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17세 사망자 최종 음성…사인은 여전히 미궁

방역당국, 진단키트 오류가능성에 선 그어

영남대병원 '코로나 실험실' 오염 가능성 제기

사망진단서 상 '코로나19' 기재에 대해선 "틀린 판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대구에서 폐렴증세를 보이다 사망한 17세 남성에 대한 코로나19 최종 진단결과는 음성이었다. 객관적 결과를 위해 방역당국 자체검사 외에 민간 의료기관에서도 관련 검사를 실시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방역당국은 영남대병원에서 실시한 진단검사에서 한 차례 양성반응이 나온 것과 관련해선 진단검사가 이뤄진 영남대병원 연구실이 오염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진단키트 오류가능성에 대해선 "추호도 의문을 가질 필요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객관적인 진단검사를 위해서 방대본 이외에 서울대학교병원과 연세대세브란스병원에서도 진단검사를 시행했다"면서 "이와 관련해 진단검사관리위원회는 코로나19 음성으로 최종판단 했고, 중앙임상위원회는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여부 확인을 위한 부검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의견을 매듭지었다"고 말했다.

방대본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와 모든 시험기관의 모든 검체에서 코로나19가 검출되지 않았다"며 "영남대학병원으로부터 검사 원자료를 제공받아 재판독한 결과, 환자 검체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대조군 검체에서도 PCR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실험실 오염이나 기술 오류 등을 합리적으로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영남대학교 코로나19 검사를 오늘 오전 잠정 중단토록 하고, 민관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가단을 파견해 실험실 관리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 조사에 따르면, 영남대병원 등은 지난 13일부터 해당 사망자가 사망한 18일까지 13번에 걸쳐 진단검사를 실시했다. 12번 연속 음성판정이 나왔지만, 18일에 실시한 마지막 검사에서 소변 등으로부터 한 가지 유전자에 대해 양성반응이 확인된 것으로 파악됐다.

영남대병원은 이 같은 검사결과에 근거해 사망진단서 상 사인을 '코로나 폐렴에 의한 급성호흡부전'으로 적었지만, 후에 유족과 협의해 '일반 폐렴'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권 부본부장은 코로나19 연관성을 언급한 영남대측 최초 사인 판단과 관련해 "해당 의료기관인 영남대의료원의 검사상 잘못이 발생한 부분"이라며 "잘못에 근거한 임상적 판단이기에 맞는 판단은 아닌 것으로 당연히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명확한 사인‧진료 과정상 문제에 대해선 함구

방역당국은 구체적 사인에 대해선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망 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권 부본부장은 구체적 사인에 대해 "현재로서는 코로나19 방역대책과 관련이 없다"며 "다른 절차나 과정을 통해서 살펴볼 영역으로 판단하고 있다. 임상위원회에 참여하신 전문가들과 필요할 경우 추가 논의를 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열 증상을 보였음에도 귀가조치가 내려지는 등 '의료기관 대응 미흡으로 치료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당장은 코로나19 방역과 직접 연관성은 없는 상황이라 판단을 구해보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해당 사망자는 지난 12일 오후 6시 고열증세로 경산중앙병원을 찾았지만 선별진료소가 문을 닫았다는 이유로 진단검사 및 치료를 받지 못했다. 다음날 같은 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아 진단검사와 폐 X선 촬영을 받았고 폐 염증 증상까지 확인했지만 의사 진료와 약 처방만 받았다. 자택에 머물던 중 증세가 급격히 악화된 해당 사망자는 영남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다 지난 18일 오전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