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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먼저”…KBS까지 합류한 편성 싸움, 결국 ‘원점’으로?


입력 2020.06.05 07:47 수정 2020.06.05 07:48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미니시리즈 본격 '콘텐츠 전쟁' 돌입할까

지상파-케이블 미니시리즈, 모두 9시대 편성

ⓒ네이버 ⓒ네이버

“30분 앞당겨 방송”


방송사들이 일제히 편성 시간을 앞당기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시청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이동”이라는 이유지만, 사실상 다른 방송사와 편성 시간을 둔 ‘수 싸움’이나 다를 바 없다. 물론 방송사들의 이런 변화를 부정적으로 보는 건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변화를 통해 긍정적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건강한 싸움’이 될지도 모른다.


기존 미니시리즈는 밤 10시에 방송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오죽하면 ‘미니시리즈=밤10시’라는 공식으로 불렸을 정도다. 하지만 현재 방송되는 미니시리즈를 살펴보면 적게는 10여분부터 1시간여의 시간을 앞당기는 추세다.


가장 먼저 변화를 꾀한 건 MBC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미니시리즈를 기존보다 한 시간 앞당긴 오후 9시에 편성하는 강수를 뒀다. 이에 대해 MBC 관계자는 “시청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기 때문에 편성도 그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편성이 정답은 아니며, 언제든지 새로운 편성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재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은 오후 8시 55분 방송되며, 월화드라마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오후 9시 30분으로 편성됐다. SBS도 월화드라마 ‘굿캐스팅’을 오후 9시 40분으로 앞당기면서 MBC와 정면대결을 벌이고 있다. 케이블 채널도 예외는 없다. tvN 월화드라마 ‘(아는 건 별로 없지만)가족입니다’는 오후 9시, JTBC 월화드라마 ‘야식남녀’와 ‘쌍갑포차’는 오후 9시 30분 등으로 편성되어 있다.


유일하게 미니시리즈 편성을 고수한 방송사는 KBS다. 현재 ‘본 어게인’과 ‘영혼수선공’은 오후 10시 방영되고 있다. 두 프로그램이 시청률 면에서 다른 방송사에 크게 뒤지면서 KBS도 편성 시간 변경을 결정했다.


KBS는 최근 “7월부터 월화드라마, 수목드라마의 편성 시간이 오후 10시에서 오후 9시 30분으로 앞당겨진다”고 밝혔다. 7월 1일 첫 방송되는 수목드라마 ‘출사표’부터 변경된 시간이 적용된다. 7월 6일 방송되는 월화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도 해당한다. 이 같은 변화는 타 방송사에서 시청자들을 미리 선점, KBS의 시청률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베이스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7월부터는 지상파 3시는 물론 케이블까지 모두 미니시리즈를 9시대에 편성하게 됐다. 이런 변화를 두고 관계자들은 “방송사들의 눈치싸움이 콘텐츠 경쟁을 불러일으킨 상황”이라고 우스갯소리를 내뱉는다. 동시간대에 일제히 드라마들이 방영되면서 더 이상 낮은 시청률을 ‘수 싸움의 실패’로 핑계 삼지 못한다는 소리다. 결국 ‘원점’이다. 같은 조건에 놓인 드라마들이 ‘콘텐츠’로 건강한 승부를 벌이길 기대한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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