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투·개표 전과정 시연하며 "부정선거 없다" 강력 주장
일부 부족했던 점 인정하기도…"사무원 단편적 실수 부각해 여론 선동 안돼"
민경욱 "음주운전하고 수일 후 검증하겠다는 것…검증은 제3자가 해야" 일축
4·15 총선에 부정이 있었다는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을 비롯한 보수진영 일각의 끊임없는 의혹제기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의혹을 해소하겠다며 투·개표 전 과정 시연회를 개최하기까지 했다. 그간 사태를 관망하던 일부 인사도 목소리를 냈다.
선관위는 28일 오후 실제 선거 절차와 동일한 방식으로 투·개표 전 과정을 시연했다. 유권자가 투표한 투표용지가 선거인에 전달된 후 투표함에 담겨 개표소로 이동돼 집계되는 과정이 취재진 앞에 공개됐다.
이에 더해 중국 해커가 전산 조작에 개입했다는 주장, 외부 통신으로 전자기기를 제어했다는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현장에서 장비를 분해해 내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판석 선관위 선거국장은 "투·개표 관리는 선관위 직원 외에 국가공무원, 지방공무원, 금융기관직, 일반시민 등 30만명의 참여 하에 이뤄진다"며 "단언컨대 이런 환경에서 선거부정을 저지르기 위해서는 선거관리에 관여한 모든 사람이 조작관여 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국장은 선거 과정에 있어 선관위의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시연회 직후 이어진 질의응답 과정에서 전주시 완산구에서 투표수보다 투표지가 10매 더 나왔다는 주장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저희도 당황스럽다"며 "투개표 과정에 많은 분들이 참여하다보니 실수가 발생하고 있고 선거인께서 실수하는 경우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선거절차에 대한 홍보를 더욱 더 강화하고 투개표 사무원에 대한 교육을 반복적으로 실시해서 국민들께서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사무원의 단편적 실수 등만 부각해 조작 의혹을 제기하거나, 바쁜 틈을 이용해 용지를 탈취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여론을 선동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구리시 기표 안 된 투표용지 6장 제보했던 제보자 등장
"다른 색깔로 된 투표용지 발견해 경찰에 신고 했으나 조치 없어
계속 문제제기하니 다른 사람이 추가 의혹 제보하며 투표지 건네"
부정선거 의혹 제기의 중심에 있는 민경욱 의원은 이날 선관위의 시연회를 두고 "음주운전을 하고 수일 후에 검증해보겠다는 것"이라며 "투표지분류기 등을 제3자에 맡겨 검증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민 의원은 이날 '세상이 뒤집어질 증거'라며 앞서 제시했던 투표용지 6장에 대한 입수 경위를 밝혔다. 그는 해당 용지 6장에 기표가 되어 있지 않았던 점을 문제 신원 미상의 남성으로부터 전달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자신을 제보자라고 밝힌 이 모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4월 15일 구리체육관에서 개표참관인으로 참석했는데, 구리시 교문동의 투표함과 인창동의 투표함 박스에서 다른 색깔로 된 투표용지를 발견했다"며 "현장에서 '투표 중지'를 외치며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내가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자 다른 사람들이 추가로 의혹거리를 제보했는데, 그 중 하나가 6장의 투표용지였다. 한 개표 사무원이 제가 선관위에 문제제기를 하는 걸 보고 건네줬다"며 "나이는 50대 중반쯤이었고 남성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언주 "건성건성 응대 정치권 보면 민주주의 가볍게 생각하는 것 알 수 있어
국민이 의혹 제기할 수 없나…보수·진보 이념의 문제 아닌 진실과 거짓의 문제"
한편 그간 관련 의혹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이언주 통합당 의원이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재 불거지고 있는 개표부정의혹제기를 철저히 무시하고 있는 정부나 선관위는 물론이고 진지한 문제의식을 갖지 않고 건성건성 응대하고 있는 각 정당들이나 정치권을 보자면 그들이 주권자인 국민들의 참정권·선거권을 보장하고 우리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 자체를 얼마나 가볍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어 이 의원은 "'설마 그렇겠어?', '요즘 세상에!'라는 식의 지극히 권위적이고 안이한 이들의 태도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확실치 않으면 국민은 의혹을 제기할 수 없나"라며 "개표기 오류가 찍힌 동영상이 돌아다녀도, 투표용지가 전표처럼 붙어있어도, 투표용지가 빵상자에 담겨 형편없이 부실보관되고 있어도 국민은 아무말도 하지 말아야 하는가. 이 문제는 보수나 진보의 이념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문제이자 진실과 거짓의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