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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음주운전 삼진아웃인데…'아빠본색' 길 논란, 육아예능의 폐해


입력 2020.05.21 07:05 수정 2020.05.21 07:05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음주운전 세 차례나 적발 '여론 싸늘'

가족 앞세워 복귀 시도 '비판'

채널A '아빠본색' 길 화면 캡처

"이번 방송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방송에 복귀할 수 있도록 창구를 열어준 셈이다."


종합편성채널 채널A '아빠본색' 길 편을 본 시청자의 반응이다. 음주운전으로 방송가에서 '아웃'됐던 가수 길은 아들과 함께 예능에 나오며 "당당한 아빠가 되기 위해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여론은 냉담하다.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이른바 '윤창호법'이 시행되면서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인 공분이 큰 상황에서 음주운전을 한 전력이 있는 연예인을 방송에서 보는 건 달갑지 않다. 특히 길은 무려 세 차례나 음주운전을 저질렀다. 이런 그가 방송 복귀를 타진하며 선택한 건 육아 예능이다. 방송 복귀를 위해 '아이'를 내세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이가 등장하는 육아·가족 예능은 그간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육아 예능의 원조격의 '아빠 어디가'(2013)는 방송 당시 선풍적인 인기였다. 김성주, 윤민수, 안정환, 성동일 가족들은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슈퍼맨이 돌아왔다', '오 마이 베이비' 등 비슷한 육아·가족 예능 프로그램이 생겼다. '살림하는 남자들', '미운 우리 새끼' 등 가족 예능은 여전히 방송 중이며,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출연자들이 교체되는 상황 속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육아·가족 예능에 출연한 방송인들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았다. 아이와 가족을 살뜰하게 챙기고, 가정에 힘쓰는 모습은 대중의 호감을 산다. 시청자들은 아이를 보며 흐뭇해하고 힐링한다. 아이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시청률, 화제성도 높아진다. 일각에서는 아이를 콘텐츠의 소비 수단으로 내세워 우려먹는다는 비판도 제기됐지만 육아·가족 예능은 다양한 형태로 변모하며 제작된다. 지난해 방송한 SBS '리틀 포레스트'와 KBS '아이를 위한 나라는 있다'가 한 예다. 이들 프로그램 모두 현실 육아를 내세워 공감을 사려고 애썼다.


이런 이유 덕에 많은 연예인이 육아·가족 예능에 나와 호감 이미지를 사지만, 범법 행위를 저지른 연예인들이 예능에 나오면 되려 역풍이 생긴다. 예능 특성상 가족들과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논란이 된 출연자를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JTBC '가장 보통의 가족'에 출연한 최정윤은 방송에 나와 독박 육아를 보여줬지만, 반응은 좋지 않았다. 방송이 나가면서 주가 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남편 일이 다시금 떠올랐기 때문이다. 재벌가 자제와 결혼한 그가 독박 육아로 힘들어하는 모습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시청률과 화제성을 위해 물의 연예인들을 육아·가족 예능에 캐스팅하는 방송사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문제가 된 연예인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셈이기 때문이다.


방송계 한 관계자는 "육아·가족 예능은 가족끼리 힐링과 화목한 분위기에 초점을 맞추는데 범법 행위를 저지른 연예인들이 나와서 웃고 있는 걸 보면 시청자 입장에서는 불쾌하다"며 "아이를 복귀를 위한 수단으로 여긴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송사들도 노이즈 마케팅을 위해 연예인을 캐스팅한 것 같다"며 "화제성은 잡을지 모르겠지만 시청률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요즘엔 입소문을 타고 콘텐츠가 인기를 얻는데 물의 연예인이 나온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는 많지 않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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