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이루지 못한 윤석민+양현종 ‘꿈의 원투펀치’
부상 이겨내지 못한 윤석민 현역 은퇴 선언
시기 달랐던 전성기, 아쉽게 무산된 원투펀치
KIA 팬들의 아픈 손가락 윤석민(33)이 은퇴한다.
윤석민은 13일 KIA 구단을 통해 “다시 마운드에 서기 위해 노력했지만, 정상적인 투구가 어려운 상황이다. 재활로 자리를 차지하기보다 후배들에게 기회가 생길 수 있게 은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로 뛰면서 팬들의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응원과 사랑에 보답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앞으로도 팬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랑을 가슴에 새기고 살겠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2005년 2차 1라운드 지명으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었던 윤석민은 2000년대 중후반 팀을 책임지는 에이스로 떠올라 맹활약했다.
특히 그에게 빼놓을 수 없는 시절이 바로 2011시즌이다. 당시 17승 5패 1세이브 178탈삼진, 평균자책점 2.45을 기록하며 투수 부문 4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에 올라 시즌 MVP까지 차지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보직을 가리지 않은 잦은 등판과 체력 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한 점은 결국 혹사로 이어졌고 롱런에 실패한 결정적 이유가 되고 말았다.
그러면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 윤석민+양현종의 최강 원투 펀치 조합 실패다.
윤석민은 2005년, 양현종은 2007년에 KIA 유니폼을 입은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투수들이다. 10년 넘게 한솥밥을 먹었으나 이들 두 투수가 원투 펀치를 이룬 적은 놀랍게도 단 한 번도 없었다.
데뷔 초반부터 팀의 주축 투수가 된 윤석민은 화려했던 20대를 보냈다. 2007년 시즌 최다패(18패)에 머물렀으나 이듬해 14승과 함께 평균자책 타이틀(2.33 ERA)을 거머쥐며 일약 리그 정상급 투수로 거듭났고 2011년 MVP로 최고점에 올랐다.
윤석민의 전성기가 너무 이른 시점에 찾아오고 짧았다면, 2살 아래였던 양현종은 대기만성의 대표적인 사례였다.
윤석민이 미국으로 떠나며 자리를 비운 사이, KIA 에이스는 양현종의 몫이 됐다. 양현종은 데뷔 초반만 하더라도 3~4선발급 요원으로 평가 받았는데 해를 거듭하며 자신의 약점을 지워나갔고 2014년 16승과 함께 171.1이닝을 소화하며 윤석민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양현종의 전성기는 이때부터였다. 그는 이듬해 184.1이닝을 던진데 이어 2016년 첫 200이닝 돌파(200.1이닝), 그리고 2017년에는 20승 고지에 오르면서 팀을 우승까지 이끌어 MVP를 손에 넣었다.
미국서 돌아와 90억 원의 FA 계약을 맺은 윤석민과 기량이 절정에 달한 양현종의 최강 원투 펀치 조합은 엇갈린 전성기로 인해 가동되지 못했다. 결국 부상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한 윤석민이 먼저 마운드에서 내려오며 KIA 팬들의 아쉬움이 더욱 짙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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