘이 넘쳤다.

쉐보레 콜로라도가 1.8t짜리 7인용 카라반을 견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쉐보레 콜로라도가 1.8t짜리 7인용 카라반을 견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제원상 3.2t까지 견인이 가능하다고 하니 그 절반가량 무게의 카라반을 끄는 게 부담이 될 리 없다.

더구나 한국GM은 이 코스에 2륜구동 차량을 배치해 놓았다. 온로드에서는 두바퀴 굴림만으로도 충분한 견인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거만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국내에서 보기 힘든 ‘토우/홀 모드(Tow/Haul Mode)’도 안정적인 견인에 큰 역할을 한다. 무거운 짐을 싣거나 카라반 등을 견인하는 상황에서 토우/홀 모드를 작동시키면 변속패턴을 최적화시켜 화물에 충격이 가지 않도록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주행을 돕는다.

◆미국 정통 픽업트럭 강점은 그대로, 완성차 업체의 A/S까지

콜로라도는 야성미 넘치는 미국 정통 픽업트럭을 고대해 온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가치를 제공해줄 수 있는 자동차다.

4000만원 전후의 가격대(3855만~4265만원)도 이 차가 수입차임을 감안하면 경쟁력이 있다. 수입차면서도 국산차와 동일한 수준의 A/S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쉐보레 콜로라도의 운전석 옆모습. 착좌면은 전동 방식이지만, 등받이 각도는 수동으로 조절해야 한다. 대신 파워 요추 받침이 장착돼 있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쉐보레 콜로라도의 운전석 옆모습. 착좌면은 전동 방식이지만, 등받이 각도는 수동으로 조절해야 한다. 대신 파워 요추 받침이 장착돼 있다.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다만 수입차의 한계상 어쩔 수 없이 디테일한 부분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몇 가지 눈에 띈다.

이를테면 최상위 트림에도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 사양인 앞좌석 통풍시트가 없다거나 전동시트가 착좌면만 자동이고 등받이는 수동으로 조작해야 되는 점 등이다.

요즘은 소형차에도 반자율주행 수준의 주행보조 기능이 보편화됐는데, 4000만원대 고가 차량인 콜로라도에 이런 기능이 없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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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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