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해외 연구인력 현6000명 수준서 2030년 6700명 목표
ES본부 2030년 해외 비중 54% 목표…지난해(24%) 두 배 이상
R&D 투자는 지속 확대, 작년 R&D 5.3조 '사상 최대'
서울 여의도 LG전자 트윈타워. ⓒ데일리안DB
LG전자가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를 사상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도, 실제 개발 실행의 무게중심은 해외로 옮기는 방향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우수 인재 확보 난항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 연구인력의 수를 확대하는 방안이다. 특히 현재 회사가 힘을 싣고 있는 ES본부의 경우 선행기술과 핵심 플랫폼에 집중하고, 해외 거점은 제품 개발과 현지 최적화를 맡는 글로벌 분산형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현재 1만2800여명 수준인 국내 R&D 인력을 2030년까지 1만1600명 수준으로 유지 관리하는 대신, 해외 전체 법인 R&D 인력은 올해 6000명에서 2030년 6700명으로 확대하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히트 펌프를 담당하고 있는 ES사업본부 해외 개발 비중을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점이다. LG전자는 해당 사업본부 기준, 지난해 2025년 기준 24% 수준이었던 해외 개발 비중을 2030년 54%까지 끌어올리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특히 글로벌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 해외 인력 증원 차원을 넘어 실제 제품과 서비스 개발의 절반 이상을 해외 거점에서 수행하는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LG전자가 기존 한국 본사 중심 연구 개발 체계를 글로벌 멀티 허브 방식으로 바꾸는 상징적 변화로 보고 있다. 국내는 선행기술과 플랫폼, 핵심 설계에 집중하고, 해외는 제품 현지화와 소프트웨어 최적화, 사용자경험(UX) 개선 등 실행형 개발의 중심축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추측이다.
회사는 국내 인재 수급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그럼에도 연구개발 투자 자체는 오히려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LG전자가 최근 금융감독원을 통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R&D 비용은 5조2878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4조7632억원) 대비 11% 증가한 규모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 역시 5.4%에서 5.9%로 0.5%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수익성 악화 국면에서도 재무제표 관리보다 AI(인공지능) 홈, 전장, 냉난방공조(HVAC) 등 미래 기술 생태계 선점을 우선순위에 둔 결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인재 수급 부분에선 공채를 폐지한 대신, 수시로 산학 장학생들을 모집하고, 대학 채용 설명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략은 연구개발 투자는 늘리되 투자 내에서 개발을 수행하는 지역과 조직 구조를 재설계하는 변화에 가깝다는 관측이다. 국내는 선행기술과 플랫폼, 핵심 설계 역량에 집중하고, 해외는 제품 현지화와 소프트웨어 최적화, 사용자경험(UX) 개선 등 실행형 개발 조직으로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우수 인재 확보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개발 실행의 절반 이상을 해외로 분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며 "LG전자가 사실상 본사 집중형 연구개발 체계를 글로벌 분산형으로 바꾸는 신호"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