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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캐 켜는 '잠룡' 김두관, '영남 맹주' 노린다


입력 2020.05.12 00:30 수정 2020.05.12 05:49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부산 김영춘·대구 김부겸 낙선…'영남 맹주' 무주공산

민주당 잠룡 중 유일한 영남권 생존자 김두관, 대권 가도 파란불

주요 현안 메시지 잇따라 내놓고 지역 현안 챙기기

김두관 경남 양산 출마 공식 선언::더불어민주당내에서 PK출마를 권유 받아온 김두관 의원(경기 김포시갑)이 지난 1월 30일 국회 정론관에서 4·15 총선 경남 양산을 지역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험지'로 통하는 경남 양산을에 출마해 당선된 김두관 의원(재선)이 최근 활발한 행보를 보이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굵직굵직한 주요 현안과 관련된 메시지를 작심한 듯 쏟아내고 있는 것은 물론 부산·경남(PK) 지역의 숙원 사업인 '동남권 신공항' 문제 해결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정치권에선 "여권 잠룡으로 꼽혔던 김영춘(부산진갑)·김부겸(대구 수성갑) 의원이 이번 21대 총선에서 낙선하면서 사실상 무주공산이 된 '영남 맹주' 자리를 차지해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드루킹 사건'으로 재판 중인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김경수 경남지사를 제외하면, 사실상 현재 유일한 여권의 영남 지역 대권주자로 꼽힌다.


김 의원은 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만나 동남권 신공항 문제를 논의한다. 이날 면담에는 김 의원 외에 부산의 박재호(남을)·전재수(북강서갑)·최인호(사하갑), 경남의 민홍철(김해갑)·김정호(김해을), 울산의 이상헌(북구) 의원 등도 참석한다.


총리실은 지난해 12월 분야별(안전·소음·환경 등) 전문가 21명으로 구성된 검증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기존 정부 방침이던 김해공항 확장안을 6개월째 검토 중이다. 김 의원과 PK 지역 의원들은 이날 정 총리를 만나 김해공항 확장안 부적합 및 부산 가덕도신공항 건설 필요성 등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민감한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0대 국회가 문을 닫기 전에 종합부동산세 인상안을 반드시 통과시킬 것을 미래통합당에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했다. 또 "21대 국회 당선자들부터 등원 전 1주택만 빼고 나머지 주택은 자발적으로 매도할 것을 강력히 제안한다"며 "민주당이 모범을 보이자. 차관급 이상 정부 관료도 동참할 것을 권유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5일에는 '과잉 처벌' 논란이 일고 있는 민식이법(도로교통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과 관련해 "개정했으면 한다. 최근 민식이법 처벌 수위가 높다는 청와대 청원에 35만명 정도가 동의했다"며 "의원들이 민심을 이미 읽고 있어 재론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가해자 처벌을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의 모든 어린이보호구역을 교통안전은 물론이고 어린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어린이 생명구역'으로 완전히 바꾸는 쪽으로 바꾸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성추행 사건을 저지른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사퇴로 내년에 치러질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민주당은 부산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김 의원은 지난 7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오는 8월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따라 대선 주자는 대선 1년 전인 2021년 3월 전 사퇴해야하기 때문에 사실상 임기는 7개월밖에 되지 않는다. 때문에 정치적 내상이 불가피한 당 대표 자리를 노리는 것보다는 바로 차기 대권을 준비하는 게 더 낫겠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김 의원의 행보와 관련해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11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여권 잠룡으로 분류되던 부산의 김영춘, 대구의 김부겸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낙선하면서 '영남 맹주' 자리가 무주공산이 됐다"며 "영남 맹주 역할을 하면서 차기나 차차기 대권을 노리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현재 대선 주자 선호도 1위지만, 언제까지 그 지지율을 유지할지도 모르고, 호남 출신이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며 "반면, 김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양산을에서 당선된 만큼, 영남 표심은 물론이고 친문(친문재인) 세력에게도 어필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영남 맹주 자리는 차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 영향력이 수도권까지 미칠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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