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 발기인대회서 '공정' 주제로 강연
"문 정권, 정의와 윤리 기준 자체 바꿔버려"
"시간 흐를수록 사회 나아진다는 믿음 깨졌다"
안철수 신당 지지자들 박수·환호로 화답하기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열린 안철수신당(가칭) 중앙당 창당발기인대회 사전행사에서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9일 '조국 사태' 이후 "내가 믿었던 사람과 가치가 완전히 무너진 느낌이었다"며 "하나의 세계가 무너진 듯했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오후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열린 안철수 신당(가칭) 발기인대회에서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을 주제로 강연을 하다가 울컥해, 5초 가량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저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롭다는 말을 정말 믿었다. 그러나 기회의 평등은 '아빠 찬스'였고, 과정의 공정은 '문서 위조'였고, 결과의 정의는 '부정 입학'이 됐다"면서 "나이가 들어서 화가 나면 눈물이 난다.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더라"라고 밝혔다.
특히 조 전 장관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스스로 '사회주의자'라고 밝힌 것을 두고 "그렇게 살아놓고 어떻게 사회주의를 말할 수 있나. 자기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강남에 건물 사는 게 목표고, 딸과 아들은 각각 의전원과 법전원에 들어가는 것은 전형적인 강남 욕망과 맞닿아있는 것"이라며 "사회주의를 말하지만, 사실은 가장 천박한 속물 자본주의"라고 분개했다.
이어 일부 민주당 의원들을 비롯한 친여 성향 인사들이 동양대 표창장에 대해 '어디 지방에 있는지도 모르는 대학 표창장이 의전원 합격에 얼마나 도움이 됐겠느냐'라고 말한 것을 두고도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대학교수 자리는 왜 안 내놓나. 지방 차별하는 게 개혁 정권인가"라며 "저들이야말로 철저한 학벌주의자라는 걸 깨달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 전 교수는 조국 장관과 조국 일가의 혐의가 각각 11개, 20개에 달하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들을 엄호하는 친여 성향의 인사들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안도현 시인이 '강남 건물주 꿈꾼 것이 범법행위냐'고 한 것을 두고는 "연탄재는 평생 볼 일이 없을 강남 사모님을 위해 강남 무시하지 말라 한다"며 "강남 아파트 사는 꿈 꾸시라. 다만 합법적인 방법으로 실현하라"고 일침했다.
안도현 시인은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라고 시작하는 시 '너에게 묻는다'로 잘 알려져 있다. 정 교수는 주변에 "강남 건물 사는 게 목표"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정 교수의 동양대 사무실 컴퓨터 반출을 놓고 '증거 보존 차원'이라고 주장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향해서는 "연예계에서 이제는 개그계로 가셨다"고 평가했다.
그는 "적어도 과거에는 진보든 보수든 정의와 윤리의 기준 자체는 흐트러트리지 않았는데, 지금 정권은 그 기준 자체를 바꿔 잘못하지 않은 상태로 바꿔버린다"며 "사실을 부정하려니 논리를 파괴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제 윤리는 아무 의미가 없어졌다. 선악의 기준도 헷갈리고 있다"며 "문서를 위조한 게 잘한 것인가. 그런데 이제는 잘하지 않았다는 것을 논증해야 한다. 1+1이 왜 2가 되는지 논증해야 한다면 소통 자체가 제대로 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진보주의자는 사회가 시간이 흐를수록 나아진다는 믿음이 있었는데, 그 믿음이 깨졌다"고 토로했다.
안철수 전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안철수와 함께 만드는 신당 발기인대회 2부 행사로 열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강연 "무너진 정의와 공정의 회복"에 참석해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진 전 교수는 "저들은 시민들이 자신들의 프로파간다에 멍청하게 선동당하는 사람으로 본다"며 "그들은 대중의 이성을 믿지 않는다. 얼마든 조작·선동될 수 있는 존재고, 자신들이 조작하면 얼마든지 이익을 취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저들의 대중에 대한 인식이 너무 끔찍하고 무섭고 혐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에 대해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여야의 문제도 아니다. 선거에서 이기냐 지냐의 문제도 아니다"라며 "제발 당리당략에서 벗어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정치인은 사회를 책임지는 사회들이다. 이 사회를 더 낫게 만들어 아이들에게 물려줄 의무가 있는 것"이라며 "정치는 공적인 거다. 설사 내 아이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모두의 아이를 위해 하는 게 진보와 보수의 기본적 가치다. 이것을 안 지키면 정치를 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날 안철수 신당 발기인대회에 참석했던 지지자들은 진 전 교수의 강연에 큰 박수와 환호로 화답하며 공감했다.
강연이 끝난 뒤 질의응답 과정에서 한 지지자는 '2022년 5월(차기 대선)까지 한국에 계속 남아 지금 같은 역할을 해주셨으면 한다'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또 다른 지지자는 사회를 바꾸기 위해 다른 세력과의 연대는 어떻게 보느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여기서 다른 세력은 '안철수 신당'으로 해석됐다.
진 전 교수는 "제가 여기 있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또다시 586이 소환되는 것은 한국사회의 문제"라며 "이제 젊은 세대가 나올 거다. 그들에게 기회를 줄 때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신당과의 연대 여부에는 "저는 논객이다. 논객은 옳고 그른가만 판단하면 된다"며 " 그 이상을 하면 망가진다. 어용이 된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면 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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