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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철강·조선업계 '버티기' 총력…"해외공장 셧다운에 발주 지연까지"


입력 2020.03.31 05:00 수정 2020.03.30 18:00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포스코·현대제철, 해외 공장 '셧다운'으로 비상체제

조선 3사, 잇따른 발주 지연·축소로 상반기 부담 가중될 듯

고로 출선 장면ⓒ포스코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공장이 줄줄이 문을 닫고 발주도 지연되면서 철강·조선업계가 비상경영에 나서고 있다.


이번 악재로 최소 올해 상반기까지는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철강·조선업체들은 우선적으로 국내 사업장을 정상 운영하며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 공장 곳곳이 문을 닫았다. 이탈리아에 위치한 스테인리스 가공 공장 '포스코 ITPC'가 4월 3일까지 가동을 중단하며 인도와 동남아 공장 등 4곳 가공센터도 31일까지 멈춘다.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제히 휴업 조치를 내린 데 따른 것이다.


포스코는 국내 사업장을 정상 운영하며 해외 상황에 유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 27일 정기주총에서 "현재까지는 큰 영향은 없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판매체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현재 코로나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비상상황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 철강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철강사들의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 하락은 내수 판매 뿐 아니라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의 해외 사업장 가동 중단으로 현대제철 역시 연쇄 피해를 입고 있다. 현대제철 미국 앨라바마 강판 가공센터는 현대·기아차 휴업 일정에 맞춰 내달 10일까지 가동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 첸나이 철강가공센터(SSC) 및 강관공장은 31일까지 공장을 멈춘다. 인도 아난타푸르 SSC는 지난 23일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해외 사정 악화로 현대제철 역시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버티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판재류와 봉형강 제품을 인상중이나 수요가 받춰주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


열연 유통 가격의 경우 3월 t당 70만원으로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철근은 t당 63만원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나 4월 비수기에 돌입하면 다시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이 유지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가격 상승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FSRUⓒ대우조선해양

조선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선사 및 업체들이 발주를 연기하거나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호주 해양플랜트업체인 우드사이드 페트롤리엄(Woodside Petroleum)은 스카보로(Scarborough) 가스전을 포함, 3대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결정을 연기했다. 노르웨이 국영 석유회사인 에퀴노르의 LPG(액화석유가스) 운반선 발주 역시 지연되는 상황이다.


국내 조선사들이 강점을 보이는 대형 LNG운반선, 초대형유조선(VLCC) 발주가 나오지 않으면서 현대중공업·대우조선·삼성중공업 수주도 동반 감소했다.


현대중공업(삼호·미포 포함)의 이달 16일 기준 누계 수주는 9억달러로 전년 3월 누계 26억6300만 달러보다 66.2% 감소했다. 대우조선은 작년 3월 11억 달러보다 73.6% 줄어든 2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3억 달러로 전년 보다 76.9% 급감했다.


최근 유가 하락으로 유조선 및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발주를 기대하고 있지만 수주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선가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선박 가격 흐름을 나타내는 신조선가 지수는 129포인트로 지난해 말 보다 1포인트 하락했고 벌크선(케이프사이즈)과 유조선(VLCC)도 전주보다 떨어졌다.


조선 3사는 LNG선 등 대형 프로젝트 발주를 기다리면서 컨테이너선, 벌크선 등 선종에 관계에 없이 수주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글로벌 선사들이 올해 프로젝트 계획을 2021~2022년으로 미루거나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대규모 LNG선 발주가 관건이나 올 하반기 가능성이 높은 만큼 조선사들은 당분간 어려운 시기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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