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러브 짐 덜어낸 이정후 ‘가성비는 덤’
지난 시즌 수상 논란 지우면서 두 번째 황금장갑
10명 수상자들 가운데 최저 연차 및 최저 연봉
키움의 외야수 이정후가 이번에는 ‘이견 없이’ 골든글러브를 거머쥐는데 성공했다.
이정후는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 부문 황금장갑을 받는데 성공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6 6홈런 68타점 13도루를 기록했고, 외야수들 가운데 샌즈, 로하스에 이어 세 번째 높은 4.88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를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은 2년 연속 수상. 하지만 지난해 이정후의 수상이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던 점을 감안하면, 실력으로 골든글러브를 거머쥔 첫 시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정후는 지난해 타율 0.355 6홈런 57타점을 기록한 바 있다. 기록만 놓고 보면 골든글러브를 받기에 모자람이 없다. 그러나 수상 기준은 다른 선수들과의 비교에 따른 상대 평가였고, 이정후보다 훨씬 뛰어난 성적을 뽑은 선수가 있었다. 바로 KT 외국인 타자인 로하스였다.
로하스는 타율 0.305 43홈런 114타점 및 3할-40홈런-100타점-100득점의 위업을 달성했고 사이클링 히트까지 기록하는 등 역대급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두 선수의 표 차는 50표가 넘었고 비난은 객관성을 잃은 투표인단에게 쏠렸다.
이정후 본인도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 군사훈련을 마친 이정후는 개인 SNS를 통해 “매우 부끄럽고 떳떳하지 못하다”고 말한 뒤 “내년에는 인정받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리고 올 시즌 이견이 없는 기록을 뽑아내며 당당히 상을 거머쥐는데 성공했다. 데뷔 3년 만에 2번의 골든글러브 수상. 사실상 국내 최고의 외야수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이정후의 가치는 연봉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올 시즌 이정후는 3년차 역대 최고 연봉인 2억 30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동년배들과 비교하면 최고 연봉자임에 분명하지만,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비교하면 아직 모자라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의 연봉은 이번 골든글러브 수상자들 중에서도 최저 몸값이었다. 수상자들 중 최고 연봉자는 포수 양의지였는데 이정후에 10배 가까운 20억 원의 연봉을 수령 중이다. FA 계약(4년 125억 원)에 따른 연평균 액수(31억 2500만 원)로 비교하면 두 선수의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진다.
양의지는 물론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모든 선수들은 각 포지션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임에 틀림없고, 고액 연봉을 받기에 모자람이 없다. 오히려 특급 선배들 틈바구니에서 데뷔 3년 만에 역사를 써나가는 이정후의 존재감이 더욱 돋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었던 2019 골든글러브 시상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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