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 전 총무원장 동안거 현장 상월선원 찾아가
법당 앞서 합장 반배, 소원 적은 연등 매달기도
"국민통합 측면에서 모든 종파와 같이 가겠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자승 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큰스님 등이 동안거를 하고 있는 선원을 직접 찾으며 불교계와의 관계 개선 의지를 보였다.
황 대표는 31일 오전 경기 하남 위례신도시에 위치한 상월선원을 찾았다. 상월선원 총도감 혜일스님과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 등이 마중 나오자 황 대표는 스님들과 일일이 합장으로 인사를 나누는 한편, 인연이 있는 자승 전 총무원장큰스님의 안부를 묻는 등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불상이 모셔진 법당 앞뜰에서 합장 반배를 올린 황 대표는 이어 혜일스님의 인도로 선원 곳곳을 둘러봤다. 불자들이 선원 울타리에 소원을 담은 연등을 6만여 개나 달았다는 말을 전해들은 황 대표는 그 자리에서 '국민화합 세계평화, 큰스님들의 건강을 기원합니다'라는 글귀를 담은 연등을 바로 선원 울타리에 달기도 했다.
자승 큰스님은 동료 스님 8명과 함께 천막 안에서 동안거(冬安居) 중인 관계로, 이날 황 대표와 자승 큰스님의 만남은 이뤄지지 못했다. 동안거 중에는 외부 출입을 자제하고 결사 현장에서 좌선 수행만 하는 것이 상례다.
이에 황 대표는 천막 밖에서 큰소리로 "자승 큰스님, 저 황교안입니다"라며 "큰 결사 존경드리고 많은 성과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건강하세요"라고 외쳐 인사를 대신했다.
법당으로 들어간 황 대표는 이후 스님들과 차담을 나눴다. 황 대표는 "어렵고 힘든 일을 잘하지 않는 시대에 자승 큰스님이 큰 본을 보이시는 것 같다"며 "자승 큰스님이 '많은 난관에 봉착할 수 있지만 자신을 내려놓고 초심을 잘 새기며 국민과 나라를 위해 큰 길을 담대히 걸어가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라는 말씀을 해주셨었다"고 회상했다.
아울러 "자승 큰스님은 안 지가 좀 됐다. 어려울 때마다 뵙고 많은 말씀을 듣고 지혜를 배우고 있다"며 "겨울에 힘든 때 90일 이상을 지내시면서 우리 국민들에게 설파하실 그런 말씀들을 주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상월선원과 자승 큰스님 예방은 총선을 앞두고 불교계와의 얽힌 실타래를 풀기 위한 화합의 행보로 분석된다. 황 대표는 독실한 침례교도로 알려져 있는데, 지난해 2·27 전당대회에서 한국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합장 거부와 육포 오배송 사태 등으로 불교계와의 관계 설정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국회 정각회장을 지낸 주호영 의원 등 한국당 정각회원 의원 11명과 김성원 대변인, 경기 하남의 지역구 의원인 이현재 의원 등 13명도 이번 황 대표의 불교계 예방에 대거 동참해 불교계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기에 힘을 보탰다.
국회로 돌아온 황 대표는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승 큰스님이 동안거에 들어갔다가 나오실텐데 그 전에 고생 너무 많으셨다는 뜻을 전하고, 자승 큰스님의 뜻을 당의 정책 방향에도 반영하는 게 좋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다녀왔다"며 "국민통합의 측면에서 모든 종파와 같이 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사회적 물의를 빚은 설 선물 육포 오배송 사태에 대해서도 "우리가 잘못한 것은 사과 드렸다"며 "이를 계기로 해서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