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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TSMC의 '진격'...수성-추격 두 과제 안은 삼성전자 반도체


입력 2019.09.29 08:00 수정 2019.09.29 08:39        이홍석 기자

TSMC, 7나노 이하 미세공정 매출·기술 확대로 격차 벌려

인텔, 메모리 기술 강화...CPU 강점과 더해 시너지 기대

TSMC, 7나노 이하 미세공정 매출·기술 확대로 격차 벌려
인텔, 메모리 기술 강화...CPU 강점과 더해 시너지 기대


롭 크룩 인텔 수석 부사장 겸 비휘발성 메모리 솔루션 그룹 총괄이 26일 서울 동대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개최된 '메모리&스토리지 데이 2019'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인텔 롭 크룩 인텔 수석 부사장 겸 비휘발성 메모리 솔루션 그룹 총괄이 26일 서울 동대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개최된 '메모리&스토리지 데이 2019'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인텔
인텔과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경쟁력 향상에 나서기 시작했다. 인텔은 새로운 분야인 메모리로, TSMC는 주력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 역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반면 수성과 추격을 해야 하는 삼성전자는 외부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우려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굳건하게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인텔의 추격이 시작됐다. 인텔은 최근 몇 년간 삼성전자와 반도체 왕좌를 놓고 경쟁을 벌여왔다.

PC·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의 강자로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반도체) 업계 1위인 인텔은 최근 메모리 기술 강화를 천명하고 나섰다. 인텔은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제품을 직접 판매하지는 않지만 메모리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서버용 CPU와 3D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옵테인’으로 불리는 뉴메모리 기술 등 서버용 제품을 망라하고 있다. 옵테인은 D램의 데이터 처리 기능 일부를 대체하면서도 비휘발성(전원꺼도 데이터 유지) 특징을 갖고 있는 인텔의 독자 기술이다.

인텔은 최근 국내에서 행사를 갖고 내년에 차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와 함께 2세대 인텔 옵테인DC 퍼시스턴트메모리(PM), 업계 최초 데이터 센터용 옵테인DC SSD 144단 쿼드러플레벨셀(QLC·Quadruple Level Cell, 하나의 칩에 4비트 저장) 낸드플래시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옵테인DC PM은 D램과 SSD 중간 성능을 내면서 대용량을 앞세운 D램을 대체하는 메인 메모리로 옵테인DC SSD는 고성능 SSD를 대체하는 역할을 하는 제품이다. 인텔은 서버용 CPU와 함께 데이터 센터용 두 제품(메모리·SSD)을 함께 판매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텔은 144단 낸드플래시 제품 출시에 앞서 올 4분기 96단 제품을 출시해 시장의 강자인 삼성전자를 추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인텔의 제품 수준은 현재 64단 수준으로 현재 96단 제품 수준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격차가 있는 상황이지만 이를 최대한 빨리 따라잡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추격자 입장인 비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는 글로벌 파운드리업계 1위인 타이완 TSMC의 행보가 눈에 띈다. TSMC는 7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미세공정을 내세워 경쟁력 향상과 함께 경쟁사와의 격차 확대에 나선 상태다.

TSMC는 최대 고객사인 애플과 화웨이가 올 하반기 각각 7나노 기반으로 제작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탑재한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고객사 물량이 증가했다. 애플 아이폰11 시리즈, 화웨이 메이트30 시리즈가 TSMC가 제작한 7나노 AP를 적용했다.

이로인해 TSMC는 올 하반기 매출 증대가 예상되고 있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최근 발표한 자료를 통해 TSMC의 올 하반기 매출은 약 196억5000만달러(약 23조5700억원)로 상반기 대비 약 32% 증가할 전망이다. 분기별로는 3분기가 91억5000만달러, 4분기가 105억달러로 각각 전분기 대비 18%와 15%의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18-2019 TSMC의 7나노 및 10나노 분기별 매출추이(자료:IC인사이츠·TSMC, 2019년 3·4분기는 전망치)ⓒIC인사이츠 2018-2019 TSMC의 7나노 및 10나노 분기별 매출추이(자료:IC인사이츠·TSMC, 2019년 3·4분기는 전망치)ⓒIC인사이츠
7나노 매출 비중도 늘어날 전망이다.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 3분기 7나노 공정 매출은 약 23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약 145% 증가한데 이어 4분기에는 매출이 약 35억달러까지 오르며 전체 매출의 3분의 1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이로인해 지난해 9%에 불과했던 7나노 공정 매출 비중은 올해 26%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최근 7나노 공정의 AP를 갤럭시S10·갤럭시노트10·갤럭시폴드 등 자사 최신 스마트폰 제품에 탑재했다. 또 최근 5나노와 3나노 공정 개발까지 마치며 내년 상반기에 5나노 칩 양산을 본격 진행할 TSMC와 치열한 미세공정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 경쟁에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율 격차는 상당하다. 타이완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3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점유율 50.5%로 여전히 삼성전자(18.5%)를 압도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7나노 이하의 미세공정 경쟁에서 점유율 격차가 얼마나 줄어들 수 있을지가 관건인데 TSMC가 적극적으로 치고 나가는 양상이다. 기술력에서는 차이를 없앤 삼성전자가 고객사 확보에서 TSMC를 얼마나 따라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파운드리에 생산을 의뢰하는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및 디자인하우스(칩 디자인을 통해 팹리스와 파운드리를 연결하는 업체) 등과의 파운드리 생태계 조성이 중요한 상황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파운드리 기술 수준과 규모 면에서 삼성전자와 TSMC와 격차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하지만 수주를 통한 고객사 확보에서는 신뢰가 매우 중요한 요인인 만큼 삼성전자가 이러한 부분에서 기존과는 다른 전략과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두 경쟁사들의 위력은 이미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올 상반기 인텔과 TSMC은 상대적으로 매출 감소폭이 작아 매출 순위가 모두 상승했다.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인텔은 올 상반기 매출액이 320억3800만달러로 전년대비 2% 감소에 그치며 전체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266억7100만달러)·SK하이닉스(115억5800만달러)·마이크론(미국·101억75만달러) 등 메모리반도체 톱 3가 30% 이상 급감하고 상위 15개 반도체업체가 18% 감소한 것에 비해서는 낮은 감소세를 보였다.

이로인해 지난 2년간 삼성전자에 빼앗겼던 반도체 왕조를 올해 되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TSMC도 148억4500만달러를 기록, 9% 감소로 상대적으로 선방하며 SK하이닉스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경쟁사들이 메모리와 비메모리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고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대규모 투자로 시장 개척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최근 일본 핵심 소재 수출 쥬게와 이재용 부회장 재판 파기환송 등 외부 변수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에도 우려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메모리 경쟁력 향상과 메모리 초격차 경쟁력 유지라는 두 가지 과제를 모두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외부 변수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면서 사업 경쟁력 향상에 집중할 수 있는 사업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삼성전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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