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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롯데는 안되고, 메가박스는 되고…'트롤' 개봉 엇갈린 반응


입력 2020.04.10 08:08 수정 2020.04.10 08:09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29일 극장·VOD 동시 공개

관객들 사이에서도 의견 갈려

'트롤: 월드 투어'ⓒ유니버셜픽쳐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트롤: 월드 투어'의 극장·주문형 비디오(VOD) 동시 공개와 관련해 영화계와 관객들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트롤: 월드 투어'는 팝, 록, 클래식, 컨트리, 펑크, 테크노로 이루어진 6개의 트롤 마을에서 벌어지는 익사이팅 뮤직 배틀을 그린 영화다. 전 세계 3억5000만 달러(약 4266억원)의 흥행 수익을 기록한 '트롤'(2016)의 속편이다.


앞서 드림웍스는 '트롤: 월드 투어'를 오는 29일 극장과 VOD로 동시 공개한다고 밝혔다. 통상 영화는 극장에서 개봉한 뒤 흥행 추이에 따라 유예기간(홀드백)을 둔 뒤 IPTV 등 부가 판권 시장에서 공개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극장 관객이 급감하자 온라인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미국에서는 한국보다 앞선 10일 극장 개봉과 동시에 VOD로 공개된다. 모기업 NBC유니버설의 제프 셸 최고경영자(CEO)는 "극장 이용이 가능한 지역에선 관객들이 여전히 극장을 찾을 것이라 믿고 또 바라지만, 세계 다른 지역 사람들의 극장 이용 가능성이 점점 줄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상업 영화로는 이례적이 선택이었지만, 코로나19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국내에서는 메가박스에서만 단독 공개된다. 메가박스는 지난해 10월부터 '더 킹: 헨리 5세', '아이리시맨', '결혼 이야기', '두 교황' 등 넷플릭스 영화를 상영하며 기존 방침을 바꾼 바 있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9일 "유니버셜픽쳐스의 입장을 존중하는 편"이라며 "'트롤'의 극장 상영은 관객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려는 취지다. 새로운 시도라고 봐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CGV와 롯데시네마는 상영을 거부했다. 두 회사는 "극장과 2차 부가 판권시장에서 동시 공개되는 영화는 개봉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신작이 없는 특수상황 속에서도 기존 방침을 고수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트롤'을 기다려온 관객들은 "멀티플렉스는 흐름을 타지 않으려 한다"고 아쉬운 반응을 보였다. 반대 의견도 있다. 또다른 영화 팬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시점에 극장에서 보는 건 무리"라며 극장 개봉이 무리수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영화 유통 구조가 무너지면 극장을 목표로 제작되는 작품들이 기회를 박탈당할 수 있다"며 "극장의 존재 이유도 없어진다"고 짚었다.


CGV 관계자 역시 "영화 산업에서 극장은 가장 중요한데, 극장·VOD 동시 공개 영화가 극장에 걸리면 영화 생태계 질서가 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처럼 특수 상황에서도 예외를 둘 순 없다. 특수 상황이라는 기준도 모호해서 기존 방침을 고수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양경미 영화평론가는 "극장 입장에서는 창구 효과에 따른 수익 구조를 고려할 텐데 코로나19로 인해 이런 구조가 무너지면 유통 질서가 흔들린다"며 "극장 수익 창출에도 힘든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트롤'은 어린이, 청소년들을 타깃으로 한 영화인데 혹시나 이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에서 코로나19가 퍼지면 사회적 비난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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