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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정의연 의혹 수사 제대로 되고 있나


입력 2020.06.29 09:00 수정 2020.06.29 08:57        데스크 (desk@dailian.co.kr)

추미애 장관 덕분에 수사과정 깜깜

정부‧여당, 설마 감싸기야 할까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2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2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장과 정의연의 회계부정 및 기부금‧보조금 횡령 의혹에 대한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윤 씨가 국회의원이 되었다고 해서 수사의 끈이 느슨해지는 것이나 아닌가 하는 우려도 없지 않다. 아주 구체적으로, 그것도 수치로 드러난 의혹인데도 이렇다 할 검찰 발 뉴스가 없다.


추미애 장관 덕분에 수사과정 깜깜


이것부터가 문재인 정권의 ‘내편 감싸기’ 책략의 성과인 것 같아 씁쓸하다. 수훈갑(受勳甲)은 당연히 추미애 법무장관에게 돌려져야 한다. 그는 작년 말 인사청문회 때부터 ‘피의사실 공표 금지’를 강조했다. 그리고 장관이 되어서는공소장 내용 공개도 막았다. 그 수혜자가 누구인지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어쨌든 검찰은 장관이 무서워 수사 진척사항을 일절 함구하는 모양새다. 국민이 궁금해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사람들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일 듯하다. 언론에 흘러나와야 검찰의 수사 방향, 계획 등을 짐작할 수 있고, 여론의 동향도 파악이 가능하다. 그게 막혔으니 정보 빈곤감은 일반인이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어쨌든 이 수사야 말로 다른 어떤 경우보다 철저히 진행돼야 한다. 의혹만으로 말한다면 더할 수 없이 악랄하고 추악한 범죄이기 때문이다. 정대협‧정의연 등이 위하고 보호하겠다고 한 그 할머니들이 누구인가. 그 분들을 이용해서 사회적 명망과 지위를 높이고, 경제적 이득을 취했다면 이야말로 천인공노할 죄악이다. 더욱이 그 할머니들에게 갈 돈을 갈취했다고 생각해 보라. 누가 이를 용납할 수 있겠는가.


정의연 마포쉼터에서 최근까지 삶을 의탁했던 길원옥 할머니의 통장에 입금되었던 돈 1억원이 불과 1시간 만에 전액 빠져나갔다고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이 돈은 국민성금으로 마련된 <여성인권상> 상금이었다. 그간 정의연 측은 길 할머니가 이 가운데 5000만원을 <길원옥여성평화기금>에 기부했고 1000만원은 아들에게 줬다고 밝혔다. 그런데 전액이 바로 출금됐을 뿐 아니라 1000만원 단위로 나간 경우는 없었다고 한다.


할머니에게는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상당액의 지원금이 지급됐다. 그런데 이 돈도 입금 당일 곧바로 350만~380만원씩 현금으로 빠져 나갔다. 정의연은 이에 대해서도 “할머니가 현금으로 가지고 계시다가 아들에게 쥐여 주는 등 직접 쓰셨다”고 했다. 2016년 무렵부터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고 있다는 할머니가?


정부‧여당, 설마 감싸기야 할까


보조금 기부금 후원금 중의 일부가 다시 정의연으로 들어간 게 밝혀진다면 아마 이들은 당당히 “그 돈을 할머니가 기부한 것”이라고 할 것 같다. 5000만원을 입금 즉시 기부 받은 사람들이 다른 돈인들 그냥 뒀을까. 보호한다면서 그 많은 돈을 기부형식으로 받아냈다면 하숙비로도 너무 고액 아닌가.


개인에 대한 기부 혹은 지원은 없었을까? 윤 씨, 손 씨 등은 정말 할머니의, 그리고 할머니들의 돈에 절대로 개인적인 관심을 갖지 않았는지 그것도 궁금하다. 정의연 한경희 사무총장은 5000만원 외엔 할머니가 직접 관리해서 아는 바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언론이 보도했다. 치매를 앓는 할머니가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는 돈을 오래 동안 관리해왔다는 말을 믿으라는 것인지 아니면 대놓고 거짓말을 하기로 작정을 한 것인지 가늠이 안 된다.


어쩌면 지금 정의연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은 윤 씨, 손 씨 등이 이끌던 당시 상황에 대해 세세히는 모를 수가 있다. 그렇다면 아는 체하며 그들의 편을 들 생각을 않는 게 좋다. 모르면서도 편을 들 경우 훗날 그들이 범법행위를 했다고 밝혀질 때 공범이 되거나 동조자가 되고 만다. 이제부터라도 정의연을 정말 정의롭게 운영해 가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면 스스로 과거와 단절할 필요가 있다.


정부‧여당으로서도 이 사건에 관한 한 정의연과 윤 씨를 보호할 생각은 않는 게 좋다. 윤 씨와 정의연이 정부의 ‘반일전선(反日戰線)’ 최전방에서 활약해 준 공을 정권측이 모르겠다 하긴 어려울 것이다(특히 북한이 아닌 일본을 국가 제1의 공적으로 자리매김 시킬 수 있었던 데는 정의연 등의 역할이 필수적이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게다가 정의연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이용하고, 돈까지 갈취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문 대통령과 정부 여당도(반일 논리에 관한 한) 도덕적으로 설 자리를 잃게 되고 만다. 뭔가 켕기는 게 있는지, 정의연과 윤 씨 등을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해 감정을 드러내며 역공을 가하려는 분위기까지 조성하는 것 같던데 이건 어리석은 일이다. 정의를 유난히 강조해 온 정권이라면 진실을 밝혀내는데 앞장서거나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옳다. 불의(不義)는 아무리 오래 덮어둬도 지워지지 않는다. 언젠가 결국 드러나고 말 것임을 생각하시라.


ⓒ

글/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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