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이어 두 번째 민주당 최고위원 출마
인국공·정의연·박원순 등 민감현안 언급
내로남불식 대응 비판하며 ‘공정’ 강조
서울시장 재보선 공천 여부엔 모호한 태도
이원욱 의원이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같은 당 이재정 의원에 이어 두 번째 최고위원 출마다. 이 의원은 여러 현안과 관련해 당의 이른바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멘스, 남이하면 불륜)식 태도를 비판하며, 소신있게 공정의 가치를 지켜나가겠다는 취지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19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 나선 이 의원은 "국민들이 많이 불안해 하고 계신다. 대통령 지지도는 총선 3개월만에 부정평가가 앞섰다"며 "특히 고위공직자와 국회의원의 다주택소유에 대한 당의 대처, 박원순 시장의 성추행 의혹 고발사건에 대한 당의 모호한 태도 등이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인국공 사태로 기회의 평등은 흔들렸다. 정의기억연대 사태로 무엇이 정의인지 의문이 만들어졌다. 민주당이 가진 최고의 가치였던 공정함이 흔들렸다"며 "민주당에 실망하는 국민은 공정함을 잃은 것에 대한 실망이었고, 내로남불식 태도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 민주당이 자성해야할 지점은 바로 '민주'라는 단어에 있다. 저의 가슴을 떨리게 하고, 국민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단어, '민주'가 다시 생동하게 해야한다"며 "민주당이 민주당다워져야 한다. 민주의 또다른 이름, 평등과 공정, 정의의 이름을 다시 붙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능이 아닌 유능, 태만이 아닌 성실, 혼란이 아닌 정제. 우리가 만들어 가야할 당의 모습"이라며 "저는 거기에 하나만 더 하겠다. 저성장시대 컵밥과 높은 등록금, 고시원, 그 속에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종종걸음을 걷는 우리 청년들에게 불공정이 아닌 공정의 가치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출마선언문 낭독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이 의원은 최근 당의 지지율이 흔들리는 것과 관련해 당의 내로남불식 대응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우리와 반대되는 사람들에 대해서 사법적 판단 기다리자고 했었느냐"며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정치적 반대세력에 어떤 잘못이 있을 때는 굉장히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그런데 민주당과 함께한 세력이라고 판결까지 기다리자는 게 내로남불식 태도 아니겠느냐"고 했다.
인국공 사태나 부동산 문제에 있어서 지엽적인 접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쓴소리도 했다. 이 의원은 "예를 들어 청년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한다고 청년주택 몇 채 만든다고 해서 청년들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며 "(공정의) 가치 속에서 평가하고 대처하는 게 중요한데, 본질을 꿰뚫지 못하고 미세하게 접근하다보니 '내로남불 아니냐'라고 느낀 것"이라고 했다.
반면 내년에 있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재보선 공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후보를 내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이재정 의원과 결이 다른 대목이다. 이원욱 의원은 "민감한 문제"라며 "새 지도부가 구성되면 어떤 것이 공정한 것인지, 내로남불이 아닌 것인지 (기준으로) 논의하겠다"고만 했다.