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문 대통령 외면한 북한…군대 진출 예고한 '비무장 지역'은 어디?


입력 2020.06.16 15:09 수정 2020.06.16 15:12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北 총참모부 "비무장화 지역 軍 다시 진출"

개성·금강산 재주둔 가능성 점쳐져

GP 재건 등 접경지역 군사 활동 재개될 수도

"판문점 선언 파기 위한 절차 진행중"

경기도 파주시 소재 도라산 전망대에서 보이는 개성공단의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16일 한국의 합동참모본부 격인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남북 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역에 군대를 다시 진출시키겠다고 밝혔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남북 간 자주적 사업'을 언급하며 남북대화 필요성을 강조한 상황에서 북한이 군부 성명을 통해 협력 의지가 없음을 거듭 피력했다는 평가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군대 진출을 예고한 "비무장화 지역이 어디인지 많은 추측들이 있다"면서도 "어떻게 될지는 구체적 행동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조선중앙통신에 '공개보도' 형식으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우리는 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와 대적 관계 부서들로부터 북남 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들에 군대가 다시 진출해 전선을 요새화하며 대남 군사적 경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행동 방안을 연구할 데 대한 의견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북한 군부는 남측을 향한 '삐라(전단)' 살포 계획도 공식화했다. 총참모부는 “지상전선과 서남해상의 많은 구역을 개방하고 철저한 안전조치를 강구해 예견돼 있는 각계각층 우리 인민들의 대규모적인 대적 삐라 살포 투쟁을 적극 협조할 데 대한 의견도 접수했다”고 말했다.


북한군, 개성·금강산 일대 재주둔 가능성
접경지역인 철원서 군사적 움직임 있을 수도
"판문점 선언 파기 위한 절차 밟고 있어"


북한이 예고한 '비무장화 지대의 군대 진출'과 관련해 개성과 금강산 일대 재주둔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2003년 12월 개성공단 착공을 계기로 개성과 인근 판문읍 봉동리 지역에 배치됐던 2군단 소속의 △6사단 △64사단 △62포병여단을 송악산 이북과 개풍군 일대로 이동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산 지역의 경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0월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한 만큼 남측이 만든 관광객 숙박시설을 철거한 뒤 방사포 부대 등을 배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남측 관광객을 실은 선박이 드나들었던 금강산 장전항 부두 인근에 군사 기지가 마련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장전항 부두 인근에 해안 절벽을 뚫어 마련한 유고급(70t) 잠수정 기지가 지난 2003년까지 활용됐던 만큼 해당 기지를 재운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접경지대인 강원도 철원 인근에서 북한군이 움직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합동참모본부 차장을 역임한 신원식 미래통합당 의원은 통화에서 북한이 공개적으로 대남 도발을 천명한 만큼 개성과 금강산 지역 외에 "접경지역인 철원 지역에서 군사적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북측이 남북 군사합의로 철거된 감시초소(GP) 재건에 나설 수도 있다"며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판문점 선언을 이행해오지 않은 북한이 (판문점 선언) 파기를 공식 선언하기 위한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개성으로 출경했던 개성공단 기업 차량들이 철수해 입경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전단 살포·비무장화 지역 군대주둔 맞물려
대남 압박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돼
군사합의 깨지 않는 선에서 도발할 수도


대남전단 살포와 비무장화 지역의 군대 주둔이 맞물려 대남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군사합의 파기를 예고했던 만큼, 접경지역에서 군 엄호 하에 대남전단 살포에 나설 수 있다는 평가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언급한 '비무장화 지대'가 "지난 2018년 9월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군사적 긴장해소와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위해 만들어진 지상·해상·공중의 완충구역을 의미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상전선과 서남해상의 많은 구역들을 개방하고 철저한 안전조치를 강구한 상태'에서 북한 주민들의 대규모 전단살포를 가능케 하겠다는 것은 만만치가 않다"며 "우리가 군사적으로 대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 어선 여러 척이 북한 경비정 엄호 속에 NLL을 넘나들며 대남전단을 살포하는 가운데, 인근 해안포와 지대함미사일이 공격태세를 갖추는 무력시위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연평도에서 바라본 북측 개머리 해안 해안포 포문이 닫혀 있는 모습(자료사진). ⓒ국회사진취재단

다만 북한이 자신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군사합의를 깨지 않는 선에서 대남 도발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통화에서 "남북 군사합의는 북한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것"이라며 "군사합의로 우리 정찰 활동만 다 중단됐다. 북한 기습공격에 우리만 취약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은 "개성 등지에서 뒤로 좀 물러났던 부대가 전진배치될 것으로 본다"며 북한이 군사합의 파기 카드를 당장 꺼내들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