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린사옥 인근 식당 6곳, 호프집 1곳 찾아 직원들과 술잔 기울여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울 서린동 본사 인근 식당에서 하루에 무려 7차례나 자리를 옮겨 가며 저녁 회식을 가졌다. 임직원들과의 잦은 스킨십으로 유명한 최 회장은 이에 더해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인근 식당가를 자주 이용하자는 의미에서 이같은 행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9일 저녁 6시부터 11시께까지 서울 종로구 서린사옥 인근 다동 및 무교동 식당 6곳과 호프집 1곳 등 총 7개 회식 장소에 들러 직원들과 술잔을 기울였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예정에 없는 ‘번개’ 형식으로 회식을 제의했고, 직원들이 먼저 자리를 잡고 식사 중인 곳을 찾아 20~30분씩 머물다 자리를 옮기는 식으로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직원들이 회식을 하고 있는 곳을 찾아 함께 소주와 맥주잔을 기울이며 담소를 나눴고, 함께 ‘셀카’를 찍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SK가 추구하는 가치인 ‘모든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강조하며 주변을 돌아보자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행복경영’의 범위를 SK 구성원들 뿐 아니라 협력사들과 주변의 모든 이해관계자들까지 확장하자는 경영방침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지난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매출 감소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변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해 주 1회 점심시간에 구내식당 문을 닫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19일부터 SK네트웍스의 중구 명동사옥, SK건설의 종로구 관훈빌딩, SK C&C와 SK하이닉스가 입주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 소재 U타워 등 3곳이 점심시간에 문을 닫고 직원들의 외부식당 이용을 독려했다.
SK(주)와 SK이노베이션, SK E&S가 입주한 서울 종로구 서린사옥, SK텔레콤이 입주한 서울 중구 T타워, SK브로드밴드 및 SK텔레콤이 입주한 중구 남산빌딩도 오는 21일을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마다 점심시간 운영을 중단한다.
최 회장의 저녁 회식은 ‘주 52시간제’로부터도 자유롭게 된 만큼 앞으로도 종종 이어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과의 회동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내수 진작을 위해 회식이 주 52시간제에 저촉되는지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달라”고 건의했고, 청와대는 “경제부총리가 이미 자율적 회식은 근무시간에 포함이 안된다고 밝혔고, 정부도 널리 홍보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