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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몰아주기 타깃②] ‘적극적이거나 무심하거나’…동원-오뚜기 상반된 대응


입력 2020.07.09 05:00 수정 2020.07.08 17:25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오뚜기,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아니지만 선제적 지배구조 개편 나서

동원,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 시 규제 대상 계열사 늘어 관심 대상

수직계열화 체제 구축 vs. 2세 경영 안착 및 지배력 확대 차원 등 해석 분분

식품업계 맞수인 동원과 오뚜기는 일감몰아주기 규제와 관련해서도 서로 다른 반응과 대응을 보이고 있다. 공정위 기준 준대기업에 속해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적용받는 동원과 달리 오뚜기는 아직 직접적인 규제 대상이 아니지만 적극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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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그룹은 지난 2017년 당시 매출 1조원 규모의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며 자산 5조원을 넘겼다. 공정위가 매년 발표하는 자산 5조원 이상 10조원 미만의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 집단)에 포함됐다.


반면 오뚜기는 자산 5조원 미만 중견기업으로 분류돼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른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취임을 기점으로 중견기업에 대해서도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자 지배구조 개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오뚜기 함영준 오뚜기 회장.ⓒ오뚜기
오뚜기, 일감몰아주기 지적 계열사 흡수합병‧지분 정리로 지배구조 개편


오뚜기는 지난 22일 계열사인 오뚜기제유지주를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오는 9월 1일 합병이 마무리되면 오뚜기제유지주의 100% 자회사인 오뚜기제유는 오뚜기의 100% 자회사가 된다.


오뚜기제유는 참기름, 후추, 와사비 등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로 작년 기준 매출의 80.4%를 오뚜기를 포함한 계열사를 통해 올렸다. 하지만 합병이 완료되면 계열사 간 거래에서 오뚜기 내부 사업부 간 거래로 바뀌게 돼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오뚜기는 앞서 2018년 상미식품지주, 풍림피앤피지주 등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일감몰아주기 지적을 받았던 기업들을 흡수합병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배구조를 개편을 진행해 왔다.


함영준 회장도 2018년과 올 3월 두 차례에 걸쳐 오뚜기라면 지분을 오뚜기에 매각했다. 오뚜기라면은 오뚜기라면은 오뚜기에 라면을 판매하는 회사로 내부거래 비중이 약 99%에 달한다.


두 번의 지분 매각으로 함 회장이 보유한 오뚜기라면 지분이 30% 밑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공정거래법상 비상장사 20% 룰에 걸려 앞으로 추가적인 지분 매각을 통해 20% 밑으로 지분율을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김남정 동원엔터프라이즈 부회장.ⓒ동원그룹 김남정 동원엔터프라이즈 부회장.ⓒ동원그룹
공정거래법 개정안 통과 시 동원산업, 동원시스템즈 등 규제 대상 확대


동원은 2018년부터 이어진 인수합병으로 자산 5조원을 넘기며 준대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 대기업으로 몸집을 불리면서 일감몰아주기 규제 등이 새롭게 적용됐고, 이에 따라 높은 내부거래 비중 등 그룹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일감몰아주기 해소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오뚜기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어, 업계에서는 비교 대상으로 종종 거론된다.


동원그룹의 주력 식품계열사인 동원F&B는 참치캔, 냉동식품 등에서 오뚜기와 경쟁하고 있다.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동원F&B가 3조303억원, 오뚜기가 2조3597억원으로 동원F&B가 약간 앞선다.


동원은 오너 일가 지분율이 90% 이상인 지주사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해당된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입법예고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동원산업, 동원시스템즈 등 계열사도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수직계열화 체제 구축을 통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의 일환이라는 의견과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김남정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차원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동원은 지주사를 중심으로 수산 및 물류, 식품, 패키징, 건설 등으로 사업부문을 분리, 참치캔 등 식품사업의 경우 원료부터 생산, 유통, 포장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그룹 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


한편 동원그룹 창업주인 김재철 명예회장이 작년 경영일선에서 퇴진하면서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지난 2013년 김 부회장의 부회장 취임 이후 동원이 인수합병한 회사만 동부익스프레스 등 9건에 이른다. 인수합병을 통해 그룹 규모가 확대 될수록 상표권 등 수익으로 인해 지주사 매출도 늘어나는 구조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작년 영업수익 338억원 중 259억원을 계열사로부터 거둬들였다. 상표권과 전산‧서버관리 등 IT서비스 관련 수익으로 작년 수익의 76.7%에 달한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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