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파기환송심, 이르면 2월 중 최종 선고
현 사장단 체제로 글로벌전략회의…연초까지 유지 전망
이재용 부회장 파기환송심, 이르면 2월 중 최종 선고
현 사장단 체제로 글로벌전략회의…연초까지 유지 전망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 노조와해 등 재판 리스크 등으로 인해 결국 임원인사가 해를 넘기게 됐다. 내년 2월에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가 예정돼 있어 삼성 인사는 재판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인사를 단행하지 않고 내년 초까지는 현재 사장단 체제를 유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재판과 인사는 별개로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경영권 불확실 속에 정기인사 등 굵직한 현안을 다루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는 이르면 2~3월, 늦으면 4~5월 중 나올 가능성이 높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심리를 진행하는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지난 3차 공판기일에서 손경식 CJ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증인신문을 위한 4차 공판기일은 다음달 17일이다.
당초 연내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최종 선고가 추가 증인 채택과 법원인사 등의 영향으로 해를 넘기면서 매년 12월 초에 하던 인사 또한 뒤로 밀렸다. 통상 12월 첫째주에 정기인사를 단행한 후 각 사업부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포함한 내용을 발표했지만 오너 부재라는 중대한 사안이 걸린 만큼 내부적으로도 재판에 전념하고 있다.
또 17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의혹 사건 1심 선고 공판에서 노조 설립 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과 강경훈 인사팀 부사장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연이은 재판이 경영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며 당장의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모양새다. 이 부회장 최종 선고에서 경영권 안정을 보장받는다면 인사는 그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6일부터 20일까지 디바이스솔루션(DS)·소비자가전(CE)·IT모바일(IM)· 부문 등 사업부문별로 내년도 경영전략을 세우는 하반기 글로벌전략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각 부문을 맡고 있는 김기남 부회장(DS)·김현석 사장(CE)·고동진 사장(IM) 등 3명의 부문장이 참석했다.
보통의 인사대로라면 새 전략을 세우는 자리를 새 부문장 또는 유임된 부문장이 이끌지만 인사가 미뤄지며 기존 사장단 체제로 진행됐다. 연초에는 신제품을 선보이는 행사가 많아 새 전략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내년 초까지는 현재 사장단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도쿄올림픽을 맞아 특수를 누리는 8K TV 시장을 선점해야 하고 폴더블폰 시장 확대와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와 경쟁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 반도체는 내년 메모리반도체 시장 회복 등 실적개선이 기대되지만 빠르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수립한 전략을 바탕으로 목표달성에 힘써야 하는 이때 인사하는 건 적적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김현석 사장은 내달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행사인 ‘CES 2020’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라이프스타일을 혁신하겠다는 회사의 비전을 공유한다. 김기남 부회장과 고동진 사장도 전시장을 찾을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CES에서 인공지능(AI) 스피커인 갤럭시 홈 미니·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 등 신제품을 선보일 전망이다. 2월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S11 시리즈,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 후속 모델, 클램셸(조개껍질) 형태의 차기 폴더블 스마트폰 등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사는 정해진 시기 없이 단행할 수 있지만 현재 삼성전자의 상황에서는 이 부회장 선고 이후 경영권이 안정된 상태에서 정기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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