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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0☆톡톡④] 천하람 "21세기는 '보수의 세기' 될것…보수 근본 가치 바로세워야"


입력 2020.05.07 06:30 수정 2020.05.07 19:07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기존 보수, 역사·사회인식 부분에서 과거지향적

사회 주도·보수 가치 지키는 하이브리드 보수 추구

통합당, 호남 포기 안 돼…호남 대표 보수정치인 될 것

용기·철학 있는, 할 말 하는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싶다"

천하람 전 젊은보수 대표.ⓒ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4.15 총선 참패 이후 차세대 보수인재 양성에 관한 관심이 급부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시대정신에 실력 있게 편승하지 못한 구태의 이미지가 주요 패배 원인으로 분석되었기에, 그만큼 보수의 미래인재 양성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데일리안은 ▲주요 명문대 출신 ▲80년대 후반 출생 ▲미래통합당 당협위원장급 이상의 정치이력을 지닌 통합당 내 미래인재들, 830세대(80년대생·30대·00년대 학번)를 중심으로 개별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여 앞으로 보수가 지향해야 할 인재양성의 방향성과 대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천하람 변호사는 1986년생의 대구 출신이다. 변호사로 활동하다 ‘젊은보수’라는 청년 정치그룹을 설립하며 정치권에 입문했다. 4·15 총선을 앞두고 보수통합 과정에서 통합당에 합류했고, 당당하게 호남 지역구(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 도전장을 내밀어 선거를 경험했다.


천하람 전 젊은보수 대표는 6일 진행된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하이브리드 보수'라고 표현했다. 그는 "기존의 우리 보수가 역사인식이나 사회인식 부분에서 과거지향적이었다면 이제 사회를 주도해나가는 동시에 보수의 근본 가치를 잘 지켜나가는, 신구조화가 잘 되는 하이브리드 보수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 전 대표는 보수정당(미래통합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21세기는 '보수의 세기'가 될 것이라 믿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동체가 우선적인 진보에 비해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을 강조하는 보수가 21세기 대한민국에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대구 출신으로써 보수정당 소속으로 호남 지역구에 출마했던 천 전 대표는 "호남을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호남 지역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순천을 호남 보수의 메카로 만들고 싶다"며 "통합당에도 건전하며 국가의 미래를 누구보다 걱정하는 제대로 된 정치인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순천부터 시작해 호남 전역에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보수정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천 전 대표는 "누구나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고, 기회를 보장하며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며 "국민들이 '개인과 기업이 창의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는 보수가 더 맞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전 대표는 "국민들에게 '호남을 대표하는 보수정치인', '눈물과 따뜻함이 있는 보수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면서도 "저의 정책적 지향점이 뚜렷하게 나타나 찬반이 명확하게 갈리더라도 용기와 철학이 있고, 할 말은 하는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천하람 전 젊은보수 대표.ⓒ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독자들에게 천하람이라는 사람에 대해 소개해달라


"저는 제 스스로를 '용기가 있는 변호사'라고 표현하고 싶다. 그래서 다소 무모한 도전도 하는 용기가 있다. 다만 그것이 '의미 있는 도전'이어야 할때(웃음). 저는 제 스스로를 '젊은 보수'도 좋지만 '하이브리드 보수'라고 표현하고 싶다. 기존의 우리 보수가 역사인식이나 사회인식 부분에서 과거지향적이었다면 이제 사회를 주도해나가는 동시에 보수의 근본 가치는 잘 지켜나가는, 신구조화가 잘 되는 하이브리드 보수를 추구하고 있다"


-정치권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미래통합당(보수정당)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21세기는 '보수의 세기'가 될 것이라 믿고 있다.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겪으며 개인보다는 보다 더 큰 거대담론, 즉 공동체를 우선시했다. 산업화 시기에는 경제발전을 위해 개인이 희생됐고 민주화를 이룩하던 시기에도 독재타도라는 거대 담론 하에 개인은 희생됐다. 하지만 21세기는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됐다. 그렇기에 '공동체'가 우선적인 진보에 비해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을 강조하는 보수가 21세기 대한민국에 더 잘 어울린다 생각한다. 지금의 세기에는 보수주의가 맞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아울러 조국 사태를 겪으며 진보의 위선을 경험한 사람들이 보수진영의 멋 없고 구태의연한 모습에 이 쪽으로 넘어오지 못하는 것을 보고 내가 그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젊은 보수 그룹을 만들었고, 총선을 앞두고 보수대통합을 통해 미래통합당이 출범하는 과정을 보며 이 같은 역할을 외부에서 하기보다는 주류에서 앞정서 해야겠다는 생각에 통합당에 합류했다"


-호남(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서 통합당 후보로 선거를 경험했다. 소회는


"솔직히 소외감이나 서러움을 많이 느꼈다. 유권자 분들이 저에 대해 알려고 하기도 전에 제가 핑크색 옷 입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도망가시더라. 너무 서러웠다. 태어나서 제가 속해있는 집단 때문에 이렇게까지 배척당한 것은 인생에서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비주류가 겪는 설움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비주류인 우리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을 했다는 점에서 스스로 뜻 깊게 생각하고 있다"


-'호남 선거 포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통합당이 호남 민심 공략에 소홀했다는 평가가 있다. 앞으로 통합당이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할까


"호남은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 사실 호남 지역 국민들이 통합당에 갖고 있는 기대수준이 매우 낮다. 하지만 정책적으로 보수성향을 갖고 계신분들이 분명 많다. 하지만 우리가 조금 더 상식적인 역사 인식을 보여줘야 한다. 예를 들면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호남 국민들이 보기에 우리가 충분한 반성과 성찰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분들이 도저히 마음의 문을 여실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부분에 대해 우리가 충분한 반성과 성찰을 한다면 작고 효율적인 정부와 개인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는 부분에서 보수적 명제에 마음을 열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분들이 많으시다.


더 깊게 들여다 보면 5.18을 광주 민주화운동이라며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냈던 것이 김영삼 전 대통령이다. 그러나 그 이후에 이를 폄하하고 호남에 대한 무관심으로 일관했기에 김 전 대통령의 대통합정신은 기억에서 잊혀지고 호남 국민들에게 통합당은 우리랑 관계없는 정당이라는 생각이 고착됐다. 이것을 깨려면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방법밖에는 없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출마한 지역구를 호남 보수의 메카로 만들고 싶다. 이 곳에서 보수 정치인들을 많이 모셔 컨벤션도 개최하고 교육 프로그램도 하고 싶다. 미래통합당에도 5.18을 폄하하고 세월호 관련 막말만 하는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건전하며 국가의 미래를 누구보다 걱정하는 제대로 된 정치인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순천부터 시작해 호남 전역에 보여드리는 것이 목표이다"


-4·15 총선에서 통합당이 패배했다.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통합당이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보수의 근본 가치는 틀린 게 아니다. 다만 우리 통합당이 그것을 실현해내지 못했다. 보수는 틀린 게 아니지만 통합당이 틀렸다. 이번 총선 결과를 놓고 우리가 맥없이 중도로 끌려가거나 인기영합주의로 빠져든다면 오히려 우리를 더 어렵게 만들고 앞으로도 더불어민주당을 이기기 어렵게 될 것이다. 이번 기회에 우리 내부적으로 보수의 근본 가치를 바로 세우고 보수의 가치를 2020년 버전으로 업데이트 하기 위해 노력해야지, 이번에 졌다고 해서 보수의 기본 가치와 철학을 버려서는 안 된다.


일관적인 성격이 있어야 한다. 보수진영에서 경제민주화라는 화두를 꺼낸 이후에 우리가 복지에 대해서 무분별하게 찬성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복지는 해야 한다. 하지만 보수정당은 때로는 엄격한 정당이 돼야 한다. 누구 하나 국회에서 재정을 아껴써야 한다 얘기하는 사람이 없다. 이런 부분에서 보수적인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퍼주기 경쟁을 하는 양상이 벌어진다. 당장의 인기는 조금 떨어지더라도 보수정당으로써 효과 없는 중복 복지는 줄이고 효과적인 복지를 하자, 예산을 꼼꼼하게 따져 보고 중복이나 비효율적인 부분은 없는지 앞장 서서 살펴보겠다고 얘기하는 제대로 된 보수정당이 있어야 한다. 그런 것이 실종되니 국민들이 '통합당은 과연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반대하는 것 말고 무슨 일을 하는 정당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통합당이 참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로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했음에도 불구하고 40% 넘는 국민들이 통합당을 지지해주셨다. 참패를 했으니 모든 것을 바꿔야 된다고 얘기하기 전에 보수의 근본 가치를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총선 참패 이후 당내 ‘40대 기수론’ ‘830세대 전면 배치’ 등 쇄신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저는 사실 '청년 정치'라는 말 자체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이 단어는 청년을 다소 아이들로 취급하고 마이너리그에 가두는 단어로 변질됐다 생각한다. 또한 지금 시점에 청년이라고 해서 능력이나 컨텐츠 없이 꽃가마를 태워줄 대상이 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청년이 계속해서 언급되는 이유는 통합당이 소통이나 공감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직 기성정치인과 일반 국민 사이에 있는 청년들이 그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청년들 스스로 보수의 가치를 지금의 시대에 알맞게 업데이트하는 작업에 몰두해야 한다. 그것을 하지 못하면 존재가치가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천하람 전 젊은보수 대표.ⓒ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보수정당의 청년정치인으로서 느끼는 어려움과 장점이 있다면


"보수정당에도 생각보다 청년들이 많이 있다. 이번에 제가 많은 주목을 받아 기쁜 점도 있지만 오랫동안 통합당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희생하셨던 분들이 주목을 덜 받는 구도는 잘못됐다. 우리 당 스스로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외부에서 스펙 좋고 신선한 청년을 영입하는 뉴페이스 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 스스로 우리 당에서 길러진 인재들을 잘 신뢰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을 많이 느꼈다.


그래서 이번에 저희가 비록 당의 전체 청년을 다 모은 것은 아니지만 스무명 내외의 청년 비상대책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었다. 이를 만든 이유는 청년 한 사람 한 사람이 알아서 생존하는 구조를 넘어서 꾸준히 활동하고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자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이런 시스템이 이어져야 우리도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같은 인재들을 만들 수 있다.


요약하자면 보수정당이라고 해서 청년이 없는 것이 아니다. 100명 가량의 기초의원들부터 시작해 여러 시도당의 청년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많은 분들이 계신다. 이런 풀을 우리 스스로 잘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보수정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본인이 생각하는 보수의 가치를 정의해 본다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국가보다 국민을 우선하는 방향이다. 예전에는 국가의 경제 발전을 위해 국민을 희생시키거나 국가 안보라는 명목으로 군복무 등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의 2,30대 및 40대들에게는 우리나라가 잘사는 것이 어느 정도 당연한 일이다. 많은 분들에게 국가 안보라는 명제가 그렇게 와닿는 이슈가 아니게 됐다. 그런 면에서 보수정당이 이제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와닿는 보수가 돼야 한다. 국가 경제의 발전 뿐만 아니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 이득이 되고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며 더 나은 미래를 약속하는, 자신의 능력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보수가 돼야 한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공산품 보수가 아니라 국민 맞춤형 보수로 거듭나는데 제가 역할을 하고 싶다.


누구나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고, 기회를 보장하며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21세기를 맞아 개인들이 대한민국이 발전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려면 모든 것을 정부가 앞장 서서 해야 한다는 식의 진보보다, 개인과 기업이 창의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는 보수가 더 맞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하고 싶고, 국민들에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첫째로 호남을 대표하는 보수정치인이 되고 싶다. 둘째로는 눈물과 따뜻함이 있는 보수정치인이 되고 싶다. 저는 고향이 대구이다. 호남과 영남 모두에서 존중받을 수 있는, 정말로 국민 전체가 존중할 수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저는 모두에게 동의 받는 뜨뜻미지근하고 중도적인 정치인이 되고 싶지는 않다. 제 목표는 국민의 49%가 저의 정책적 지향점을 알고 반대하는 정치인이 되는 것이다. 모든 국민에게 존중은 받고 싶지만 저의 정책적 지향점이 뚜렷하게 나타나 찬반이 명확히 갈리더라도 용기와 철학이 있고, 할 말은 하는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싶다. 존중은 받지만 반대도 많이 받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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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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