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지역구 무공천·비례대표만 공천' 발표
반문연대 지키면서 중도·다당제 훼손 안해
안철수계 통합당 합류와 연장선상 해석도
"큰 길에서 다시 만날 것"…대선 국면 염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4·15 총선에서 전국 253개 모든 지역구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대표 후보만 공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구 선거에서는 "야권 후보를 선택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미래통합당과의 선거연대에 "관심 없다"며 일축해왔는데, 이번 결정은 사실상 선거연대를 내포한 것으로 해석됐다.
최순애 정치평론가는 안 대표의 지역구 무공천·비례대표 공천 결정에 대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려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안 대표는 지역구 선거에서 "야권 후보를 선택하자"고 말해,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막기 위해 야권이 단일대오를 이뤄야 한다는 대의명분을 거스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미래통합당과 합당하지 않음으로써 중도노선과 다당제 가치를 버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지역구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라, 정당 득표를 높여 의석수를 확보하는데 주력할 수 있게 됐다.
국민의당이 총선에서 일정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중도보수 유권자의 정당투표를 끌어내야 한다.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안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례대표에 대한 법과 제도의 취지를 농락하는 위성정당의 먹잇감이 되지 않고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사실상 지역구 투표는 미래통합당에, 정당 투표는 국민의당에 하는 '분리투표'를 제안한 것이다.
국민의당 정당 지지율 관리와 인재영입의 중요성도 커졌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17~21일 여론조사한 결과 국민의당 지지율은 2.3%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안 대표는 "리얼미터는 공정성 시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며 지지율이 8%대가 나온 또다른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이 지지율 반등할 여지가 남아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인재영입과 관련해선 "다양한 분들을 만나고 있다"며 "다음주 초부터 인재영입을 포함한 여러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일각에서는 안 대표의 지역구 무공천 결정과 안철수계 인사들의 미래통합당 합류를 같은 연장선상에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최순애 정치평론가는 "안 대표가 국민의당으로 비례대표 의원들을 배출하고 안철수계는 미래통합당 지역구 출마로 살아돌아오면, 대선 국면에서는 뭉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그분들은 저와 같이 오랫동안 고난을 이긴 분들"이라며 "큰길에서 함께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오는 1일 미래통합당에 입당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