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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NX300h "렉서스가 韓시장에서 살아남는 이유"


입력 2020.06.13 05:00 수정 2020.06.13 02:36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디테일까지 고급스럽다"…감성 자극시키는 렉서스 디자인

주행에서 두드러지는 실용성·친환경성…'하이브리드 강자'

NX300h 주행 장면. ⓒ렉서스 코리아 NX300h 주행 장면. ⓒ렉서스 코리아

하이브리드차량의 대중화를 선도한 토요타·렉서스가 한국에서 뜻밖의 악재를 만나 1년 가까이 고전하고 있다. 일본차 브랜드 불매 운동에 정부의 '하이브리드차 패싱' 정책마저 가세하면서 입지가 축소되는 상황이다.


렉서스 코리아는 이런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 차량 연식 변경 모델을 통해 국내 시장 문을 꾸준히 두드리고 있다. SUV 고유의 매력에 친환경성을 더한 프리미엄 하이브리드차량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꽉 닫힌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열겠다는 각오다.


렉서스 코리아는 지난 5일 서울 롯데월드몰에 위치한 커넥트투에서 'R.U.N 미디어 시승행사'를 열었다. RUN은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SUV 라인업인 RX, UX, NX의 머리글자에서 따왔다.


시승 차량은 3040세대 선호도가 높은 NX 300h 하이브리드 모델 이그제큐티브(exeutive) 트림으로, 주행 코스는 롯데월드몰에서 출발해 경기 양주시 장흥면에 위치한 허세의정원 카페에 도착한 후 복귀하는 왕복 78km 거리였다.


NX300h 인테리어. ⓒ렉서스 코리아 NX300h 인테리어. ⓒ렉서스 코리아
"디테일까지 고급스럽다"…감성 자극시키는 렉서스 디자인


도심형 SUV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아질수록 렉서스는 업그레이드한 프리미엄 모델로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해왔다. 세단이 주는 승차감이나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NX에서 느낄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17년 11월 부분변경 모델로 출시된 NX300h는 렉서스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보다 스포티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보는 맛'과 '타는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가장 눈에 띄는 전면 스핀들 그릴은 상단이 엔진 후드와 도어로 이어져 일체감과 역동성을 보여준다. LED 헤드램프 아래 메기 수염 같은 주간주행등은 개성적이다.


'L'자형 후면부 리어 램프도 렉서스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강조한다. 트렁크엔 '킥 오픈' 기능이 적용돼 범퍼 하단에 발을 갖다 대면 자동으로 트렁크를 여닫을 수 있다.


실내는 각종 운전·편의 기능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집약적으로 배치했다. 특히 가죽 시트나 세심한 스티칭 마감 등 실내질감을 만져보면 프리미엄 차량다운 고급감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스티어링휠 그립감도 만족스럽다.


NX300h 주행모드별 계기판 모습.위부터 에코, 노멀 스포츠 모드ⓒ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NX300h 주행모드별 계기판 모습.위부터 에코, 노멀 스포츠 모드ⓒ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10.3인치 디스플레이 밑으로 자리한 공조 장치, 원형 시계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화를 보여줬다. 계기판도 크롬을 적용해 시인성을 높였다.


다만 리모트 터치 패드로 조작하는 디스플레이는 상당히 불편했다.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때 일일이 버튼을 눌러야했는데 손에 익숙지 않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부분변경 모델인 뉴 RX부터 적용된 이 기능은 운전 중 몸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기 위한 일종의 배려인 듯 생각되지만, 지나친 배려가 때로는 불편함을 초래한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줬다.


이 단점만 제외하면 운전석은 드라이브하기에 가장 최적화됐다. 렉서스가 독일 럭셔리 브랜드들과 차별화되는 요인으로 꼽히는 ‘편안한 드라이빙’을 NX300h도 제대로 갖추고 있었다.


앉는 순간 착좌감은 세단 처럼 편안하며 팜 레스트에는 쿠션이 적용돼 손목을 편안하게 해준다. 2열도 1열과 못지 않는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레그룸은 주먹을 두 개 넣어도 남을 정도다. 2열에도 열선 시트와 전동 시트가 탑재돼 전 좌석 주행 내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기술 특성상 차의 앞뒤를 가로지르는 드라이브 샤프트(원통형 쇠막대)가 필요 없어 그만큼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NX300h 엔진룸.ⓒ토요타 코리아 NX300h 엔진룸.ⓒ토요타 코리아
주행에서 두드러지는 실용성·친환경성


하이브리드 기술이 주목을 받는 것은 친환경과 연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의 작동 원리는 이렇다. 시동을 걸 때는 출발과 동시에 높은 출력을 낼 수 있는 전기모터를 사용한다.


이후 감속할 때 생기는 운동 에너지로 발전기(모터를 거꾸로 돌리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기가 된다)를 돌려 배터리를 충전하고 다시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로 모터를 돌려 구동에 이용한다. 하이브리드카의 기본 개념인 회생제동이 이것이다.


NX300h는하이브리드를 구현하는 2.5ℓ 가솔린 엔진과 두 개의 모터(MG1, MG2)에 더해 뒷바퀴의 구동축에 3번째 모터(MGR)가 추가돼 시스템 총출력 199ps, 최대토크 21.0 kg·m, 도심 연비 12.4km/ℓ를 구현한다.


이런 하이브리드 특징은 시동을 걸 때부터 느낄 수 있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지금 시동이 걸린 건가 싶을 정도로 소음이 작다.이 정숙성은전기 모터의 힘으로 나가는 초반 주행에서도 이어진다.


속도가 줄어들 때마다 계기판 왼쪽 EV 버튼에 불이 들어오면서 회생제동시스템이 가동중이라는 것을 알렸다. 드라이브 모드가 에코·노멀일 때 계기판은 △충전 △에코 △파워 모드 사이를 부지런히 오가며 차량 상태를 알렸다.


NX의 퍼포먼스를 경험하고 싶어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니 계기판 색이 붉게 변하며 디자인도 타코미터(tachometer) 형태로 뒤바뀌었다. 마치 rpm 계기판을 보는 듯한 감성을 의도적으로 연출했다는 설명이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엔진 소리도 더 강력하게 느껴진다.


페달을 힘껏 밟으니 '부아앙' 소리와 함께 차가 부드럽고 매끄럽게 치고 나갔다. NX는 연비 효율이 주 목적이기 때문에 스피드를 1순위로 두지는 않았지만 실제 드라이브에서는 그에 못지 않는 주행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가속과 감속 시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는 원하는 만큼 즉각 반응하며 주행하는 내내 편안함을 선사했다.


NX300h 트렁크를 개방한 모습. ⓒ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NX300h 트렁크를 개방한 모습. ⓒ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ADAS 편의사양 업그레이드 LSS+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을 렉서스는 LSS+(Lexus SAFETY SYSTEM)로 표기한다. 지난해 9월 주행 속도를 자동으로 유지하는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과 차선 추적 어시스트 기능을 보강하면서 이 단어에 +가 붙었다.동일한 기능을 토요타는 TSS라고 부른다.


주행하는 동안 동부간선도로 부근이 정체됐는데 이 때 DRCC 기능이 용이했다. 상한 속도를 설정해놓으면 해당 속도 범위 내에서 앞차와의 간격과 속도를 유지한다.끼어드는 차량이 있을 때는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속도를 확 낮췄다.


DRCC는 저속 주행(30km)에만 적용되다 지난해 5월부터는 제한 속도를 없앴다. 쿠르즈 컨트롤이알아서 작동하니 손은 스티어링휠에 얹고만 있어도 충분했다.


액티브 코너링 어시스트(ACA)는 코너링 시 가속페달을 밟을 때 운전자가 의도하는 대로 방향을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긴급 제동 보조시스템도 경험했다. 시동을 켠 상태에서 보행자가 앞으로 지나가자 디스플레이 화면이 켜지면서 즉각적으로 경고음이 울렸다.


NX300h. ⓒ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NX300h. ⓒ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볼매' NX의 유일한 단점 '국적'


볼수록 매력적인 NX는 3~4인패밀리카 또는 3040세대 비즈니스 첫 차로 어울린다. 연료 효율과 친환경성을 고려하는 드라이버에겐 더할 나위 없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강자'인 렉서스·토요타는 유독 한국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품질만으로 승부하기에는 정치·경제적인 제재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렉서스는 한국 시장에서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올해 2월 부분변경 모델인 뉴 RX를 선보인 뒤 한 달 뒤엔 3열 좌석형 SUV RX 450hL를 내놨다. 최근엔 엔트리카인 UX에 스포츠 패키지를 더한 UX F 스포츠를 출시했다.


꾸준히 갈고 닦아온 하이브리드차 장점을 앞세워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겠다는 '러브콜'이다. 실제 차주들은 연비, 안정성, 승차감, 퍼포먼스 등을 장점으로 렉서스 차량을 선호한다.


매니아층이 탄탄한 이상 '하이브리드차'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할 전망이다. 다만 매해 새롭게 쏟아지는 경쟁차종들의 공격도 만만치 않다.


현재로선 난관을 타개할 만한 뾰족한 '묘수'가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렉서스 코리아는 차분하고 꾸준하게 한국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 수입차 시장에 대한 렉서스의 정성스러운 구애가 받아들여져 예년 수준의 영광을 회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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