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수원식 회전문 인사?…정년퇴임자 ‘개방형 직위’로 복귀
한수원 컨트롤타워 ‘미래경영실’ 인사 잡음
지난 6월 정년퇴임을 맞은 한국수력원자력 고위직 직원이 2개월 만에 복귀를 앞두고 있어 논란이다. 정년퇴직자가 전임 보직으로 재채용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사장 직속 미래경영실장이라는 중책이라는 점에서 이번 인사를 두고 한수원 안팎에선 잡음이 일고 있다. 더욱이 이번에 재채용된 직원이 한수원 직원들 사이에서 실세로 불리는 등 의혹이 일파만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4일 공모를 시작한 한수원 미래경영실장에 직전 보임자였던 J씨가 선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신원조사, 비위면직자 조회 등의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불과 2개월 전까지 한수원 직원으로 재직했기 때문에 무리 없이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미래경영실장 공모에는 J씨를 포함해 총 20명이 지원했다. 서류심사를 거쳐 5명을 선발했으며, 이후 진행된 역량평가에서 탈락한 1명을 제외한 4명이 지난달 13일 면접심사에 참여했다. 면접심사 결과 J씨가 최종적으로 채용대상자로 추천됐다.
한수원 내부에서는 이번 미래경영실장 공모가 외부에서도 지원이 가능한 개방형 직위로 진행되면서 J씨의 복귀를 점쳤다.
실제로 J씨가 공모에 응시하면서 의심은 더 증폭됐다. 서류접수 마감이 지난 7월 19일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 6월 30일 정년퇴임한 J씨는 한 달도 안 돼 한수원 문을 다시 두드린 셈이다.
이번 인사에 대한 의구심의 핵심은 ‘미래경영실’과 ‘J씨’이다.
지난해 4월 5일 취임한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취임 직후 미래경영실의 전신인 ‘변화와 성장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변화와 성장TF는 사장 직속 기구로, 빠른 의사결정을 위한 조치라는 게 한수원의 설명이다.
TF장에는 월성원자력본부 경영지원실 시니어전문직(임금피크제)에 있던 J씨를 앉혔다. 당시 시니어전문직에 있던 직원에 보직을 부여해 논란이 일었다. 정년퇴임을 앞둔 시니어전문직은 보직 없이 임금의 60%를 받는다. 통상적으로 담당업무가 없는 시니어전문직에게 새롭게 보직을 부여하지 않아왔다.
임시조직인 ‘변화와 성장TF’는 올해 1월 2일 미래경영실로 간판을 새로 달았다. 회사의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미래경영실은 삼성그룹 옛 미래전략실과 같은 역할을 했으며, J씨가 실세로 등극했다는 게 한수원 내부의 목소리다.
한수원 한 직원은 “한수원의 모든 업무는 미래경영실로 통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미래경영실이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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