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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4월 해외 판매 일제히 급락…내수는 6.5% ↑


입력 2020.05.06 17:39 수정 2020.05.18 12:28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美·유럽 수요위축, 현대·기아차 해외공장 셧다운 영향

완성차 5사 내수판매 집중…국내 경쟁 더 치열해질듯

완성차 5사 4월 내수 판매실적 종합. ⓒ데일리안

완성차 업체들의 4월 해외판매(수출 및 해외 현지생산판매 포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일제히 급락했다. 반면, 내수 시장은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하면서 완성차 5사간 내수 시장 쟁탈전이 점차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5사의 4월 수출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수요 위축으로 대폭 감소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경우 해외 현지 생산공장이 코로나19 사태로 가동 중단되면서 낙폭이 더욱 컸다.


현대차는 지난달 해외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0.4% 감소한 8만8037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통상 현대차의 해외 판매는 내수 판매의 3~4배 수준이었으나 지난달에는 해외판매가 급락하며 내수(7만1042대)와 차이가 크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위축된 데다, 미국과 브라질, 터키, 체코, 인도 등 주요 공장 가동이 중단되며 해외 판매가 급감했다. 국내 공장에서 생산되는 수출 물량도 감소하면서 수출용 투싼 등을 생산하는 울산 5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기아차 역시 4월 해외 판매가 반토막 났다. 전년 동월 대비 54.9% 감소한 8만3855대에 그쳤다.


기아차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달 미국과 멕시코, 슬로바키아 공장 가동을 멈췄고, 지난해 가동을 시작해 해외판매 증가를 이끌던 인도공장도 셧다운했다. 수요 위축은 물론, 현지 딜러 활동까지 어려워지며 생산된 물량을 판매하기도 벅찼다.


한국GM도 지난달 수출이 32.8% 감소한 2만2043대에 그쳤다. 신차 트레일블레이저의 미국 시장 론칭에 대비한 사전 물량으로 1만1762대가 선적됐지만 기존 주력 수출 차종인 트랙스와 스파크의 미국 판매가 급감하며 전체 수출 실적은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4월 수출은 2072대로 72.5%나 급감했다. 내수 부진을 수출로 만회하던 시절은 옛 이야기가 됐다. 미국향 닛산 로그 수탁생산 계약이 3월부로 종료되면서 지난달 수출은 QM6(수출명 콜레오스) 2031대, 트위지 39대가 전부였다.


쌍용차는 가뜩이나 부진하던 수출이 더 쪼그라들었다. 4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7.4% 감소한 796대에 불과했다. 수출의 대부분을 유럽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이 치명타가 됐다.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는 그나마 개소세 인하와 신차효과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5사 도합 14만5141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월 대비 6.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전월과 5사 모두 감소했고, 도합 3.9% 감소해 내수 시장도 점차 기세가 꺾이고 있음을 보여줬다.


현대차는 4월 국내 시장에서 7만1042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보다 판매를 늘리는 데는 실패했지만 감소폭은 0.5%에 불과했다. 신형 그랜저가 1만5000대나 팔리며 지난해 11월 이래 6개월 연속 국내 최다 판매 차종의 자리를 지켰고, 아반떼도 3년 10개월 만에 최다인 8249대나 판매되며 신차 효과를 톡톡히 봤다.


기아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5만361대를 팔았다. 3월 중순 출시된 4세대 쏘렌토가 9270대가 팔리며 최다 판매를 기록했고, 지난해 말 출시된 K5도 7953대의 판매실적으로 힘을 보탰다. 5597대가 팔린 셀토스의 인기도 여전했다.


르노삼성도 내수 판매에서 신차 XM3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달 무려 78.4% 증가한 1만1015대를 국내 시장에 팔았다. 그 중 절반 이상인 6276대가 XM3였다. XM3는 라이벌인 기아차 셀토스를 제치고 소형 SUV 1위에 등극했다.


중형 SUV QM6도 경제성을 앞세운 LPG 모델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가솔린 모델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29.9% 증가한 3576대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한국GM도 4월 전년 동월 대비 4.2% 증가한 6706대의 내수 판매실적을 올렸다. 신차 트레일블레이저가 국내 시장에 1757대가 팔리며 효자 노릇을 했다.


쌍용차는 4월 국내 시장에서 완성차 5사 중 가장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전년 동월 대비 41.4% 감소한 6017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티볼리, 코란도, G4렉스턴, 렉스턴스포츠 등 전 라인업이 두 자릿수 감소를 보인 가운데, 기존 차종의 부진을 만회해 줄 신차도 전무했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주요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악재가 한창이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은 그나마 견조한 국내 시장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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