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모처럼 관객 늘거 신작 출격 대기
예술의전당·고양문화재단 공연 재개
기다리고 기다렸던 문화의 계절은 다시 돌아올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사상 유례없는 '빙하기'를 지내고 있는 영화계와 공연계가 마침내 조금씩 꿈틀대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서 대중들도 서서히 영화와 공연에 눈을 돌리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정부가 시행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5월 5일까지 2주 연장되긴 했지만, 다소 완화된 형태로 시행되는 데다, 4·15 총선도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코로나19에 대한 자신감도 커진 상황이다.
'지옥 아래 또 지옥이 있더라'라는 푸념이 나올 만큼, 추락을 거듭하던 영화관 관객수도 다소 늘었다.
21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주말(18~19일) 관객수는 9만 2343명으로 전주(11~12일)에 기록한 7만 9709명보다 늘었다. 지난 1월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가던 영화계가 마침내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신작들도 하나둘 돌아온다. '이누야시키: 히어로 vs 빌런'(22일), '애프터 웨딩 인 뉴욕'(23일) 등 신작들은 물론,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을 미뤘던 영화 '기생충:흑백판'이 29일 개봉을 확정했다.
23일부터 재개봉하는 '어벤져스'(2012)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29일 재개봉하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와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도 관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온라인 상영으로 대체했던 언론시사회도 최근 모처럼 오프라인에서 개최됐다. 20일에는 이항나, 안내상, 강신일 등이 출연하는 영화 '저 산 넘어'가 주연배우들이 참석한 가운데 언론시사회를 가졌다. 이밖에도 23일 '슈팅걸스'와 27일 영화 '고양이 집사'가 언론 시사회를 오프라인에서 개최한다.
한 영화 관계자는 "아직 모든 게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지난다면, 관객들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계도 움직이고 있다. 먼저 예술의전당은 22일부터 26일까지 연극 '흑백다방'을 자유소극장 무대에 올리기로 했다. 지난 2월 연극 '여자만세' 이후 무려 두 달 만이다. 그동안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국립극장 등 국공립 공연장들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지난 2월부터 거의 모든 공연을 취소해온 만큼,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최근 앙상블 배우의 확진 소식으로 비상이 걸렸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도 23일부터 공연을 재개하기로 했다. 뮤지컬 '드라큘라'도 21일부터 관객들을 만난다.
코로나19 여파로 휴관 중이던 고양문화재단도 고양어울림누리와 아람누리 공연장을 다시 열기로 했다. 첫 공연은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으로 오는 25과 26일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 무대에 오른다.
물론 방심을 경계하는 시선도 많은 게 사실이다. 그만큼 고양문화재단은 무대와 객석은 2m 거리를 유지하고, 1개 열을 비우는 등 관객 안전을 위한 조치를 철저히 시행하기로 했다.
그동안 많은 공연들이 코로나19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취소 또는 연기했지만, 4월 고비만 넘기면 '문화가 꽃피는 계절'이 올 거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오랜 기간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 소외됐던 문화계가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