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시즌 명확한 콘셉트와 도전정신으로 독보적인 브랜드를 구축해온 '연극열전'이 오는 5월부터 여덟 번째 시즌 2020 '연극열전8'을 개최한다.
한국 연극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대중화의 가능성을 연 2004 '연극열전'을 시작으로 매 시즌 신선한 반향을 일으켜온 '연극열전'은 또 한 번 연극의 매력과 가치를 선보일 예정이다.
'연극열전8'은 진정성 있는 목소리로 지금, 우리 사회에 유효한 질문을 던지는 라이선스 초연작 5개 작품을 연이어 선보인다.
첫 번째 작품 '렁스(LUNGS)'는 영국 작가 던컨 맥밀란의 작품으로 2011년 초연 이후 세계 곳곳에서 꾸준히 공연되고 있다.
두 남녀의 사랑과 인생이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사회, 세계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대화로 이어지는 2인극으로 한 연인이 겪어내는 장대한 시간을 무대장치나 소품, 조명, 의상 등 미장센의 변화 대신 두 배우의 연기로 채운다.
개인의 선택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그리고 그 어떤 상황에도 결국은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렁스'는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날로 높아지고, 의식 있는 소비가 화두로 떠오른 오늘날 더 유효하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두 번째 작품 '마우스피스(MOUTHPIECE)'는 2018년 에든버러에서 초연된 최신작으로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가졌지만 환경적 제약으로 이를 펼칠 수 없는 데클란과 슬럼프에 빠진 중년의 극작가 리비의 만남을 그린다.
극 중 인물 사이에 진행 중인 이야기와 그것을 소재로 쓰인 작품이 관객에게 동시에 전달되는 '메타씨어터' 형식의 극으로, 관객은 리비가 쓰고 있는 작품을 보면서 동시에 작품의 소재로 이용된 데클란의 삶과 선택을 보게 된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작품은 계층 간 문화 격차와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를 효과적인 방식으로 전달하면서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다룰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지, 예술 작품의 진정성은 누가 정하는지, 오늘날 현대 사회에서 예술은 어떤 책임을 갖는지 그리고 연극을 '본다'는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다.
세 번째 작품 '네이처 오브 포겟팅(THE NATURE OF FORGETTING)'은 작년 초 '연극열전7' 네 번째 작품이자 우란문화재단 기획 공연으로 국내에 소개됐던 '네이처 오브 포겟팅'의 라이선스 초연작이다. 주요 오리지널 창작진과 한국 배우 및 연주자의 협업으로 공연된다.
기억이 사라지는 순간에도 영원히 남는 무언가를 찾아가는 아름다운 여정을 2인조 라이브 밴드의 풍성한 선율과 역동적인 몸의 언어로 그린 이 작품은 2019년 초청공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국내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 배우와 연주자에 의해 공연되는 만큼 국내 관객들에게 정서적으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예정이다.
네 번째 작품 '아들(LE FILS)'은 '연극열전7' 세 번째 작품 '진실X거짓'으로 국내 관객들에게도 잘 알려진 프랑스 극작가 플로리앙 젤레르의 대표작인 '가족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2016년 명동예술극장에서 박근형, 윤소정 주연의 '아버지', '어머니'가 공연된 바 있다.
노인성 치매에 초점을 맞춘 '아버지', 중년의 불안감을 그린 '어머니'에 이어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을 담았다는 '아들'은 사춘기 청소년의 불안과 우울을 화두로 던진다. 지극히 일상적인 대화들로 우리 삶의 단면을 고스란히 무대 위에 올린 듯한 사실성은, 비일상적인 충격이 얼마나 갑작스럽게 우리를 덮치는지 새삼 깨닫게 한다.
다섯 번째 작품 '킹스 스피치(THE KING'S SPEECH)'는 2012년 영국에서 초연됐고,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동명 영화가 원작이다.
형인 데이비드(에드워드 8세)의 로맨스 때문에 예정에 없던 왕위에 오르게 된 버티(조지 6세)와 말 더듬는 증세로 대중 앞에 나서지 못하는 버티의 언어치료사 라이오넬의 실화를 다뤘다.
2차 세계대전이라는 국가적 위기까지 닥친 상황에서 자신의 자리에 맞는 책임을 지기 위한 한 인간의 절박한 분투는 10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 지금의 우리에게도 '진정한 지도자'에 대한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