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폭우로 시즌 첫 서스펜디드 경기 선언
에이스 서폴드 투입 가능, 선발 붕괴 두산은 ‘울상’
하늘이 도운 것일까. 프로야구 역대 최다 연패 위기에 놓인 한화 이글스가 일단 시간을 벌었다.
1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 두산의 경기가 폭우로 중단되면서 시즌 첫 서스펜디드(일시정지) 경기가 선언됐다.
이에 따라 일시 중단된 경기는 14일 오후 2시 한화가 3-4로 뒤진 3회 말 정은원 타석부터 재개된다.
전날 18연패를 기록하면서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가 기록한 프로야구 역대 최다 연패 타이기록을 세웠던 한화는 13일 경기마저 내줬더라면 프로야구 역대 최다인 19연패 불명예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가 일단 불명예 달성 날짜를 하루 늦춰줬다. 물론 한화가 14일 경기서 승리한다면 그야말로 ‘행운의 비’가 아닐 수 없다.
일단 한화로서는 서스펜디드 경기가 나쁠 것이 없다.
당초 13일 대결은 한화가 다소 열세에 놓였다. 두산은 토종 선발 자원 가운데 페이스가 가장 좋은 유희관이 나선 반면 한화는 고졸 신인 투수 한승주가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싸움부터 두산 쪽으로 승리의 추가 쏠렸다.
예상대로 한승주는 1회부터 2실점을 허용하는 등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고, 1.1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유희관 역시 2회까지 3실점하며 흔들렸지만 그래도 두산이 4-3으로 앞서며 승리가 유력해보였다.
한 점 뒤진 상태로 14일 오후 2시부터 경기를 이어가지만 한화 입장에선 나쁠 게 없다. 오히려 하루에 2승을 거둬야 하는 두산이 부담은 더욱 크다.
13일 경기서 투구수 43개를 기록한 유희관이 이틀 연속 마운드에 오르기는 쉽지 않다. 결국 두산은 선발 투수를 바꿀 것이 유력한데 이용찬과 플렉센의 이탈로 투입할 자원이 마땅치 않다.
두산이 선발진이 붕괴된 상황서 2경기를 모두 잡아야 되는 부담을 떠안은 상황이라면 한화는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다.
일단은 서스펜디드 경기에 모든 전력을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1패만 더하면 불명예 기록을 떠안기 때문에 그렇다.
이에 당초 14일 선발로 예정됐던 에이스 워윅 서폴드가 서스펜디드 경기에 곧바로 투입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늘에서 내린 비가 행운의 여신이 될지, 한화의 눈물을 암시하는 복선이었는지는 14일 첫 경기서 판가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