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취소 결정부터 빠르게 코로나19 대처
이번 위기 이겨내 팬들의 신뢰 회복할지 관심
KBO(한국야구위원회)가 다시 한 번 코로나19에 따른 한 발 빠른 대처로 팬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KBO는 28일 야구회관에서 2020년 KBO 제3차 실행위원회를 개최하고, 개막 이후 올 시즌에 한해 적용되는 코로나19 특별 규정에 대해 논의했다.
주요 사안은 역시나 확대 엔트리의 적용 시점이다. KBO는 기존 9월 1일부터 적용하던 확대 엔트리(28명→33명)를 2연전이 시작되는 일자부터 앞당겨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확대 엔트리 운용은 종전 26경기에서 2배 늘어난 54경기에 적용된다.
2020시즌 정규 시즌은 코로나19로 인해 개막이 한 달 넘게 미뤄진데다 144경기를 오롯이 소화하기로 결정하면서 매우 촘촘한 일정 속에 진행될 예정이다. 따라서 이번 확대 엔트리의 조기 적용은 선수들의 체력 저하를 우려한 자구책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KBO는 원활한 선수 수급을 위해 트레이드 마감일과 포스트시즌 출장 자격 시한 역시 보름 정도 늦추는 융통성을 발휘했다.
체계적이고 능동적인 코로나19 대처는 국내 타 종목 프로스포츠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귀감이 뒤기 충분하다.
KBO는 국내에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지난 2월 27일 시범경기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이후 단장들의 모임인 실행위원회와 구단 대표들이 참석하는 이사회를 격주로 열면서 코로나19의 상황을 지켜봤다. 또한 전문 TF팀을 구성, 보다 안전하고 시기적절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KBO는 TF팀이 구성되고 3일 뒤인 3월 20일 코로나19 통합 매뉴얼을 발표해 전 구단에 배포했다. 이에 구단들도 적극적으로 지침을 따랐고 선수단 내 확진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아 5월초 정규 시즌 개막이 가능해졌다.
실행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이 사안에 대해 일주일 뒤 이사회가 결정하는 방식도 체계적이고 신속했다. 특히 정규 시즌 개막 시점이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KBO는 무리해서 일정을 잡기 보다는 안전하다는 판단이 선 뒤에야 일정을 정했다.
개막하고 나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KBO다. 만약 개막 이후 코로나19 유증상자가 발생한다면 리그의 전면 중단이 아닌 해당 선수의 1군 엔트리 말소라는 운영의 묘를 뒀다.
KBO리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기점으로 관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로 10년 넘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리그를 주관하는 KBO는 높아진 팬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후진적 운영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음주운전이나 폭력, 금지약물 등 사건사고를 일으킨 선수들과 잊을 만하면 언급되는 심판들의 자질논란 등이 꾸준히 발생함에도 솜방망이 징계를 내린 사례가 대표적이다.
코로나19의 위기를 잘 이겨내려면 앞으로도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고, 단계적으로 입장하게 될 관중들의 안전 관리 또한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 KBO가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내 팬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