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 시장에서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이 한 달 만에 110억달러 넘게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여파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3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 달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은 110억4000만달러 순유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외국인 주식투자는 두 달째 순유출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 2월에도 외국인 주식투자는 26억6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 채권자금은 지난 달 36억6000만달러 순유입했다. 이에 따라 주식과 채권을 합한 전체 외국인 증권 투자자금은 73억7000만달러 순유출을 나타냈다.
한은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의 영향으로 민간자금을 중심으로 외국인 주식자금이 큰 폭의 순유출을 보였다고 전했다. 채권자금은 차익거래유인 확대 등으로 유입됐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은 올해 3월 중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미 달러화 수요 급증 등으로 대폭 상승했다가 미 연방준비제도와의 통화스왑 체결 발표, 주요국 정책대응 등으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이번 달 8일 원/달러 환율 종가는 달러당 1220.9원으로 지난 3월 말(1217.4원)보다 3.5원 올랐다.
지난 달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 폭은 13.8원으로 전월(5.1원)보다 크게 확대됐다. 일일 환율이 월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었는지 보여주는 기간 중 표준편차 역시 27.1원으로 한 달 전(13.7원)보다 커졌다.
지난 달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월평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43으로 전월(26)보다 높아졌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금융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 상승은 채권 발행기관의 부도 위험이 높아져 채권을 발행할 때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의미다.
한편, 올해 1분기 국내 은행 간 시장의 하루 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270억5000만달러로 전 분기(259억달러)보다 11억5000만달러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