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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래에셋 등 금융그룹 자본 적정성 감독강화


입력 2020.05.19 15:50 수정 2020.05.19 22:50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삼성·현대차‧한화‧교보 등 금융그룹 3분기 위험 평가

평가 등급 15단계로 촘촘해져…그룹별 통합 공시 시행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당국이 삼성과 한화·미래에셋·교보·현대차·DB 등 6개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감독을 강화한다.


1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금융그룹 자본 적정성을 평가할 때 집중위험과 전이위험 평가를 통합해 그룹 위험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단일 평가 체계를 도입한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금융그룹감독협의체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금융그룹 감독 추진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금융그룹 자본 적정성을 평가 등급은 현재 5등급 체계에서 각 등급별로 3개 단계가 추가돼 총 15단계로 확대된다. 금융당국은 3분기 중 6개 금융그룹을 대상으로 위험 모의평가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9월에는 금융그룹별 통합 공시가 처음으로 이뤄진다. 그룹의 대표회사가 회사별 공시를 모아 분기와 연간으로 대표회사 홈페이지에 공시해야 한다. 공시 대상은 금융그룹 소유·지배 구조, 내부 통제·위험관리 체계, 재무 건전성, 내부거래 등 8개 부문에 걸친 25개 항목이다. 9월 최초 공시에서는 2019년 말 기준 연간 공시와 올해 1분기·2분기 기준 분기 공시가 모두 포함된다.


금융그룹은 내부통제 체계도 만들어야 한다. 3분기까지 그룹의 금융사 준법감시인들로 구성된 '금융그룹 내부통제협의회'를 만들어야 하고, 각 금융그룹은 내부통제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기준에는 법령 준수·윤리경영 의무, 임직원 선임 원칙, 이해 상충 방지, 준법 감시 업무 절차 등이 포함된다.


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그룹 감독제도란 금융자산이 5조원을 이상이면서 여수신·보험·금융투자업 등 2개 이상 업종을 영위하는 복합금융그룹을 대상으로 금융 위험을 감독하는 체계를 말한다.


현행 모범규준에 따르면 감독 대상은 삼성·한화·미래에셋·교보·현대차·DB 등 6곳이다. 즉,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처럼 대기업 계열인 금융사들을 하나의 금융그룹으로 간주해 감독을 좀 더 촘촘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공식적으로는 금융위험이 노출된 집중위험과 그룹 내 계열사의 위험이 금융 부문에 전이되는 위험을 사전에 감시‧감독을 통해 금융안정을 유지하겠다는 목적을 내세우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8년부터 국정과제의 일환으로 모범규준을 통해 시범 운용해오고 있다. 모범규준은 1년마다 효력을 연장시켜는 방식으로 지난해 7월 한차례 연장했는데 금융위는 올해 7월에 효력 연장과 함께 제도 개선도 추진해왔다. 모범규준이 법적 강제력이 없어 감독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운 만큼 향후 법제화를 통해 감독체계를 정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21대 국회가 출범하면 금융그룹통합감독법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야당의 반대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21대 국회에선 180석 거대 여당이 법안 드라이브를 걸면 국회 본회의까지 무난히 통과될 수 있는 상황이다.


당장 감독 대상인 금융그룹 사이에선 '정무적 리스크'로 통한다. 업계 내에서는 "정부가 금융 리스크 방지를 앞세워 대기업을 길들이려는 것"이라는 우려 섞인 시각이 적지 않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사의 건전성을 검사하는 것은 이미 이뤄지고 있는 이슈인데, 이를 근거로 공시를 통합해서 비금융계열사의 경영권을 흔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또 다른 규제이며 과도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금융부문 평가 프로그램에서 비은행지주 금융그룹 감독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감독을 강화하라'는 권고를 근거로 법제화를 통해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비지주 금융그룹의 경우 이미 금융그룹 감독이 법제화한 금융지주에 비해 그룹 위험 관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다"면서 "금융그룹감독의 조속한 법제화를 위해 감독당국은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고 다양한 의견이 법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입법과정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실물경제의 위축이 금융회사로 전이되지 않도록 감독부서가 금융그룹별 위험요인을 면밀히 점검해 꼼꼼하고 실질적인 금융그룹감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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