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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로 간 통합당 청년들①] 따뜻하게 품어준 이한열 열사 母 "미래로 나아가자"


입력 2020.05.18 01:08 수정 2020.05.18 05:18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통합당 청년들, 5·18 40주년 맞아 광주行…"공부하고 올바른 인식 갖자는 취지"

민주묘지 관계자 "관심 가져주는 것에 감사…열린 마음으로 큰 담론 형성해야"

이한열 열사 母 마주친 청년들…"씩씩하게 살아가라, 고맙다", "정말 감사합니다"

故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와 마주친 미래통합당 청년 비상대책위원들 (왼쪽부터 조성은·이효원·백경훈·김용태·천하람·김재섭) ⓒ광주=데일리안 최현욱 기자

올해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40주년을 맞는 해다. 그간 보수정당에게 5·18은 아킬레스건 같은 존재였다. 어떠한 스탠스를 취하든 반대 진영 국민들에 원성과 비난을 받기 일쑤였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가치 판단에 앞서 유가족에 대한 막말·폄훼 논란으로 소속 국회의원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런 미래통합당에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지도부를 비롯해 당내 주요 인사들이 5·18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외치고 나섰다. 과거 여론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각종 논란으로 상처를 받았던 국민들에게 사과의 메시지도 분명히 했다.


통합당의 청년들도 '5·18 바로 알기'에 직접 나섰다. 4·15 총선 이후 당의 쇄신을 논하기 위해 청년들이 설립한 '청년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주축이 됐다.


김용태·김재섭·백경훈·이효원·조성은·천하람 위원은 5·18 40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를 찾았다. 이들은 "당 차원의 정치적인 목적보다는 통합당의 청년 정치인들이 5·18에 대해 공부하고 올바른 인식을 갖자는 큰 틀로서의 취지"라고 방문 계기를 설명했다.


국립 5·18 민주묘지를 둘러보고 있는 통합당 청년 비상대책위원들 ⓒ광주=데일리안 최현욱 기자

첫 일정으로 이들은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먼저 5·18유공자를 비롯해 민족·민주열사의 묘가 조성된 망월공원묘지(구묘역)을 찾았다. 열사들이 안장돼 있는 이 곳의 안내를 맡은 백성동 광주 극락초등학교 교사는 통합당 청년들의 방문에 "감사하고 반갑다"고 언급했다. 백 교사는 초등학교 교사로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한편으로 5·18을 국민들에 제대로 알리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와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백 교사는 "통합당 청년들이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에 굉장히 감사하다"며 "'열린 마음으로 5·18에 대해 들어보자, 그리고 함께 판단하고 이야기를 나눠보자'라는 큰 담론을 형성해야 한다. 우리 청년 세대에서 이런 주제를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이 많이 형성됐으면 좋겠다. 감사하고 반갑다"고 말했다.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통합당 청년 비상대책위원들이 헌화하고 있다. ⓒ광주=데일리안 최현욱 기자

백 교사의 안내를 경청한 후 주변을 둘러보던 통합당 청년들은 우연히 반가운 손님과 마주쳤다. 1987년 7월 민주항쟁 당시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여사였다.


천하람 위원이 배 여사를 향해 인사를 건네며 "우리는 통합당의 청년 정치인들입니다. 당의 젊은 사람들부터 5.18에 대해 현장을 직접 찾아 공부하고 느끼고 싶어 이 곳을 찾았습니다"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배 여사는 "귀한 사람들을 만났다. 감사하다"라며 "우리 젊은 분들이 배운 대로만 하면 된다. 아닌 것에는 아니라고 할 줄 알며 배운대로 씩씩하게 살아가면 된다. 나라를 같이 짊어지고 가자"고 화답했다. 청년들은 배 여사를 향해 "정말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배 여사와의 만남은 통합당 청년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 듯 했다. 백경훈 위원은 "추모하고자 이 곳에 온 우리가 오히려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라며 "우리가 발 딛고 선 이 자유와 번영의 땅은 선배 세대의 희생과 헌신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5·18을 기억하는 데 그치지 말고, 더 나은 세상을 이루고자 했던 그들의 뜻을 곱씹으며 다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우리들의 역할도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용태 위원도 "그동안 5·18의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지 못하고 소모적인 논쟁만 하지 않았나 싶다"고 언급했다.


신묘역으로 돌아온 이들은 5·18 민주유공자유족회가 주관한 '민주화 운동 40주년 추모식'에 참석해 광주 시민들과 함께 행사를 지켜본 후 헌화·분향했다. 이 행사에는 같은 당 유승민·유의동 의원과 김웅 서울 송파갑 당선인이 참석했다. 장제원 의원도 광주를 찾았다. 유승민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5·18 정신을 왜곡하고 비하하는 일들이 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서 있었는데, 당이 단호하게 조치하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쉽다"며 "역사의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을 통합당도 반드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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