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들 유튜브 구독자수 제자리 걸음, 하나금투 3만명 넘게 증가
업계 최초 ‘틱톡’ 실험...“숏클립영상·실시간소통 콘텐츠 계속 추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증권가에서도 비대면(언택트) 문화가 자리 잡은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하나금융투자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유튜브 채널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뒤 구독자수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증권사다. 여기에 숏클립 동영상 플랫폼 콘텐츠 ‘틱톡’을 통해 영상을 제공하는 등 젊은 세대 공략에서 한발 앞선 행보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22일 각 증권사가 개설한 유튜브 채널에 따르면 구독자수 상위 5개 증권사는 키움증권(6만8700명), 신한금융투자(4만3500명), 하나금융투자(4만2800명), 한국투자증권(3만2100명), KB증권(1만8800명) 순이다.
지난 1월 22일과 비교하면 키움증권(5만4600명)은 1만4100명 늘었고 신한금융투자(4만7000명)는 오히려 3500명이 줄었다. KB증권(1만7900명)은 900명, 한국투자증권(1만2900명)은 1만9200명 증가했다. 이처럼 각 증권사 유튜브 채널은 5개월 만에 구독자수가 소폭 늘거나 줄고, 1만명대의 증가세를 보이는 수준에 그쳤다. 반면 하나금융투자(1만2600명)의 경우 가장 많은 3만200명이 늘었다. 특히 유튜브 채널 개편 이후 최근 한달만 1만명 가깝게 증가했다.
하나금투가 운영하는 '하나TV'는 작년 상반기 개설돼, 운영 기간은 경쟁사들보다 훨씬 짧은 편이다. 이 채널은 손님들에게 투자 아이디어와 시황을 진단해 설명하는 '온라인 세미나'를 비롯해 리서치 센터의 아침 회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올리고 있다. 최근엔 조용준 리서치센터장이 진행자로 나서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과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등을 초대해 투자 전략을 들어보는 ‘부자되기 프로젝트’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하나금투 관련 부서 관계자는 경쟁사 대비 빠르게 늘어난 구독자수에 대해 “증권사 모닝미팅 현장을 편집 없이 그대로 중계해주는 등 제작되고 있는 콘텐츠가 시청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갔다는 게 자체 및 구독자들의 평가”라며 “또 유튜브 내 거대 경제 채널을 통해 저희 채널 홍보가 이뤄졌고 거기서 유입된 구독자분들이 다른 구독을 불러일으키는 선순환이 만들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의 영업 기반은 이미 온라인을 통해 구축되고 있다. 비대면 고객 확보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사태가 이러한 흐름을 주도했다. 뛰어난 접근성을 가진 유튜브 시장이 대표적인 언택트 영업활동 창구로 자리잡은 이유다. 최근 증권사들과 운용사들은 유튜브 채널을 강화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하나금투는 한발 더 나아가 지난 4월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틱톡(TikTok)’에 영상을 게재하는 서비스를 실시했다. 틱톡은 15초 짧은 이내 분량의 영상 속에 메시지를 담아 전달하는 숏클립 동영상 플랫폼(숏폼)이다. 젊은 층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하나로, 빠른 확산 속도가 강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이 동영상에 익숙한 젊은 층을 잡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데, 하나금투가 가장 적극적이고 트렌디한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하나금투 역시 젊은 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이라는 점과 전파가 빠른 틱톡의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이러한 마케팅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는 “이제 시작 단계라 특별한 반응을 얻어내진 못했지만, 숏클립 영상으로도 충분한 마케팅이 가능할 수 있겠다는 평가들이 있어서 추후 여력이 된다면 숏클립 영상도 다양하게 만들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2016년 이진국 사장 취임 이후부터 초대형 투자은행(IB) 입성을 위한 준비 작업과 함께 2022년 인공지능(AI)기반 디지털 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큰 전환점을 맞으면서 디지털 채널과 콘텐츠를 활용한 비대면 전략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투자 관련 각종 정보를 조회하고 국내주식 거래를 한곳에서 할 수 있도록 한 간편 트레이딩 어플리케이션인 ‘하나원큐주식’ 출시와 원스톱 금융거래를 위해 비대면계좌개설 절차들을 리뉴얼 오픈한 것도 이러한 과정의 일환이다.
하나금융그룹도 이달 들어 그룹 공식 유튜브 채널인 ‘하나튜브’를 개편하는 등 그룹 차원의 언택트 소통이 돋보이고 있다. 하나금투는 향후에도 그룹과 발맞춰 금융 정보 전달이 아닌 고객과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채널을 운영할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구독자들의 반응이 가장 핫한 콘텐츠는 아무래도 실시간 라이브로 소통하는 콘텐츠”라며 “현재 장전에 진행하는 모닝브리프와 위클리로 진행하는 ‘대가와의 만남’ 외에 장후에도 실시간으로 구독자와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