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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주총-증권] 실적 부진 CEO 연임 불투명·사외이사 이력 '각각'


입력 2020.03.04 06:00 수정 2020.03.03 22:53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NH·교보·유안타·DB금투 등 상장사 CEO 연임 여부 촉각

사상 최대 실적, 주가는 급락...증권사들 배당유지 전망

여의도 증권가 전경.ⓒ뉴시스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증권사들은 대표이사 및 사외이사 선임 등을 주요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특히 이달 임기가 끝나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라임 사태로 증권주 주가가 급락한 가운데 증권사들의 배당 규모도 화두로 떠올랐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장 증권사 중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현직 증권사 CEO는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고원종 DB금융투자 사장 등이 있다. 대다수 증권사가 지난해 열악한 영업 환경 속에서도 호실적 달성에 성공하면서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 중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최현만 수석부회장을 재선임하기로 결의했다. 조웅기 대표이사 부회장 재선임 안건도 의결돼 오는 25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임기는 2021년 3월까지 1년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1.95% 증가한 727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대비 43.66% 증가한 6637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에 따라 업계는 최 부회장 등이 어렵지 않게 연임이 될 것으로 전망해왔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도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4764억원의 당기순이익, 575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1.8%, 6.5% 증가한 기록이다. 다만 NH투자증권이 CEO 교체 때마다 외풍 논란에 시달린 경험이 있다는 점은 변수다. 농협중앙회장 교체와 NH농협지주 회장 임기 만료 등과 겹치면서 이에 따른 영향이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다.


교보증권은 김해준 대표의 연임과 함께 신임 박봉권 대표의 선임 안건이 상정돼있다. 오는 25일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12년간 김해준 단독 대표 체제였던 교보증권은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교보증권은 작년 전년대비 7.93% 오른 8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04억원으로 전년보다 18.27% 증가했다. 김 대표는 주총에서 6연임이 확정되면 역대 최장수 증권사 CEO에 등극하게 된다.


다만 일부 증권사는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CEO가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주총소집결의를 공시했지만 서명석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주총에 상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달까지인 서 사장 임기는 자동 만료되고 서 사장은 7년 만에 공동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유안타증권은 궈밍쩡 대표이사 단독체제로 운영된다.


앞서 서 사장은 실적 악화 등으로 연임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으나 2013년 동양사태 이후 경영정상화에 기여했다는 면에서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일각에선 2010년부터 사장직을 유지해온 고원종 DB금융투자 사장의 교체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주총의 신규 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주목받고 있다. 올해부터 상법 시행령 개정으로 상장사 사외이사의 임기가 최대 6년(계열사 합산 9년)으로 제한된다. 이에 사외이사 신규 선임에 나서는 증권사들이 유력인사들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오는 13일 주총에서 김석진 한국투자금융지주 윤리경영지원실장을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한다. 김석진 사외이사 후보자는 금융감독원 증권감독국 팀장과 금감원 뉴욕사무소 수석조사역을 거쳐 한국투자증권 상근 감사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증권은 오는 20일 주총에서 장범식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장범식 사외이사 후보자는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과 한국증권학회 회장 등으로 활동했고 키움증권·동부증권(현 DB금융투자), KB증권 사외이사 등의 경력이 있다.


교보증권은 이번 주총에서 이찬우 전 국민대 특임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이찬우 교수는 신용협동조합중앙회 신용공제사업 대표이사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등을 거쳐 현재는 DB하이텍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오는 19일 주총에서 최병철 현대차증권 사장을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최 사장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자동차에서 재경본부 부사장을 역임했다. 사외이사인 손인옥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과 고중식 전 금융감독원 회계감독2국장, 고봉찬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모두 재선임될 예정이다.


올해 라임 사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충격 등으로 증권주 주가가 내려앉으면서 각 증권사의 배당 규모도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그동안 증권주는 대체로 고배당을 유지해왔지만 최근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서 같은 수준의 배당정책을 이어갈 지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


지난해 증권사들은 투자은행(IB) 사업 확대 등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해 투자자들의 불만을 키웠다. 여기에 라임 사태 후폭풍으로 인해 증권사들의 사업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주주 가치는 더욱 뒷전으로 밀려나는 게 아니냐는 근심이 깊어졌다. 특히 전통적인 고배당 증권주로 꼽혀온 대신증권의 배당 규모에 주주들의 관심이 쏠렸다.


이미 삼성증권,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등이 전년보다 주당 배당금을 상향한 가운데 대신증권은 오는 20일 주총을 앞두고 지난 2일 이사회를 열어 2019 회계연도 결산 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1000원을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직전 회계연도(620원)와 비교해 61.3% 늘어난 수준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다소 달라질 수 있지만 작년 결산배당은 다른 증권사들도 기존 규모를 유지하거나 예년보다 확대해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는 경향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총 시즌 전반적으로는 전자투표 플랫폼 서비스를 둘러싼 증권사 간 경쟁이 관심사로 부상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다중이 밀집하는 주총 개최가 어려워진 만큼, 금융당국은 상장사의 전자투표 제도 채택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작년까지 예탁원과 미래에셋대우만 제공하던 전자투표 서비스 제공 기관에는 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가 새롭게 추가됐다. 이들 기관과 전자투표 이용 계약을 체결한 상장사는 이달 현재 1486개사로 전체 상장사 2354개사의 63.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가 작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전자투표 시스템인 ‘플랫폼V’를 선보이면서 성과를 거뒀고, 삼성증권이 올해 ‘온라인 주총장’ 서비스를 출시하며 미래에셋을 뒤쫓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전자투표 도입 확산 속에 신한금융투자도 곧 전자투표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라서, 다른 대형 증권사들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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