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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뛴다-95]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위기를 기회로 모색하는 반도체 전문가


입력 2019.09.23 06:00 수정 2019.09.22 20:41        이홍석 기자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로 취임 첫 해부터 어려움

기술 리더십 강화와 투자, 상생경영으로 위기 돌파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로 취임 첫 해부터 어려움
기술 리더십 강화와 투자, 상생경영으로 위기 돌파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지난 4월 18일 중국 우시 공장에서 개최된 확장팹(C2F)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SK하이닉스

지난 2년간 활황이었던 메모리반도체 시황이 악화되면서 취임 첫해부터 쉽지 않은 상황과 맞닥뜨렸다. 당장의 실적 방어와 미래의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과제가 취임 첫 해를 보내고 있는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에게 놓여져 있다.

지난해 말 SK그룹 인사에서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로 발탁된 이석희 사장은 올 한해 위기 속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년 연속 사상 실적을 경신한 회사가 올 들어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 2017년 연간 실적으로 매출 30조1000억원과 영업이익 13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매출 40조4000억원, 영업이익 20조8000억원으로 5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올리며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러한 호 실적은 사실 유례 없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호황과 맞물린 결과다. 메모리 반도체 기술 난이도가 높아지면서 제품을 생산할수 있는 업체들의 수가 제한되면서 공급력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고용량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이러한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제품 수요가 급증하는 것에 적극 대응한 결과로 호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이는 삼성전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올 들어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악화되기 시작했고 지난 2년간의 활황에 대한 기저효과까지 작용하면서 큰 폭의 하락은 불가피했다.

SK하이닉스의 올 상반기 누적 실적은 매출 13조2249억원과 영업이익 2조41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5.2%에 그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상황을 향후 기회로 모색하려는 회사의 중심에는 이석희 사장이 있다. 이 사장은 지난 30년간 반도체 업계에 몸 담아온 인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반도체 분야 기술 전문가로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춰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전임 대표였던 박성욱 부회장(현 SK그룹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ICT위원장)이 지난해까지 6년간 회사를 이끌며 사상 최대 실적의 역사를 썼음에도 새로운 CEO로 발탁될 정도로 그룹이나 회사 내부에서 신망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 연구원으로 입사했던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재료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에서 11년간 근무했다. 인텔에 재직하는 동안 공정 기술 개발과 수율 개선 능력을 인정받아 인텔 기술상(IAA)을 3회 수상하는 등 반도체 전문가로 인정받았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공학과 교수로 자리를 옮겼고 지난 2013년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장(전무)으로 영입됐다. 회사에 복귀한 그는 D램개발사업부문장과 사업총괄(최고운영책임자·COO)을 역임하며 강력한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D램 미세 공정 기술과 수율 안정화에 기여하며 연이은 사상 최대 실적 경신에 크게 기여한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CEO에 오른 이후에도 전문가 답게 기술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초격차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차세대 업계 최고속 ‘HBM2E’ D램 개발에 성공한 것이나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128단 1테라비트(Tb) 트리플레벨셀(TLC) 4D 낸드플래시를 양산한 것도 이러한 기술 리더십에서 나온 결과물들이다.

또 이 사장의 시선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쏠려 있다. 작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해법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총 120조원의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나서 D램과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또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표준기술 개발 등 차세대 메모리 제품 기술력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지난 7월21일 오후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SK하이닉스
이와함께 협력사들과의 상생 경영뿐만 아니라 반도체 장비와 소재의 국산화를 통한 국내 반도체 생태계의 육성 노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일본 정부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조치가 지속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내 생태계 조성이 장기적으로 꼭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협력사 세미나, 반도체 장비와 부품 국산화 워크숍, 동반성장협의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협력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직접 소통하는 노력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또 이 사장은 취임 이후 매달 협력사를 직접 방문해 임직원들의 목소리를 듣는 현장경영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상생 협력 노력은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새 반도체 공장단지에 50여개 협력사의 반도체 소재 및 장비, 부품업체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협력사 상생 지원에도 1조2200억 원을 들이기로 했다. 지원금은 SK하이닉스와 협력사의 공동 연구개발(R&D) 지원, 사업자금 지원을 위한 펀드 설립, 협력사가 사용할 수 있는 연구공간과 교육장과 같은 인프라 구축 등에 활용된다.

또 새 단지에서 추진할 상생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협력사와 직접 소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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