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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가짜뉴스' 비판, 美 언급 않고 南만 꼬집은 이유는?


입력 2020.05.06 14:26 수정 2020.05.06 14:51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남조선 성행 가짜뉴스 사람들 혼돈 빠트려"

'김정은 위중설'에 결정적 영향 미친 美에 대해선 언급 無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평남 순천인비료공장 건설 현장을 현지 지도하고 있다.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평남 순천인비료공장 건설 현장을 현지 지도하고 있다. ⓒ노동신문

'김정은 신변 이상설'에 힘을 실었던 탈북민 출신 정치인들을 향한 여권의 비판이 지속되는 가운데 북한이 대외 선전매체를 통해 남한의 '가짜뉴스'를 비판하고 나섰다.


다만 관련 논란의 기폭제 역할을 한 미국발 뉴스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아 '상황관리'에 나섰다는 평가다.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 '메아리'는 지난 5일 '남조선에서 가짜뉴스 성행, 보수언론들 앞장'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조선에서 날로 성행되고 있는 가짜뉴스가 사람들을 혼돈상태에 빠지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매체는 가짜뉴스를 '일정한 정치적 및 경제적 목적을 노리고 특정한 대상이나 집단에 대한 허위사실을 의도적으로 조작해 유포시키는 여론조작 행위'로 정의했다. 가짜뉴스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남한에 퍼졌던 김정은 신변 이상설과 관련한 불쾌감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매체는 "현재 남조선 보수 세력들은 유튜브를 비롯한 인터넷 방송들을 대대적으로 내오고 '표현의 자유'라는 미명 하에 현 당국에 불리한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미래통합당은 ‘뉴스가 가짜인지 진짜인지는 국민이 판단하면 된다, 권력의 힘으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며 악을 써대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체가 언급한 '표현의 자유'는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직을 맡았던 태영호 미래통합당 강남갑 당선인이 김 위원장 신변 이상설에 무게를 둘 당시 언급한 용어이기도 하다.


앞서 태 당선인과 미래통합당은 김 위원장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후로 김 위원장 신변과 관련한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막아선 안 된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북한은 남한 가짜뉴스를 도마에 올리면서도 김 위원장 위중설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미국에 대해선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김 위원장 신변 이상설은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위중하다는 첩보에 대해 미 정보 당국이 모니터링 중'이라는 미국 CNN 방송 보도 이후 힘을 얻었지만, 20일 만의 김 위원장 공개행보로 해당 보도는 사실상 오보로 판명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가짜뉴스와 관련해 한국을 비판하면서도 미국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데는 상황관리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 대선이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여파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재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불필요한 자극'을 삼가겠다는 취지로 평가된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은 미국과 타협을 통해서만 본인들이 원하는 핵 보유 목표 달성할 수 있다"며 북한이 미국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는 것은 "궁극적인 대화 상대인 미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상황관리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관심에서 더욱 멀어진 북한이 '남한 때리기'에 열중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통화에서 "코로나19 여파에 휩싸인 미국이 북한에 관심을 두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북한이 미국에 메시지를 내놔도 먹히지 않을 걸 알기에 만만한 한국을 때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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