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계엄의 강' 건너겠다는데…與, 지선 변수에도 냉담한 이유는

김주훈 기자 (jhkim@dailian.co.kr)

입력 2026.01.09 05:10  수정 2026.01.09 05:10

"진정성 없어"…민심 영향 최소화 판단

與, '내란몰이' 프레임 당분간 효과 유지

지선 전략 변수는 '국민의힘 개혁' 여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충남·대전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특별위원회 제2차 전체 회의에서 박수받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사과하며 당을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여당 입장에선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변수가 생긴 것이다. 소위 내란몰이 프레임 약화와 견제론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내에선 위협을 느끼지 않는 분위기다. 당권 사수를 위한 고육지책에 불과해 민심을 흔들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8일 장 대표의 쇄신안에 대해 혹평을 넘어 평가절하까지 하는 상황이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의힘이 2차 종합 특검을 반대하는 것을 두고 "국민한테 사과는 하겠지만 내란청산을 위한 특검은 안 된다는 것은 모순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급기야 박상혁 원내소통수석부대표는 당명 변경 추진을 두고 "'내란의힘·국민의짐·국민의암' 제안이 있으니 살펴서 개정하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치권에선 그동안 국민의힘의 개혁 방안을 주목해 왔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선거인 만큼 '집권 여당 프리미엄'이 강하게 작용하는데, 유일한 변수로 국민의힘 개혁 여부가 꼽혔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은 오는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2차 종합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정청래 대표는 올해 특검을 통해 '내란 잔재'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여당의 이번 지선 프레임은 사실상 '내란몰이'가 될 전망이다.


여당 입장에선 이번 지선이 이재명 정부 첫 선거라는 점에서 유리한 고지에서 치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야당에 대한 견제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내란 프레임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선뿐만 아니라 현재 민주당이 정국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동력이기도 하다. 다만 국민의힘이 이른바 '계엄의 강'을 건너면 효력이 사라질 수 있는 전략이지만, 국민의힘이 비상계엄 사태 1년이 된 지난해 12월 3일에도 절연하지 못한 탓에 현재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장 대표는 지선을 5개월여 앞둔 전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비상계엄은 잘못된 수단이었다"며 "과거 일은 사법부의 판단과 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넘어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제기된 당내 요구를 수용해 직접 머리를 숙였지만, 여당은 물론 국민의힘 내 일부에서도 혹평이 나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절연 요구에 대해선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아 '반쪽짜리 사과'라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나아가 △청년 중심 정당 △전문가 중심 네트워크 정당 △국민 공감 연대 등 3축을 토대로 당 외연을 확장하고 변화를 이루겠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여권에선 "현실성이 있느냐"라는 의문이 나왔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떠밀려서 하듯, 윤석열과의 절연은 전혀 언급도 없이 하기 싫은 사과를 뜨뜻미지근하게 한 것만 같은 입장"이라면서 "이런 식으로 당명을 개정한다면 국민으로부터 '그래 잘했다, 국민의힘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국민의짐으로 개명하라'는 호된 꾸지람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쇄신안을 발표하며 12·3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여권에서 장 대표의 사과가 지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지만, 핵심은 '현실성'이다. 장 대표는 개혁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이미 비상계엄 사태 1주년으로부터 한 달이 지났다. 지선을 앞두고 당 안팎으로 절연 요구가 거세진 이후 나온 사과라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민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지표가 되는데, 여당에선 현재로선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기자회견 전에 보수 유튜버 고성국 씨가 입당한 것으로 아는데, 내란에 대해 사과하는 것이 진정성이 있겠느냐"며 "지선 목적보단 당내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PK) 세력을 달래기 위한 목적이자, 강성 지지층을 지키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 역시 장 대표의 행보에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지선에 어떤 영향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당내 일부에선 이번 장 대표의 쇄신안으로 보수 분열이 일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특히 그동안 장 대표와 각을 세운 한동훈 전 대표 역시 "진정성이 없다"고 지적하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윤 전 대통령 절연 여부보단, 이면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력 간 알력 다툼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 사과 전 고 씨가 입당한 것을 언급, "진정으로 윤어게인과 계엄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행동"이라면서 "그런 사람을 공개적으로 당에 모셔오는 듯이 입당시키면 (국민이) '계엄을 과연 극복할 의지가 있는 것이냐' 이렇게 생각하지 않겠느냐"라고 비판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제 국민의힘 내부에서 갈등이 대외적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 확장성 현실화 가능성을 두고 내부 갈등이 격렬해질 수 있고, 또다시 윤석열 세력과 결별할 수 있냐는 문제로 다툴 것이기 때문에 장 대표의 과제가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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