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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우선주의 속 코로나 백신 경쟁 과열… 한국도 제약 주권 지키려면


입력 2020.06.04 06:00 수정 2020.06.03 21:50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전세계 독자개발 속도전… 과도한 '국가주의' 움직임 우려

제넥신·SK바이오사이언스 등 개발 중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생산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자료사진) ⓒSK바이오사이언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놓고 자국 우선주의로 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도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 제약 주권을 지켜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세계보건기구(WHO)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중 임상시험 단계에 돌입한 것은 모두 7개다. 중국이 3개(캉시눠·군사의학연구원, 중베이징커싱, 우한생물제품연구소)로 가장 많고, 미국 2개(모더나, 이노비오), 영국 1개(옥스퍼드대), 범유럽 1개(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텍·상하이 푸싱 파마)다.


이들 중 가장 속도가 빠른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공동으로 백신 개발에 돌입해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직속으로 발족한 코로나19 백신 ‘작전명 초고속(Warp Speed)'팀은 모더나와 존슨앤드존슨 등 백신 개발에 195억달러(약 24조원)를 쏟아붓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4일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해 40여개국이 자금 지원을 약속한 온라인 국제회의에는 불참했다.


이런 국가주의 행태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진원지로 꼽히는 중국은 3월부터 임상에 돌입하는 등 백신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글로벌 대응에는 비협조적이다.


우리 정부도 백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는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코로나19 국산 치료제를 연내 확보하고, 내년까지 백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까지 1100억원을 긴급 지원하기로 했다.


후보물질 발굴과 효능평가, 독성평가 등이 포함된 ‘전임상 단계’(175억원)부터 임상 1상(170억원), 임상 2상(400억원), 임상 3상(350억원)까지 전 주기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끝장을 보라"는 언급대로 추진되고 있다.


국내에서 여러 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 돌입한 후보물질은 아직 없다.


현재 정부가 지정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합성항원 백신, 제넥신이 개발 중인 DNA 백신 ‘GX-19’ 등이 있다.


제넥신은 최근 임상시험에 사용할 시료 생산을 마쳤다. 제넥신은 지난 3월 바이넥스, 제넨바이오, 국제백신연구소, KAIST, 포스텍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질병관리본부가 공고한 ‘합성항원 기반 코로나19 서브유닛 백신 후보물질 개발’ 사업에서 우선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업체다. 또 미국의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으로부터 연구개발비 360만 달러(약 44억원)를 받기로 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백신은 개발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뿐더러 우리나라 같은 경우 원료의약품 자급도가 낮아 대량 생산이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 "정부가 좀 더 파격적인 지원을 해준다면 내년에는 백신 개발에 성공하는 국내 기업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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